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슈, AI로 한국인 9600명 포함 약 13만 건 온라인 게시글 분석
국내 환자들, 치료 중단 가장 큰 이유로 '효과 부족' 답변
국내 연령 관련 황반변성 환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치료제 선택 기준으로 '효과'를 꼽았다.
한국로슈(대표 이자트 아젬)는 대만로슈와 함께 연령 관련 황반변성 환자들의 실제 경험을 이해하기 위해 AI 기술을 활용한 연구를 진행했으며, 그 결과가 SCI급 국제학술지 'BMC 의학 정보학 및 의사 결정(BioMed Central Medical Informatics and Decision Making)' 3월 호에 게재됐다고 12일 밝혔다.
로슈는 황반변성 환자들의 실제 치료 경험과 미충족 수요를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심층적으로 분석하고자 AI 기술을 이용한 연구를 진행했다. 한국과 대만의 연령 관련 황반변성 환자 약 9750명이 온라인 플랫폼에 게시한 약 13만 건의 게시글을 2023년 1월 23일부터 2023년 4월 6일까지 의미 기반 자연어 처리(Semantic based natural language processing, Semantic NLP) AI 기술을 활용해 수집 및 분석했다.
의미 기반 자연어 처리는 단순 키워드가 아닌 문장 내 맥락과 의미를 분석하는 AI 기술로, 회사 측에 따르면, 환자 실제 경험에 기반한 1차 정보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핵심적인 통찰을 도출할 수 있어 '환자 중심 데이터'로서의 가치를 지닌다.

연구 결과, 한국 황반변성 환자들이 치료제 선택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는 △치료 효과(48%)로 나타났다. 여기서 '치료 효과'는 질환 개선 속도 및 정도, 효과 지속 기간, 눈에 띄는 호전 여부 등 해부학적 및 생리학적 개선까지 포함된 기준이다. 이어 △비용 및 보험 급여 접근성(33%) △내약성(10%) △의료진 및 병원 권고(9%) 순으로 확인됐다.
또, 환자들이 치료를 통해 기대하는 효과로는 부종 감소가 전체 언급 중 32%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외 암점 감소, 시력 향상, 검은 점, 유리체 부유물 등 증상 개선이 언급됐다.
이 외에 치료에 대한 우려사항으로 △안구 내 주사방법 △질환 진행 및 증상 악화 △실명 △시력 문제 △삶의 질 저하 △수술 등에 대한 두려움이 확인됐으며, 치료 부담의 주요 요인으로는 △내약성 문제(27%) △경제적 부담(20%) △병원 선택(18%) △정서적 부담(14%) 등이 언급됐다.
내약성 관련 구체적인 우려 사항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항목은 시력 저하였고, 내약성 문제를 경험한 환자의 대다수(77%)는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치료를 지속했으며, 13%는 치료제를 변경, 9%는 치료를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들은 치료를 지속하는 주요 이유로 실명에 대한 두려움(41%)과 질환 악화에 대한 우려(37%)를 가장 많이 언급했다.
또한 치료 순응도를 언급한 환자의 약 81%는 1~2회의 주사 치료 이후 치료를 중단하거나 변경한 경험이 있었으며, 치료 중단 이유는 효과 부족(36%)과 증상 호전에 따른 자의적 판단(18%) 순으로 높았다.
한국망막학회 박규형 회장은 "환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은 치료 환경 개선의 출발점이다. 이번 연구를 통해 실제 환자들의 경험과 니즈를 보다 잘 이해할 수 있어 뜻깊게 생각한다"며 "이를 바탕으로 망막질환 치료 환경 개선과 미충족 수요 해결에 환자 중심 관점을 적극 반영하여 망막질환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끊임없이 혁신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분석 대상이었던 연령 관련 황반변성은 2020년 기준 전 세계적으로 약 2억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 황반변성 환자수는 지난 5년 사이 150%가량 급증했으며, 전체 환자 중 70세 이상 고령자가 약 60%를 차지하는 등 고령 환자가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