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제약 | 제약회사 영업과 데이터 전쟁
카드 내역 활용한 '데이터비저너리'도 다크호스로 부상

주간 보도자료의 의미를 찾는 주간제약 시간입니다. 얼마 전 나온 유비케어의 '유비스트 HCD' 요약 보고서 관련 보도자료는 업계 종사자라면 아주 익숙할 만한, 의약품 처방 데이터 솔루션 제공사 유비스트와 아이큐비아의 대결을 더욱 재미있게 보여주는 자료입니다. 1차원적 데이터를 어떻게 시각화하고 또 각 제약사에 공급할 수 있을지 보여주는, 보도자료로 지나치기에는 아까운 글이기도 합니다. 먼저 보도자료의 주요 내용을 한 번 짚어봐야겠습니다.
유비케어는 자사의 의약품 처방 의료 기관수 분석 솔루션인 'UBIST HCD'에서 도출된 국내 의약품 처방 의료 기관수 분석 결과를 담은 'UBIST HCD Summary Report(유비스트 에이치씨디 서머리 리포트)'를 발표했다.
UBIST HCD Summary Report에 따르면 6월 의약품 분류 코드(Anatomical therapeutic chemical, ATC) '[D7B] 외용 코르티코스테로이드제(복합제제)의 의약품'을 처방한 의료기관수가 전월 대비 232처 늘며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특히 [D7B3] 항균제와 항진균제를 배합한 코르티코스테로이드제가 전월대비 126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으며 이를 처방한 의료 기관수는 4758처로 전월 대비 의료 기관 수 증가폭이 가장 컸다.
이어 △[J5B9] 기타 항바이러스제 110처 증가, △[D7A] 외용 코르티코스테로이드제 (단일제제) 86처 증가, [D7B1] 항균제 배합의 코르티코스테로이드제 64처 증가, [D6A] 외용 항생제 50처 증가, [D7B2] 항진균제 배합의 코르티코스테로이드제 42처 증가 순으로 나타났다.
또 전월 대비 당월 처방 의료 기관수 증가 7위와 10위에 랭크된 [A10P] 당뇨에 대한 SGLT2 억제제 시장도 눈에 띈다. 각각의 세부 ATC 처방 의료 기관수를 합하면 전월 대비 처방 의료 기관수 증가율 4위로 올라선다.
의약품 처방 기관수가 증가한 시장의 경우 특정 제약사의 의약품을 처방한 신규 의료기관이 증가했을 수도 있고, 시장 내 경쟁 제품과 동시 취급하는 의료기관이 증가한 경우에도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제약사가 'UBIST HCD'를 기반으로 거래처 수 변화의 원인을 분석하고 대응하는 전략을 실행하면서, 의약품 매출 변화까지 분석 가능한 유비케어의 원외 의약품 분석 솔루션인 UBIST Pharmacy(유비스트 파마시) 데이터를 함께 참고하면 영업전략을 수립하고 검증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중략)
2019년 업계의 공격적 인수전 사이에서 GC녹십자에 안긴 유비스트는 아이큐비아와 함께 국내 대표급 의약품 데이터 솔루션 회사입니다. 이들이 지난 5월 내놓은 유비스트 HCD는 국내에서 현재까지 유일하게 의약품의 처방기관 분석 데이터를 제공한다는 콘셉트로 출시됐습니다.
이 솔루션의 프로그램은 간단합니다. 기존 유비스트가 보유하고 있던 원외처방 기록을 통해 특정 의약품의 매출 추정 데이터(원외처방액)에 처방처를 접목시킨 셈입니다. 앞서 나온 스테로이드 제제 이야기를 풀어보자면, 일반적으로 여름은 더위와 습도 등으로 인해 피부질환이 자주 일어납니다. 실제 심평원이 제공하는 다빈도 질환 관련 내용에서도 나오는 내용입니다. 국내의 경우 무좀(족부백선), 아토피, 지루성 피부염, 두드러기, 여드름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로 인해 간지러움 등을 완화하기 위한 스테로이드 제제의 처방액이 늘어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회사는 여기에 처방처의 증감을 넣어 단순히 특정 의료기관의 처방량이 늘어난 것인지, 전반적으로 시장이 늘어난 것인지도 함께 분석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그 경향성을 통해 영업방향을 어디로 집중시킬지 등을 함께 고민할 수 있다는 뜻이 숨어 있습니다. 이는 지난해부터 전체 체계를 변경한 팀유비스트를 내놓으면서 HCD, 최근에는 질환별 조합을 넣는 분석서비스를 제공하려는 회사 측의 움직임과 궤를 함께 합니다.
