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로작, 6년 만에 릴리 자체 공급 변경… 심발타, 코프로모션 변경설도

보령이 판매하고 있는 일라이릴리의 중추신경계(CNS) 치료제 품목이 최근 모두 결별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올해 초 '스트라테라'의 공급 중단 이후 '푸로작'은 이미 공급처 이동이 변경된 상황에서 '심발타'의 공급 역시 자체로 돌아갈 수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올해 미묘하게 이어져 왔던 공급 관련한 두 회사의 앙금이 계약 종료에 반영된 것이라는 추정도 나온다. 이미 인수를 마친 품목은 문제가 없지만, 그 외 제품의 판권 이동 가능성도 최근 언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릴리는 공문을 통해 자사의 우울증 치료제 '푸로작(성분 플루옥세틴)'의 공급처를 내년 1월 1일부터 기존 보령에서 한국릴리로 변경하겠다는 내용을 밝혔다. 푸로작은 지난 1989년 국내에서 판매를 시작한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 계열 첫 약제다. 워낙 오래된 약인 탓에 제네릭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데다가 약가 자체도 낮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 기준 약 14억원의 원외처방액을 기록했다.

올해 보령과 일라이릴리의 CNS 분야 결별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3월에는 국내 유통 중이었던 일라이릴리의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인 '스트라테라'가 일라이릴리의 공급 중단을 이유로 결국 시장에 들어오지 못했고 결별한 사례가 있다. 아직 남은 재고가 있어 팔리고는 있다지만 4억원 정도에 불과하다.

이런 가운데 최근 업계 내에서는 항우울제 '심발타'의 코프로모션 역시 변경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심발타는 항우울제이자 섬유근육통,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 및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 계열 약제가 듣지 않는 골관절염 환자에게도 쓰이는 약이다. 쓰는 적응증이 많은 만큼 지난해 원외처방액도 99억원 상당을 기록한 바 있다.

보령이 유통, 판매 중인 CNS 계열 약제가 이처럼 소문의 대상으로 오르는 까닭은 올해 '트루리시티'를 두고 일라이릴리와 보령이 이견을 보였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트루리시티는 지난해 원외처방액이 536억원을 기록한 대표적인 글루카콘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당뇨 치료제다. 물론 올해 11월까지 원외처방액 421억원 상당을 기록했지만, 7월 이후부터 물량 부족이 현실화됐다.

트루리시티의 경우 자가주사용 바늘이 핵심 부품이지만, 코로나19 이후 바늘 등을 비롯한 부자재 문제로 제품 수급이 원활치 않았다는 이야기가 당시 돌았었다. 실제 자가주사용 바늘 중 동일한 부자재를 쓰고 있는 곳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공급을 두고 보령과 일라이릴리가 견해 차이를 보이는 사이 시장에서는 사회적 이슈로까지 이어진 이번 갈등이 결국 '유통처를 직접 관리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일라이릴리의 의사가 아니겠냐는 말도 나온다.

물론 이미 판권을 사들여 이제는 보령의 '젬자'를 비롯한 'Made in 일라이릴리' 품목은 판권이 완전히 넘어간 이상 크게 상관이 없지만, CNS 계열 약물들의 경우 이같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말이다. 여기에 최근 소규모 품목의 코프로모션을 새로이 맺으며 시장에서 CNS 매출 비중을 늘리려는 삼일제약 등 해당 분야에 관심을 가진 회사 등이 많아 일라이릴리 입장에서도 굳이 보령을 선택할 이유가 크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매출은 적지만 주요 CNS 오리지널 품목이 보령의 손을 하나둘씩 떠난 가운데, 향후 남은 품목의 판매와 관련된 설(說)이 과연 사실일지, 판권을 회수하는 품목들의 새로운 코프로모션 상대는 누가 될 것인지 등에 대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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