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제약 | 원료약 뛰어든 비보존제약
지난해 수탁생산 통해 한껏 오른 수익성, 약가 높은 세파 노리나
원료→완제까지 '원스톱' 전략, 생산단가+협상력으로 강점 확보

세월이 하수상 합니다. 제약바이오업계에 미치는 파장이 없기를 바랄 뿐입니다. 하나의 보도자료를 요리조리 뜯어보며 업계 전반을 이야기하는 '주간제약' 코너, 시작합니다. 이번 주 선정한 보도자료는 바로 '이 녀석' 입니다.
비보존제약은 원료의약품 전문 제약사인 에스피씨와 원료의약품(API) 사업 공동 진행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협약은 양사가 보유한 기술력과 인프라를 바탕으로 국내외 원료의약품 분야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의 일환이다.
에스피씨는 원료의약품 개발 및 제조 전문기업으로, 위식도 역류질환 등 일반계 의약품 및 세파계 항생제 의약품의 주요 원료를 생산하고 있다. 특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GMP) 생산 시설을 기반으로 고품질 원료의약품을 제조한다.
비보존제약은 에스피씨가 보유한 원료의약품 생산 인프라와 기술력을 활용해 완제의약품 제조에 필요한 핵심 원료인 원료의약품 사업까지 영역을 확장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의약품 품질과 생산 체계의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장부환 비보존제약 대표이사는 "이번 협력은 비보존제약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중요한 기회"라며 "안정적인 의약품 생산 체계를 마련하고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끝>
이번 주 이야기할 주제는 바로 원료의약품 그 중에서도 '필수 의약품' 입니다. 사실 <히트뉴스>는 그동안 참 원료의약품을 많이 다룬 매체 중 한 곳으로 꼽힙니다. 그럼에도 저희가 담고 싶었던 이야기는 그저 '한국의 원료의약품 사용률이 낮다'라는 강건너 불보듯한 이야기가 아닌, 어떻게 해야 우리 업체들이 더욱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느냐는 문제로 귀결됐습니다.
이번 내용을 일차원적으로 보면 비보존제약이 원료의약품 제조사와 협약을 맺고 원료의약품 분야에 뛰어든다는 사실만을 담고 있는 듯 보입니다. 이번 주간제약 코너는 '왜'를 하나씩 연결지어 가며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왜 원료의약품이에요?
원료의약품은 사실 업계에서는 알파이자 오메가입니다. 모든 의약품이 그렇지만 합성의약품 소위 케미칼은 원료를 확보할 수 있어야 제품을 만들지, 그렇지 못할지를 결정짓는 매우 중요한 수단입니다. 그런 차원에서 원료의약품의 확보는 회사가 향후 제품을 만들기 위해 반드시 낮은 단가에 구해야만 하는 필수요소입니다. 국내 제약업계의 경우 2024년까지 제품 단기품절(쇼트)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비보존 입장에서도 원료 확보를 위해서는 원료의약품 생산 자체로 뛰어드는 것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하지만 첫 번째 '왜' 만 가지고는 해결할 수 없는 질문이 있지요?
굳이 원료의약품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안가요?
실제 원료의약품은 생산 대비 이익률이 높지 않은 분야로 꼽힙니다. 생산단가가 시장의 영향을 크게 받는 데다가 중국이나 인도 등과 대비해 가격 경쟁력이 낮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그나마 최근 공정 및 수율 변화 등으로 단가를 내리려는 움직임은 있지만 생산 과정에서 규모의 경제를 이기기는 쉽지 않습니다. 국산화의 당위성은 중요하지만 '어찌보면 가성비'는 제법 떨어지기도 합니다. 그렇게 비보존제약의 결정은 단순히 회사가 아닌 파트너 에스피씨를 함께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럼 만든다면 뭘 만들까요?
에스피씨는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 기준 총 26건의 원료의약품을 허가받았습니다. 여기서 흥미롭게 볼 대목이 있습니다. 바로 '세팔로스포린계 항생제' 소위 세파가 20건에 육박한다는 점입니다. 세파계 항생제는 감염 증상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특정 계절에만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전반적으로 사용량이 높습니다. 더욱이 약가 상한금액 역시 높은 약에 속합니다. 사용이 가능한 다양한 적응증을 가지고 있는 동시에 중국의 원료 사용 빈도가 높은 것 역시 같습니다. 즉 이번 에스피씨와 협업은 기본적으로 세파계 항생제 제품을 생산하며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장기 계획으로 풀이됩니다.
세파계 항생제 분야가 점점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대웅바이오는 세파계 항생제 제조 시설을 새로 짓고 있습니다. 세파계 항생제의 경우 생산량이 늘어날 수록 이익구조도 높아집니다. 세파계 항생제의 원료 상당수가 중국에서 나오는 상황에서 높은 생산량을 통한 다량 원료 계약은 협상력을 높이는 수단이 됩니다. 현재 2025년 준공을 앞둔 것으로 알려진 대웅바이오의 세파계 항생제 공장은 비보존제약의 모습과 조금 닮아있습니다.
그래도 굳이 원료까지 만들면서 도전해야 하는 이유가 있나요?
물론 맞는 말입니다. 원료를 중국이나 인도에서 사는 것만으로도 생산이 불가능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비보존제약이 원료를 만드는 이유는 위수탁 생산 비중 증가를 감안할 필요가 있습니다. 비보존제약은 2023년 연결기준 매출액은 713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했을 때 20.7% 증가했습니다. 당시 영업이익도 27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습니다.
전문의약품 성장세가 높았지만 흥미롭게 봐야 할 부분이 바로 수탁생산입니다. 주력 생산 제품인 액제 및 시럽제의 생산 설비 증대와 함께 신규 수탁처 확보가 주효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여기에 국내 제약사들이 눈독을 들이는 세파계 항생제 생산이 원료부터 완제생산까지 원스톱으로 가능해진다면 협상력과 생산량을 더욱 높일 수 있습니다. 세파계 항생제는 이 정도할 수 있는 회사의 수가 적습니다. 실제 국내 상위사들은 지난해 3세대 세파계 항생제를 만들어 줄 곳이 없어 생산회사를 찾아 돌고돌았습니다.
수탁 생산처를 늘리며, 수익성을 확보하고, 향후 국산원료를 통한 약가 우대까지 노릴 수 있는 다양한 준비를 모두 갖출 수 있는 기회입니다. 참고로 얼마전 유한양행에 양도한 '라라올라'의 원료는 에스피시에서 생산이 가능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