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HIT | 수수료 문제 중요하지만 약업생태계 고려해야

연말연시 취재원으로부터 듣는 이야기가 있다. 어느 제약사가 코프로모션 품목 파트너를 A사에서 B사로 옮긴다는 식의 소문이다. 상당수 진짜인 경우가 많다. 코프로모션은 특정 회사가 어느 회사랑 의약품을 공동 판매한다는 단순 의미 그 이상을 내포하고 있다.
코프로모션 형태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①제품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가 유통을 함께 맡기는 경우 ②유통을 맡기지 않고 판매만 맡기는 경우다. 정확한 비율은 업계 관계자들도 모르지만 대개 공동 판매사가 전체 혹은 특정 지역, 아니면 특정 의료기관 범위에 맞춰 공급권을 함께 갖는다.
이같은 경우 성장 가능성이 높은 의약품이나 유통 경험이 많고 규모가 큰 제약사일 때 더 강하게 작동한다. 얼마 전 판권이 변경된 HK이노엔의 블록버스터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은 종근당과 코프로모션 당시 종근당이 공급권을 같이 가져간 케이스다. 새 파트너가 된 보령도 유통 등에서 직접 공급 권한을 가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품을 함께 파니까, 당연히 그럴 수 있는 것 아닌가 라고 반문하는 상황이 충분히 나올 수 있다. 이 지점에서 앞선 제목처럼 코프로모션 품목의 수급 불안이 이어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고 업계는 이야기한다.
대표적으로 최근 코프모로션 변경설이 돌았던 모 의약품의 경우 실제로 취재 과정에서 유통업계 관계자 다수가 전했던 이야기가 있다. "새 코프로모션처가 나오지 않으니 물량이 멈춰있다"는 것이었다. 실제 해당 품목의 경우 지난 11월 이후 유통업체들과 약국가에서 제품의 물량 부족을 호소했던 사례가 있다. 물론 최근 1년새 가장 문제가 된 슈도에페드린 성분 정도는 아니었지만 대체제의 수가 적은 품목이 공급 불안을 겪으니 유통업체들이 자체적으로 물량을 통제하는 사례가 빈발했다.
또다른 제약사의 제품은 코프로모션이 종료되면서 남은 기간 동안만큼 재고를 소진하기 위해 기간을 정해놓고 출하 정지를 시키기도 했다. 그나마 제네릭이 많은 품목이라고 하지만 오리지널의 처방 빈도가 높은 품목이었던 만큼 약국가가 물건을 구하기 위해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이같은 문제가 이어지는 원인은 간단하다. 코프로모션이 끝나는 지점에서 누가 무엇을 어떻게 책임질지 그리고 어떻게 마무리할 지 결정하면 된다. 가령 일반의약품의 경우 코프로모션이 끝나면 어느 제조순번 혹은 언제까지 유통으로 제공되는 품목에 한해 특정 기간을 정해 수거를 한 뒤 그 수거분을 기존 계약 제약사가 보상하는 형태로 진행한다. 하지만 전문의약품의 경우 이보다 반품이 어렵다는 점, 자동조제장치를 사용하는 등으로 인해 누가 어떤 책임을 질 지 쉽지 않다.
책임을 진다고 해도 어느 정도 교환이나 반품이 나올 지 예상할 수 없고 코프로모션이 끝나는 마당에 부담을 떠안을 필요가 없다는 심리까지 나오면서 결국 제품 자체를 내지 않고 재고를 소진시키는 방법을 쓸 수밖에 없다. 그 과정은 업체 입장에서는 당연한 셈이지만 각 유통업체와 약국의 다른 재고 수준 등을 감안하면 결국 물량의 편차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코프로모션의 끝은 물론 늘 아름답지만은 않다. 이성이 헤어지는 것은 결국 '성격 차이'라는 말처럼 제약사 간 계약 역시 특정한 상황이 아니면 수수료 등 돈 문제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주변 사람도 다독여줄 수 있는 아름다운 이별은 아직, 업계에는 생각보다 많지 않은 듯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