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부터 고온다습… 약국 1차 방문 소비자 노려
겔타입, 복합제 등으로 소비자 답답함도 긁어줄까

기상관측 이후 기온이 가장 높았던 6월을 지나 고온다습한 7월이 예고된 가운데 여름 대표 질환인 무좀약 분야에서 제약회사들의 움직임이 거세다. 약국 방문 소비자를 향해 사용성과 효과성 등을 앞세워 힘을 싣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약사들이 무좀 환자 시장 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업계가 여름 질환 관련 제품의 영업 마케팅을 강화하는 데는 지난 6월이 기상 관측 이래 가장 기온이 높은 해였기 때문이다. 4일 기상청이 발표한 '2024년 6월 기후 분석 결과’를 보면 6월 평균 기온은 22.7도로 평년 대비 약 1.3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973년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높은 것인데 폭염일수 역시 2.8일로 평년 0.7일 대비 가장 많은 수준이었다. 지난 달 21일 서울에서 올해 첫 열대야가 관측되기도 했는데 이는 1907년 서울 지점 기상 관측 이후 117년만의 가장 빠른 관측일이기도 하다.

6월은 그나마 상대적으로 건조했지만 7월부터 장마가 시작되면서 고온다습한 흐름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이다. 우리 나라 주변으로 고기압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6월 말부터 지속적으로 내리는 비가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고온다습한 환경을 만들어 내기에 여름 질환으로 고생하는 이들이 더욱 많아질 것이라는 평이다.

대표적 여름 질환 중 하나는 무좀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제공하는 질병 세분류(4단 상병) 통계를 보면 무좀(발백선, B353) 코드로 의료기관을 방문한 이는 2019년 73만여명에서 점차 감소해 2022년 57만여명 수준으로 감소했지만 2023년에는 다시 59만명 선을 넘었다. 급격한 감소폭이 나타난 때가 2020~2022년 사이 소위 코로나19 시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자연스레 환자의 수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2019~2023년 무좀으로 인한 의료기관 내원 환자 수. 2022년 최저 수준을 찍었던 방문 환자 수는 2023년부터 다시 증가했다. 출처=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19~2023년 무좀으로 인한 의료기관 내원 환자 수. 2022년 최저 수준을 찍었던 방문 환자 수는 2023년부터 다시 증가했다. 출처=건강보험심사평가원

특히 여름철에 빠르게 번식하는 곰팡이균은 축축하게 땀이 잘 나는 손과 발 등을 선호한다. 곰팡이균 중 피부사상균은 개개인의 면역 상태와 환경에 따라 피부의 겉 부분인 각질층이나 머리, 손톱, 발톱 등에 침투해 기생하며 무좀을 만들어낸다. 상대적으로 청결 관리가 가능한 손과 달리 관리가 어려운 발은 백선 형태의 무좀이 나타나기 매우 쉽다.

문제는 무좀은 방치빈도가 높아 증상이 심해지기 전까지 치료에 소홀한 경우가 많다는 데 있다. 다른 질환처럼 자각증상이 크지 않아 이를 방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결우 만성 무좀으로 발전할 수 있으며 2차 병소가 발생하면 림프관 혹은 림프절에 염증이 생기는 증상까지 나타날 수 있다.

무좀 치료제 시장의 기대감은 여기서 시작된다. 무좀을 발견할 경우 초기 증상을 개선하기 위해 많은 소비자가 일반의약품을 활용한다는 점이다. 실제 2022년 대한피부과학회가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발표한 인식 조사에서 약 49.9%는 약국에서 약을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차적으로 일반의약품을 찾는 경향이 크다는 것이다. 아직 많은 이들이 무좀 치료의 필요성이 적은 반면 기본 치료법은 약국 방문으로 이어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초기 관리 과정에서의 관심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동아제약 터비뉴겔 라인업. 출처=동아제약
동아제약 터비뉴겔 라인업. 출처=동아제약

시장 내에서 일반의약품으로 취급되는 무좀 치료제 일반의약품은 테르비나핀, 시클로피록스, 케토코나졸 등이다. 이 중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테르비나핀으로 족부백선(무좀)으로 허가받았던 의약품은 테르비나핀이 88품목, 시클로피록스가 1품목, 케토코나졸 8품목 등이다. 1970년대부터 활용됐던 제품으로 치료기간이 짧고 재발율이 낮다는 점, 1일 1회로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 등이 장점으로 작용한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겔 타입의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 최근 허가 품목 중 겔 타입의 제품은 14품목으로 크림 제형에 비해 인기를 끌고 있다. 동아제약의 '터비뉴겔'과 지피테라퓨틱스의 '라미실덤겔' 등이 대표제품인데 상대적으로 크림 성분이 보여주지 못한 산뜻한 사용감이라는 콘셉트가 먹혔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들 제품은 각화형 제품에도 듣기 때문에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 가령 터비뉴겔의 경우 약물의 피부 흡수를 높이는 트렌스겔 기술을 이용해 흡수력을 기존 제품 대비 50배 이상 늘렸다는 점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제형의 경우 약 3분 남짓이면 건조가 끝난다는 장점도 있다.

이에 대항하는 크림 제형은 1회 사용으로 효과를 볼 수 있도록 하는 '원스' 계열 제품이 상당수다. 24시간 발을 씻으면 안된다는 단점에도 한 번의 도포로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지피테라퓨틱스의 '라미실 원스'를 시작으로  삼일제약의 '티어실 원스', 동아제약의 '터비뉴 원스', 동화약품의 '바르지오 원스' 등이 주요 제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미 시장에서 1분기에만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 기준 130억원에 조금 못미치는 매출을 차지하고 있다.

주목받는 또 하나의 제품은 복합제다. 무좀 증상 중 가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마취성분과 함께 피부 재생성분 혹은 멘톨 성분 등을 더해 가려움을 완화하거나 시원한 느낌을 주도록 만든 제품이다. 아직까지는 분기당 매출이 25억원 남짓에 불과하지만 소비자의 불편함을 덜어주는 제품이라는 데서 앞으로의 선전을 기대할 수 있는 품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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