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호소 "상한액도 걸려있고, 원료비율도 정해졌고...사업 못 함"
한의약진흥원 "해법은 다각적인 개선"
정부·학계 전문가들도 "개선은 무조건 필요" 입모아

한약제제 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우선 제도를 뜯어 고쳐야 한다는 한 목소리가 제기됐다. 9일 보건복지부와 한국한의약산업진흥원이 공동 개최한 '2023 한의약 정책포럼, 한약제제 산업 활성화 방안'에서는 정부와 산업, 학계 관계자들의 한약제제 개선을 위한 다각적 토론의 장이 마련됐다.

 

업계 호소 "상한액도 걸려있고, 원료비율은 그대로...사업 못 함"

한약제제 전문 기업 경방신약 한중석 부장은 현재 한약제제를 산업적으로 접근하기에는 여러모로 극한의 상황에 놓여 있다고 호소했다.

경방신약 한중석 부장
경방신약 한중석 부장

사실상 상한액 2만5000원
한중석 부장에 따르면 현재 한약제제 건강보험은 65세 이상 환자에 2만5000원까지는 환자 부담률을 10%로 정하는 사실상 상한선이 있다. 이 2만5000원에는 △진찰료 △검사료 △처치료 △처방료 △약제비가 모두 포함돼 있는데, 문제는 모든 의료행위들은 매년 전문가단체와 건강보험공단 간 의원유형 요양급여비용 계약인 수가협상을 맺는다는 것이다.

이 수가협상은 평균적으로 단체의 행위료 인상으로 끝난다. 즉 2만5000원 크기 파이는 그대로에서 행위의 비율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의료기관은 기관 수익을 위해 약제비를 줄이고, 한약제제 제약사들은 더 저렴한 약제를 저렴하게 공급해야 한다는 의미다.

한 부장은 현재 제도에서 약제비를 제외하거나, 전체 파이를 늘리는 식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원료비 30% 고정...한약제제 고시가 상향도 필수
정부가 고시로 정하고 있는 한약제제 가격 상향도 필수라는 주장이다. 현재 고시가는 2014년 정부와 업계가 계약을 통해 정한 기준이다. 당시 협상 결과를 단순하게 말하면, 해당 기준은 원료비용30%+부대비용70%로 정해졌는데 이는 원료비에 따라 고시가격이 천차만별로 달라진다는 의미다.

한 부장은 "당시 원료비 비율 30%는 의약품 제약회사들의 당시 원료비 비율인 32%를 반영했으며 주기적인 인상을 약속했지만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2020년도 첩약 건강보험약가 인상과 같이 한약제제도 고시가 인상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의약진흥원 "해법은 다각적인 개선"

이날 행사를 공동 주관한 한의약진흥원 측은 △기준처방 확대 △65세 상한금액 개선 △약가산정방식 개선 △지적재산권 보호 등 해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국한의약진흥원 이화동 본부장
한국한의약진흥원 이화동 본부장

기준처방 확대
한의약진흥원 이화동 본부장에 따르면 현재 단미제(한방요양기관에서 보험 급여 청구가 가능한 한약제제, 단미엑스산제)는 68가지로 56개 처방 제한이 걸려있다. 이는 1990년대 마련된 기준으로 최근까지 변화가 없는 부분이다. 이화동 본부장은 "기준 제한은 그대로이며, 효능별로 살펴봐도 대부분 감기약 혹은 소화제 뿐으로 기준 개선이 필요한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65세 상한금액·약가 산정방식 개선 필요
이 본부장은 "현재 65세 본인부담률 10% 기준인 2만5000원 상한은 의료기관 입장에서 이익을 높이기 위해서는 약제비를 줄일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며 "또한 현재 약가산정방식은 원료비가 부대비용이 결정되는 방식인 만큼 원료비가 저렴하면 가격이 현실과 맞지 않고, 원료가 비싸면 과도해지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지적재산권 보호
신제품 개발을 위한 지적재산권 보호 역시 업계에 필요하다는 것이 이 본부장 지적이다. 이 본부장은 "한약제제 특징은 의약품과 달리 한약서에 등재돼 있다면 안전성 유효성 입증 면제 가 가능하지만 지적재산권 보장은 없다"며 "업계의 신제품 개발비용 회수를 위해서라도 신제품에 대한 지적재산권 보호장치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한약제제는 인허가 특성상 지적재산권이 인정받기 어려운 형태로 생약제제를 기반한 전문의약품으로 개발이 몰리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적재산권 없으면, 전문약 루트 탄다(ex. 한림제약 '브론패스정')

현재 한약제제는 원리에 따라 한약제제/생약제제로 구분된다. 내용은 간결하다. 한약제제는 한방원리를, 생약제제는 양방원리를 따르면 되지만, 사실상 원리를 규정하는 구분은 모호한 것이 현실이다.