또다른 의약품 데이터 대표 기업인 아이큐비아 역시 몇 년전부터 유비스트와의 데이터 경쟁을 더욱 가열차게 하고 있습니다.기존 원외시장 의약품 데이터에 패널 약국을 추가하고 병용약품 데이터를 결합한 'Korea National Dispensing Audit'는 물론 ‘파마빅데이터’(PBD)를 통해 각 지역별 처방현황과 주상병코드 등을 결합한 복합적인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이들의 2파전을 깨기 위한 다크호스도 나타났습니다. 주머니 속 카드 한 장으로 제약을 읽으려는 비저너리데이터입니다. 비저너리데이터는 기존 유통업체나 심평원의 기록이 아닌 카드내역을 통해 시장 내 흐름을 보려는 색다른 시도입니다.
우리 나라의 카드 사용 비율은 주변국과 비교하면 높은 편에 속합니다. 몇년 전 자료이긴 하지만 데이터 조사기관인 데이터리포탈이 세계 46개 국가 67만명을 대상으로 카드 사용률을 조사한 결과 현금보다 카드를 선호한다고 응답한 사람은 우리 국민의 77%에 달해 세계 1위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신용카드라는 개념을 처음 만든 나라인 미국(58%), 캐시리스 사회를 지향하는 일본(60%), 중국(67%)보다도 높은 수치입니다.
비씨카드 등의 경우 개인정보가 보호된 즉 익명화된 사용 내역을 구매해 기업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지역 내 소비 분석을 비롯해 산업군별 시나리오 기반 주요 이슈, 상권 및 입지 분석에 활용하는 등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것인데요. 데이터비저너리는 이 카드 내역을 이용해 특정 병원에서, 특정 약국에서 사용자가 해당 카드를 얼마나 이용했는지를 분석하는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를 심평원의 요양기관 개설정보와 다빈도 진료질환 정보와 연결해 경향을 분석하는 것입니다.
가령 '히트내과의원'과 '뉴스약국'에서 약 10%의 결제량이 늘었다고 가정했을 때 감기라고 불리는 급성상기도감염 등의 주요 질환을 분석하면 영업사원이 더 많은 결제내역이 나온 곳에 영업력을 집중시키거나 하는 등의 단기적 대책, 자체 영업실적과의 접목을 통해 특정 제약사가 어디서 영업이 부족한 지 등을 알 수 있게 하는 영업전략 구축 툴인 셈이죠. 다만 회사의 분석 기능 역시 어떤 약물이 주로 처방됐는지 정확한 정보를 파악하기는 어렵다는 점, 현금이나 모바일 결제 등에 전부 대응하지 못한다는 점 등은 아쉬운 부분이기도 합니다.
이런 차원에서 보면 유비스트의 요약 보고서는 단순히 요약 보고서를 냈다는 내용을 전달하는 것이 아닌 '누가 좀 더 세밀하게, 영업 및 마케팅 전략을 구축하게 하느냐’라는 질문에서 '우리 솔루션이 낫다'는 구애에 가까운 것으로 해석됩니다. 물론 각 툴마다 일장일단이 있겠지만 약의 뒷편에서 움직이는 돈과 그 틈바구니에서 파이를 파고들려는 영업사원, 이들에게 자료를 제공하는 데이터 솔루션 업체들의 경쟁은 이런 차원에서 지켜볼 만한 부분이라 할 수 있을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