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성분량 상한치와 하한치 동시 적용해 '허가 변경'" 
"한풍 등 업계, 식약처, 의약품수출입협회 소통의 산물"

개정된 '한약(생약)제제 허가 규정에 따라 품목변경신고 1호 품목.
개정된 '한약(생약)제제 허가 규정에 따라 품목변경신고 1호 품목.

한약제제 전문 제약회사 한풍제약은 물론 국내 제약산업에게 '2025년 5월21일'은 '한약제제 과학화의 역사적 기념일'로 손색 없다. 한풍제약은 이날 '한약제제의 과학화'를 목표로 2024년 9월 개정한 '한약(생약)제제 허가 규정에 따라 품목변경신고'를 마쳤다. 품목변경신고의 주인공은 근육 경련 통증치료제 '작약감초탕'으로, 브랜드명은 '글리돈 정'이다. '글리돈(작약감초탕)정'은 1976년 11월 허가받은 이후 49년 만에 국내 한약제제 최초로 과학화를 목표한 새 기준에 맞춰 품목 변경신고를 마친 '1호 품목'이라는 타이틀도 달게됐다.

품목변경 신고로 무엇이 달라졌고, 어떤 혜택이 생겼다는 것일까. 2024년 9월 새 규정으로 개정되기 전까지 한약제제는 지표성분의 하한치만 설정했다. 그러나 개정된 '한약(생약)제제 허가 규정'은 지표성분 복용량의 상한치와 하한치를 함께 설정해 일정한 성분 함량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한약제제에 효과의 일관성을 보장할 수 있는 품질 보증 기준이 명확하게 생긴 것이다. 새 규정은 전통적인 제조방법인 '표준탕액 제법'을 기준으로 엄격하게 분석해 복용량을 설정하도록 해 '제약회사의 품질고도화'를 유도하고 있다. 한방과학화를 선도해 온 한풍제약이 제일 먼저 새 규정에 맞춰 제품을 출시했다는 것은 한약제제에 대해 '한풍제약이 진심'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조인식 대표(왼쪽)와 조형권 대표.  /사진= 한풍제약.
조인식 대표(왼쪽)와 조형권 대표. /사진= 한풍제약.

한약제제 과학화 1호 품목 '글리돈 정'은 한약제제 과학화의 전환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단순한 절차 이행을 넘어 한약제제 과학화의 구체성을 확인시켜주는 상징적 사건이자, 전통 제조 방식에 의존하던 작약감초탕이 현대 의약품 수준의 기준을 충족했다는 것을 입증하기 때문이다. 1973년 9월 창업해 이듬해 '계지가작약탕(소건중과립)'을 허가 받은 이래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한약제제 제약회사로 성장한 한풍제약(대표 조인식, 조형권)은 글리돈정 허가 변경을 시작으로 자사 전체 한약제제 품목에 동일한 품질관리 체계를 적용할 계획이다. 즉 표준화된 제조공정 도입, 정량 분석 기반 품질기준 확립, 데이터 기반 허가자료 확보 등을 통해 한약제제의 현대화와 국제화를 선도해 국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다.

'1호 품목 글리돈정'은 하루 아침에 뚝딱 나오지 않았다. 한풍제약은 2022년 11월 23일 충북대학교 약학대학에서 세미나 개최 등 한약제제 과학화 전 과정에서 중추 역할을 했다. 이날 세미나는 한풍제약이 주도적으로 기획하고 의약품수출입협회가 주관한 것으로 식약처를 비롯해 광동제약 경방신약 정우신약 익수제약 원광제약 한국신텍스제약 등 국내 주요 한약제제 기업 및 학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한약제제 제조방법에 대한 한국과 일본의 제도 비교'를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일본약과대학(Nihon Pharmaceutical University) 이치로 아라이(Ichiro Arai) 교수는 일본의 한약제제 관리 체계를 소개했다. 아라이 교수는 표준화된 제조공정, 일관된 품질 기준, 규제기관과 업계 간 협의 구조를 바탕으로 일본 전통 의약이 현대 의약 수준으로 발전한 사례를 설명했었다. 한국도 과학적 재현성과 데이터 기반 품질관리를 통해 국제적 신뢰를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세미나는 단순한 한·일 비교를 넘어 한풍제약이 제도 개선의 실질적 주체로 역할을 확대하는 계기가 됐으며, 이후 식약처와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통해 현행 규제의 개선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실무 논의에 깊이 관여했다. 약 2년간 실무 협의와 업계 의견 수렴을 거쳐 2024년 9월 30일 '한약(생약)제제 등의 품목허가 ·신고에 관한 규정' 개정이라는 결실로 나타났다. 이는 한약제제에 대한 과학적 품질관리 기반을 제도로 반영한 첫 사례인데, 개정 내용에는 명확한 제조 및 품질 기준과 표준화된 허가자료 요구사항을 담았다. 한풍제약 관계자는 "제도 개선 과정에서 민관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정책 결정 과정 중 전문성과 실행력을 발휘한 식약처의 공로가 컸다"고 감사했다.

'한약(생약)제제 제도개선 민관협의체'를 운영하며 전체 논의의 균형을 이끄는 한편 협의체 회의를 주도해 업계와 정부 간 소통 중추 역할을 담당한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와 부설 한국의약품시험연구원의 기여도 빼놓은 수 없다고 이 관계자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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