이화동 본부장에 따르면 현재 이 원리는 제제에 따라 제약사가 등재 루트를 선택할 수 있는 상황으로, 한림제약의 '브론패스정'이 예시로 소개됐다. 브론패스정은 숙지황, 목단피, 오미자, 천문동, 황금, 행인, 백부근 연조엑스를 주성분으로하는 진해거담제다. 한약제제를 사용했지만 한림제약은 이를 생약제제로 해석해 전문의약품 루트를 탔다. 따라서 한약제제이기도 생약제제이기도 한 해당 제품은 전문의약품으로써 한의사들은 처방이 불가능한 의약품이 됐다.

 

정부·학계 전문가들도 "개선은 무조건 필요" 입모아

이날 포럼에 참석한 복지부·심평원 관계자들은 특별한 육성·지원 정책보다 제도개선 필요성을 다시금 확인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학계와 업계 역시 2010년 9개 한약제제 기업이 현재 3개로 축소된 상황을 방치할 수는 없다며 빠른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복지부 한의약산업진흥과 윤태기 과장, 식약처 한의약정책과 고호연 과장, 한풍제약 조형권 대표, 인티그레이션 이두석 연구소장, 부산대학교 한의학전문대학원 임병묵 교수
복지부 한의약산업진흥과 윤태기 과장, 식약처 한의약정책과 고호연 과장, 한풍제약 조형권 대표, 인티그레이션 이두석 연구소장, 부산대학교 한의학전문대학원 임병묵 교수

특히 이날 정부는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 전병왕 실장(환영사)., 한의약산업과 윤태기 과장(토론), 식약처 생약제제과 강인호 과장(발제), 한약정책과 고호연 과장(토론) 등 한의약 주요 인사들이 참여했으며, 제도개선 필요성에 공감을 표했다.

복지부 "제도개선에 더한 전주기 지원체계 구축할 것"
복지부 윤태기 과장은 "한약제제 산업 활성화와 기업 지원방안을 고민하며 자리에 왔지만 제도개선이 먼저"라고 운을 떼기도 했다. 윤 과장은 "복합제제는 빠져있고, 약가산정 기준은 원가에 미치지 못하기도 하는 등 문제를 인지하고 있으며 한약제제 상한금액 재평가 절차를 진행중이며 현재 상한금액 설정을 위한 기초자료 연구 중"이라며 보험 고시 금액 상향을 예고했다.

또한 그는 "실제 임상현장에서 사용되나 한약서에 포함되지 않은 약제들의 안전성·유효성 입증을 통한 확대는 필요할 것"이라며 "다만 65세 이상 환자에게 제공되는 건강보험제도는 건강보험 재정 차원에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윤태기 과장은 "△시제품 개발에 필요한 품질·인허가 기술지원 △기업 연구역량 강화 △수요자 맞춤형 기술지원 △소재은행 운영 △한약AI 플랫폼 △한약산업정보 제공을 위한 플랫폼 구축 등 한약산업 전주기 지원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식약처 "한약제제 안전사용 위한 틀 구축할 것"
식약처는 이름에 맞게 한약제제를 환자들이 보다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고호연 과장은 "한약제제의 사용자는 한의약 전문인들을 1차 소비자로, 국민을 최종 소비자로 둔 의약품으로 안전한 사용환경과 함께 모든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제도개선이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우선 추진 중인 과제는 제조 방식 개선이다. 현행 주성분별 개별 추출 후 혼합 방식을 주성분 혼합 추출로 개선하겠다는 것으로, 전체적인 틀은 아래와 같다.

ex)갈근탕(7개 제제가 사용되는 제품)
(기존)주성분별 개별 추출 후 혼합 = 7개 원료를 각각 우려서 혼합함
(가선안)주성분 혼합 추출 = 7개 원료를 하나의 약탕에 우림

고 과장은 "한약/생약제제 시장 활성화 초점은 최종 소비자인 국민의 안전 관점에 맞춰져야 한다"며 "그와 함께 1차 소비자인 한의사·한약사 등 모두에게 이익이 돌아갈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한약제제 품질기준 현대화 방안도 고려된다. 고 과장은 "현재 한약제제 품질 기준인 평균치의 90%보다 하한치와 상향치를 만들어 한약제제 생산 로트간 균일성을 만들고자 한다"며 "내년에는 시작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요는 이미 확인되고 있어, 이제는 제도 개선해야"
부산대학교 한의학 전문대학원 임병묵 교수는 한약제제 일반의약품 생산·매출 실적 등 한약제제 제품들의 수요는 이미 확인되고 있지만, 보험이 적용되는 시장에서 한약제제 기업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적극적인 제도 개선으로 한약제제 시장의 파이를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병묵 교수는 "약제 고시가격 인상, 약제비 산정기준 개선은 물론 약제비를 별도로 산정하는 여러 방면 개선이 모색돼야 한다"며 "한약/생약제제 분업 및 그에 따른 복합제제 개발과 처방 등으로 시장을 활성화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히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