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터뷰ㅣ 유승한 에스티큐브 임상개발총괄

자체 발굴한 BTN1A1 면역관문 단백질 항체 '넬마스토바트'
"타깃을 발현하는 환자에 병용 요법이 큰 효능을 보일 것"

면역항암제는 암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꾼 혁신적인 접근법이지만, 대표적인 PD-1/PD-L1 면역관문억제제는 모든 환자에게 동일한 효과를 보이지 않는다. 일부 환자에서는 치료 반응이 나타나지 않거나, 반응하더라도 내성이 생겨 치료 효과가 지속되지 않는 한계가 있다. 특히 PD-L1 발현이 낮은 암종이나 기존 면역항암 치료에 내성을 보이는 환자군에서는 면역항암제의 유효성이 제한적이며,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전략이 요구되고 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국내외 바이오텍들은 차세대 면역관문억제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에스티큐브(STCube)는 BTN1A1이라는 새로운 면역관문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 항체 치료제 '넬마스토바트(Nelmastobart)'의 임상 연구 성과를 발표하며, 혁신적인 치료 가능성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히트뉴스>는 발빠르게 유승한 에스티큐브 임상개발총괄을 만나 넬마스토바트 개발 과정과 임상 전략, 그리고 BTN1A1을 활용한 새로운 면역항암제 패러다임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그는 인터뷰에서 BTN1A1을 타깃하는 치료제가 기존 면역관문억제제의 한계를 어떻게 뛰어넘을 수 있는지, 그리고 넬마스토바트가 향후 면역항암제 시장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심도 있는 견해를 밝혔다.

유승한 에스티큐브 임상개발총괄이 넬마스토바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사진=심예슬 기자
유승한 에스티큐브 임상개발총괄이 넬마스토바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사진=심예슬 기자

 

새로운 면역관문 BTN1A1을 찾기까지

BTN1A1은 원래 포유류의 신생아가 모유를 섭취할 때 면역 반응을 억제하는 단백질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연구진은 BTN1A1이 암세포에서도 면역 회피 기전을 형성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발견했다.

유승한 연구총괄은 "BTN1A1이 암 조직에서 발현되면서 면역세포의 활성을 억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를 차단하면 면역 반응이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 연구진은 BTN1A1 발현이 높은 암세포에서 면역세포 반응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실험했다. 그는 "BTN1A1을 발현하는 암세포에서는 면역세포의 공격력이 현저히 감소하는 반면, BTN1A1을 차단하면 T세포의 활성이 증가하면서 암세포 제거 효과가 극대화되었다"고 말했다.

종양 내 새로운 면역관문 단백질을 찾아내기 위해 연구진은 대규모 면역관문 단백질 스크리닝 실험을 수행했다. 유 총괄은 "T세포를 분리한 후, 짧은 가닥 헤어핀 RNA(shRNA)를 이용해 약 300개의 면역관문 단백질을 개별적으로 억제하는 실험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후 변형된 T세포들을 마우스 모델에 주입했다. 이때 암세포가 성장하는 동안 방사선을 조사하여 극한의 스트레스 환경을 조성했다. 그는 "방사선은 암세포에 스트레스를 가해 면역 환경을 변화시키며, 이 과정에서 T세포가 암 조직으로 침투하는 반응이 활성화된다"고 말했다.

이후 연구진은 변형된 T세포를 다시 주입해 암세포와 면역세포 간의 상호작용을 분석했다. 그는 "특정 면역관문 단백질이 억제된 상태에서 T세포가 더욱 강한 공격력을 보인다면, 해당 단백질이 암세포의 면역 회피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왼) 다시 주입한 T 세포 표면의 BTN1A1 발현도에 따라 암세포 증식에 차이가 나타났다. (오) BTN1A1이 제거된 T세포를 주입했을 때 면역 반응이 더욱 강하게 나타났다
(왼) 다시 주입한 T 세포 표면의 BTN1A1 발현도에 따라 암세포 증식에 차이가 나타났다. (오) BTN1A1이 제거된 T세포를 주입했을 때 면역 반응이 더욱 강하게 나타났다

