16일 업무보고서 이 대통령 공단 특사경 권한 요청 수락
사무장병원·허위청구 대응 강화

이재명 대통령이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숙원 사업이었던 특별사법경찰(특사경) 권한 부여 요청을 수락했다. 그간 반복적으로 제기돼 왔지만 의료계 반발과 제도 논란으로 진전되지 못했던 공단 특사경 도입이 대통령 지시로 급물살을 타게 됐다.
16일 보건복지부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이 대통령은 사무장병원과 허위·과잉 청구 등으로 건강보험 재정이 지속적으로 누수되고 있는 점을 언급하며 건보공단의 특사경 과 관련해 "필요한 만큼 지정해 주라"며 사실상 도입을 지시했다.
건보공단은 부당청구와 불법 개설 의료기관에 대한 조사 권한은 갖고 있지만 수사권이 없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 경우 평균 수사 기간이 약 11개월에 달해, 그 사이 재산 은닉이나 폐업 등으로 환수가 어려워지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건보공단 정기석 이사장은 "이미 관련 조사를 담당하는 직원들이 있으며, 특사경으로 지정만 되면 즉시 대응이 가능하다"며 초기 인력은 40~50명 규모면 충분하다는 입장을 보고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조사하는 데 문제가 될 게 뭐가 있느냐. 확실하게 많이 잡으라"고 지시했다.
건보공단 특사경 도입은 20대 국회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사안이다. 사무장병원, 면허대여약국, 허위청구 등 건보 재정 범죄를 보다 신속하게 차단하기 위해 공단 직원에게 한정된 수사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취지다. 관련 법안도 국회에서 여러 차례 발의됐으나 의료계 반발로 번번이 논의가 중단돼 왔다.
의료계는 공단이 건강보험의 보험자이자 요양급여 지급 주체인 상황에서 수사권까지 부여받을 경우 권한이 과도하게 집중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부당청구 여부 판단은 해석의 여지가 큰 사안이 많은데 행정기관인 공단이 직접 강제수사에 나설 경우 의료기관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게 되고 현장 위축과 권한 남용 우려가 있다는 점을 문제로 제기했다. 특사경 도입은 의료계 전반에 대한 과잉 형사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금융감독원도 민간기관이지만 특사경 권한을 부여받아 운영하고 있다"며 형평성 문제를 짚었다. 이에 복지부는 대통령 지시에 따라 국민건강보험법 개정 등 후속 절차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특사경 권한이 부여될 경우 공단은 사무장병원과 허위청구 등 건보 재정 범죄에 대해 인지 수사와 압수수색 등을 직접 수행할 수 있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