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hit | 용어 혼동은 바른 정책 설계의 훼방꾼

당신은 전도유망하며 미래 핵심 자원으로 당신의 가능성과 능력에 큰 기대를 얻고 있으며 칭찬을 듣고 있다.
그런데, 어째서 당신을 칭찬하는 사람들이 당신의 이름을 한 글자씩 틀리게 부르는가. 당신, 기분이 어떠세요?
해외에서는 DTx(Digital Therapeutics)로 불리고 있는 이 의료기기가 바야흐로 대한민국에서 이 모양이다.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핵심 품목으로 자리잡고 있는 의료기기로, 대다수가 소프트웨어만으로 이뤄져 있어 국내에서는 의료기기로 명명됐음에도 아직도 이를 디지털 치료제라고 부르는 경우는 부지기수다.

2020년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해외에서 막 개발을 시작한 DTx 인허가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며 소프트웨어만으로 이뤄지고 질병의 치료·효과·관리를 하는 의료기기를 '디지털 치료기기'로 명명했다.
물론 디지털 치료기기가 지향하는 바는 결국 치료제로써 기능을 지향하고 있다. 다만, 그 작용이 소프트웨어로 구성돼 있으며, 실제로 DTx가 인허가는 의료기기, 사용방식은 의약품, 효과는 행위(인지행동치료의 경우)와 유사하다는 내용이 공식석상에서도 언급되며, 어떤 면에서는 다소 모호한 해석이 나오기도 한다.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하는 원인은 뚜렷하지 않다. 여러 사람들과 나눠본 이야기에 따르면 이 같은 혼용·오용은 △Therapeutics의 의미 △익숙함 등에서 나온다.
Therapeutics는 치료법, 치료학, 요법 등으로 해석된다. 이같은 면에서 Digital Therapeutics는 디지털 치료법, 디지털 요법 등으로 불리는 것이 마땅하다.
다만 식약처는 DTx는 소프트웨어 의료기기(Software as Medical Device, SaMD) 갈래 중 하나이며, 의료기기 관련 규정에 따라 인허가가 결정되는 의료기기로 해석하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디지털 치료기기는 인허가 철차와 심사, 관리제도 모두 의료기기 관련 규정을 따르고 있는 의료기기"라며 현 상황은 용어가 혼용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그럼에도 햇수로 4년이 넘어가는 지금까지도 해당 의료기기는 치료제로 혼용된다. 업계와 언론, 이를 제도적·행정적으로 지원하고자 하는 관계부처·국회도 마찬가지다.
실제로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캠프 측은 코로나 블루로 심리적 위기에 놓인 소상공인 등에게 '디지털 치료제'를 무상으로 배포하겠다는 공약을 내 걸기도 했다.
또한 이는 디지털 치료기기를 처방이 필요한 의료기기인지 (복약)상담이 필요한 소프트웨어인지를 모호하게 한다. 단일보험체제로써 규제와 더불어 사회적 합의가 필수인 시장에서 괜히 사공만 늘어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식약처는 이 같은 상황을 '도전'으로 해석하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업계와 공식석상에서 아직도 디지털 치료제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은 식약처에는 중요한 도전"이라며 "디지털 치료기기 용어 사용 확대를 위해 용어 홍보·인식전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시장 허가와 등재 등이 논의되고 있으며, 차세대 국가 먹거리로 자리잡고 있는 디지털 치료기기에 신중한 용어 사용이 필요하다. 용어 혼란은 바른 정책 설계와 시행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