실험 결과, BTN1A1이 제거된 T세포를 주입했을 때 면역 반응이 더욱 강하게 나타났으며, BTN1A1이 암세포의 면역 회피를 조절하는 핵심 요소임이 확인되었다. 유 총괄은 "BTN1A1을 타깃 하면 암세포가 극한의 스트레스 상태(항암화학요법, 방사선요법 등)에서 면역 반응을 회피하는 기전을 차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BTN1A1, 다양한 암종에서 높게 발현,
PD-L1과의 상보적 관계도 보여"

면역조직화학염색(IHC)을 통해 조직 내 바이오 마커를 확인한 결과 많은 암종에서 BTN1A1 발현이 높았다
면역조직화학염색(IHC)을 통해 조직 내 바이오 마커를 확인한 결과 많은 암종에서 BTN1A1 발현이 높았다

유승한 총괄은 BTN1A1이 다양한 암종에서 높은 발현을 보이며, 특히 PD-L1과 상호 배타적인 발현 패턴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BTN1A1이 기존 PD-1/PD-L1 치료제의 효과가 낮은 암종에서도 강하게 발현된다는 점에서 새로운 면역항암제 타깃으로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의 분석에 따르면, 대장암, 폐암, 신장암, 유방암, 두경부암, 방광암 등의 암종에서 BTN1A1 발현이 매우 높게 나타났다. 그는 "PD-L1이 높은 환자는 기존 면역관문억제제의 혜택을 볼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환자에서는 치료 반응이 낮은 경우가 많다. BTN1A1이 이러한 환자군에서 높은 발현을 보인다는 점에서, 새로운 치료 전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BTN1A1과 PD-L1의 발현 패턴을 비교한 연구에서는 두 단백질이 상보적인 발현 양상을 보였다고 밝혔다. BTN1A1의 발현이 높은 암세포에서는 PD-L1의 발현이 낮거나 되지 않았고, 반대로 BTN1A1의 발현이 낮은 암세포에서는 PD-L1이 발현되는 경향을 보였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는 "BTN1A1이 PD-L1과 독립적인 또 다른 면역 억제 축을 형성하며, 기존 면역관문억제제와 차별화된 타깃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PD-L1과 BTN1A1의 상보적 발현도. 초록색은 BTN1A1 마커, 빨간색은 PD-L1의 마커로 각 단백질의 발현을 나타낸다. 이 두 마커가 중복발현 할 경우, 노란색으로 표시되지만 해당 데이터에서는 노란색이 보이지 않았다.
PD-L1과 BTN1A1의 상보적 발현도. 초록색은 BTN1A1 마커, 빨간색은 PD-L1의 마커로 각 단백질의 발현을 나타낸다. 이 두 마커가 중복발현 할 경우, 노란색으로 표시되지만 해당 데이터에서는 노란색이 보이지 않았다.

 

"넬마스토바트, 부작용 줄일 가능성 있어"

에스티큐브 연구진은 BTN1A1이 암 조직에서 강하게 발현되지만 정상 조직에서는 제한적으로 존재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는 기존 PD-L1의 발현 양상과 차별화되는 요소로, BTN1A1을 표적으로 하면 정상 조직에서 불필요한 면역 활성화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유승한 총괄의 설명이다.

그는 BTN1A1의 생화학적 특징을 고려해 넬마스토바트를 설계했다고 밝혔다. "BTN1A1은 단량체(monomer)와 이량체(dimer) 형태를 모두 가질 수 있으며, 암 조직에서는 주로 이량체로 존재할 가능성이 크다. 넬마스토바트는 이러한 이량체 BTN1A1을 선택적으로 인식하도록 설계돼, 암세포 특이적인 면역 억제 기전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연구진은 BTN1A1의 당화(glycosylation) 현상이 안정성을 증가시켜 면역 억제 기능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도 고려했다. 그는 "BTN1A1은 암 조직에서 특정한 당화 패턴을 보이는데, 넬마스토바트는 이 당화된 BTN1A1을 선택적으로 결합하도록 설계됐다"며, "이를 통해 정상 조직에서 발현되는 BTN1A1과의 불필요한 결합을 최소화하면서, 암 조직에서만 선택적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4500여 개 이상의 단백질과 넬마스토바트의 상호작용을 분석한 결과, BTN1A1에 대해서만 반응하는 특이성을 보였다"며, 넬마스토바트가 다른 면역관문 단백질이나 정상 조직의 단백질과 비특이적으로 결합할 가능성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넬마스토마트의 BTN1A1에 대한 특이성을 확인한 결과
넬마스토마트의 BTN1A1에 대한 특이성을 확인한 결과

