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주 의원, 식약처 의료용 마약류 다처방 환자 현황 분석
식약처 "주로 말기 암환자, 정신질환자 치료에 마약성 진통제 다수 처방"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식품안전의약처로부터 '의료용 마약류 다처방 환자 현황' 자료를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 하루 동안 9개 마약성분 제제를 1만 개 이상 처방받은 사례가 발견되며 '마약 다처방‧마약쇼핑'에 대한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
최근 소위 '압구정 롤스로이스 사고남(男)'으로 불리는 신모씨가 여러 병의원에서 '마약쇼핑'을 했다는 의혹으로 경찰이 10여개 병‧의원을 수사 중인 가운데 마약류 다처방과 쇼핑에 대한 방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식약처는 마약류 통합관리시스템을 통해 누가, 어디서, 어떤 의료용 마약을 처방받고 처방했는지 등 의료용 마약류의 처방 이력 데이터베이스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통해 평균보다 처방이 많은 기관과 개인 등에 대한 수사 의뢰를 진행한 결과 과거 논란이 된 배우 유아인씨의 프로포폴 상습 투약 혐의도 적발한 바 있다.

김영주 의원이 식약처로부터 작년 하루동안 여러 종류의 마약을 처방 받은 환자 상위 10명에 대한 자료를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 하루동안 1개의 의료기관에서 9개 종류의 마약을 총 1만137개 처방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 환자는 경기도의 대형병원의 암환자 였다.
이 외에도 2개 의료기관에서 하루동안 20차례에 걸쳐 △디아제팜 △로라제팜 △에스조피클론 △에티졸람 △옥시코돈 △졸피뎀 △클로나제팜 △플루니트라제팜 △플루라제팜 △히드로모르폰 등 10개의 마약을 4763개 처방받은 경우도 발견됐다. 이 환자는 서울 대형병원과 창원의 병원을 오가며 처방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영주 의원실이 분석 범위를 7주일로 넓혀서 살펴본 결과, 한 40대 여성은 2개 의료기관에서 마약류 처방을 80건 받았고, 이를 통해 마약류 9종류, 6244개 의약품을 수령 받았다. 하루로 환산하면 10건 이상의 마약류 처방을 받은 셈이다.
또 다른 사례를 살펴보면, 한 남성은 일주일 동안 서울지역 4개 의료기관을 돌아다니며 총 29건의 처방을 받았는데, 처방 받은 마약의 종류는 총 10건이었고 처방량은 8173건이었다.
김영주 의원은 “식약처 관계자는 일부 환자의 경우 말기 암환자로 통증을 완화하기 위해 강한 마약성 의약품을 여러 차례 처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으나, 살펴본 결과 마약성 의약품에 대한 의존증으로 여러 의료기관을 돌아다니며 처방받는 사례도 일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김영주 의원실에 따르면, 현재 식약처는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의 처방 정보를 분석해 처방 기준을 벗어난 의사에게 해당 사실을 알리고 개선 여부를 추적‧관리하고 이 중에서 의학적 타당성이 인정되지 않으면 지자체에 행정 처분 등을 요청하고 있다.
다만, 이런 시스템에도 환자가 여러 의료기관을 돌아다니며 마약류를 처방받은 경우, 사전에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이 김 의원의 의견이다.
김 의원은 “식약처는 의료쇼핑방지를 위해 의료쇼핑방지정보망을 운영하고 있지만 전체 의료용 마약류 처방 의사수 10만 3971명 대비 가입한 의사수는 1만 1013명으로 10.6%에 불과하다”며 “이들 중에서 정보망을 거친 환자는 올해 1090명, 실제 마약을 처방한 의사 중 의료쇼핑방지 정보망을 이용한 의사는 1%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런 마약류 쇼핑을 방지하기 위해서 의료쇼핑방지 정보망 이용을 강화하고 마약류를 쇼핑하는 환자에 대해 마약류 처방을 금지하거나, 신고하도록 하는 등의 제도개선이 필요한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한 사람이 하루 만개 이상의 마약류를 쉽게 처방받는다는 것은 의료용 마약류 처방이 얼마나 부실하게 되고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라며 "최근 의료용 마약쇼핑을 한 의혹이 있는 사람들이 교통사고를 내거나, 흉기로 사람을 위협하는 등의 범죄들이 다수 발생하고 있어 마약 쇼핑 방지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 환자에 수 차례에 걸쳐 여러 종류의 마약을 처방한 의료기관에 대한 전수조사와 위법사항 발견 시 수사의뢰 등 고강도의 제제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