 

"이러한 높은 선택성 덕분에 넬마스토바트의 오프 타깃 효과(off-target effect)가 최소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궁극적으로 치료의 안전성을 높이고, 치료 범위(therapeutic window)를 확장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고 설명했다. 치료 범위가 넓다는 것은 보다 여러 표준치료와 병용했을 때 높은 용량에서도 안전성을 유지하면서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는 "실제로 넬마스토바트 단독 요법으로 진행됐던 지난 임상 1상에서도 모든 용량 단계에서 용량제한독성(DLT)에 해당되는 이상반응이 없었다"며, 전임상에서 확인된 안전성 프로파일이 임상에서도 일관되게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화학항암제 등과 병용할 때의 시너지 효과 기대"

유승한 총괄은 "BTN1A1은 암의 '씨앗'이 되는 휴면 상태(dormant) 또는 천천히 자라는(slow-growing) 암세포에서 강하게 발현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화학항암제는 빠르게 증식하는 암세포를 공격하지만, 성장이 느린 암세포에는 효과가 제한적"이라며, "특히 휴면 상태 또는 천천히 자라는 암세포는 항암 치료 이후에도 살아남아 재발을 유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BTN1A1이 이러한 암세포에서 높은 발현을 보인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유 총괄은 BTN1A1을 차단하는 넬마스토바트가 특히 화학항암제와 병용했을 때 강한 시너지 효과를 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그는 "화학항암제는 증식이 빠른 암세포를 주된 표적으로 하지만, BTN1A1은 성장 속도가 느린 암세포에서 발현되므로 두 치료법을 병용하면 보다 포괄적인 항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연구진은 BTN1A1을 차단하는 넬마스토바트를 화학항암제 및 PD-L1 항체와 병용했을 때 암세포 성장 억제 효과가 더욱 강해지는 것을 전임상 단계에서 확인했다. 유 총괄은 "BTN1A1은 면역 억제 신호를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이를 차단했을 때 화학항암제와의 병용 효과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날 수 있다. 실험 결과에서도 넬마스토바트와 기존 항암 치료제를 병용했을 때 종양 감소 효과가 더욱 극대화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마우스 모델서 넬마스토바트의 병용 요법의 시너지 효과
마우스 모델서 넬마스토바트의 병용 요법의 시너지 효과

 

바이오마커로 "적절한 환자군에서 치료 극대화"

BTN1A1을 표적으로 하는 면역항암제는 현재까지 개발된 사례가 없으며, 넬마스토바트는 이 기전을 최초로 적용한 First-in-Class 항체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다. 특히, 이번에 진행되는 넬마스토바트의 대장암 임상(SIT) 1b/2상은 바이오마커 기반으로 설계되어, BTN1A1 발현이 높은 환자를 선별해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연구진은 무작위 환자군을 대상으로 한 치료보다, 특정 바이오마커를 활용한 맞춤형 치료가 더 높은 효과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유승한 총괄은 "BTN1A1은 모든 환자에서 동일한 수준으로 발현되지 않는다. 특정 암종과 특정 환자군에서 강한 발현을 보이며, BTN1A1이 높게 발현될수록 면역 억제 기전이 더욱 강하게 작용한다. 따라서 BTN1A1이 높은 환자를 선별하면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장암 임상에서는 면역조직화학염색(IHC) 기법을 활용하여 BTN1A1 발현이 높은 환자를 선별하며, 발현율(TPS) 50% 이상을 보이는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 효과를 평가할 예정이다. 연구진은 BTN1A1이 높은 암세포에서 넬마스토바트의 치료 효과가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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