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놈앤컴퍼니 30억, 총 5곳…투자 효과로 순이익 올라
"공동 R&D · 제품개발 모색… 시너지 낼 투자, 모두 오케이"

중소기업 동구바이오제약이 벤처 투자에서 길을 찾고 있어 주목된다. 올해 동구바이오제약은 'CGO(Chief Growth Officer, 글로벌 성장 대표)' 체제를 마련하고, 이 안에 투자관리팀도 만들어 투자 포트폴리오 관리와 화장품 등 신사업에 박차를 가한다.

지난 2017년 11월 동구바이오제약은 창립 50주년이 되는 2020년 2020억원 매출 달성 등의 목표를 선포하는 'VISION 2020 선포식'을 진행했다. (사진출처=동구바이오제약 당시 보도자료)
지난 2017년 11월 동구바이오제약은 창립 50주년이 되는 2020년, 2020억원 매출 달성 등
목표를 선포하는 'VISION 2020 선포식'을 진행했다. (사진출처=동구바이오제약 당시 보도자료)

최근 투자 대상으로 '지놈앤컴퍼니'를 낙점한 동구바이오제약은 총 5곳의 벤처기업에 전략적 투자자로 나섰다. 개방형 협력(오픈콜라보레이션)을 구축, 시너지를 찾으려는 것이다.

동구바이오제약 - 지놈앤컴퍼니의 마이크로바이옴 분야 공동사업화 업무협약식 (왼쪽부터 조용준 동구바이오제약 부회장, 배지수 지놈앤컴퍼니 대표)
동구바이오제약 - 지놈앤컴퍼니의
마이크로바이옴 분야 공동사업화 업무협약식
(왼쪽부터 조용준 동구바이오제약 부회장,
배지수 지놈앤컴퍼니 대표)

투자 수익과 함께 공동 연구개발(R&D), 제품 개발, 사업제휴 등에 가능성을 열어놨다. 투자한 벤처가 성장해 기업공개(IPO, 상장)를 계획하면 추가 자본 이익도 볼 수 있다.

동구바이오제약은 지난달 28일 지놈앤컴퍼니에 30억 원을 투자했다. 지놈앤컴퍼니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 전환우선주 10만주를 사들였다. 조용준 동구바이오제약 부회장과 김도형 대표도 각각 2억원, 3000만원 규모로 주식을 샀다.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연구개발 기업인 지놈앤컴퍼니와는 공동사업화를 목표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동구바이오제약은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에 적용될 후보물질을 주목했다.

피부과 처방의약품(처방액) 1위로 이름을 알려 온 동구바이오제약은 지놈앤컴퍼니의 파이프라인에 자체 기술력을 결합, 상업화까지 성공하겠다는 목표다. 조용준 부회장은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에 확대 적용해 미래 성장동력으로 활용하고 싶다는 바램을 드러냈다.

동구바이오제약은 지놈앤컴퍼니 투자 이전 ▷노바셀테크놀로지 (2012년 4월) ▷디앤디파마텍 (2018년 3월) ▷바이오노트 (2019년 10월) 등 3곳의 바이오벤처와 스마트팩토리 로봇 개발·생산 기업 로보터스(2019년 10월)에도 투자를 진행했다.

동구바이오제약은 2012년 노바셀테크놀로지에 70억원을 투자하며 지난해 말 최대주주(지분율 26.9%)가 됐다. 펩타이드 의약품 개발 업체인 노바셀테크놀로지의 기술력을 활용, 아토피피부염 치료제(NCP112)에 대한 공동 R&D를 진행 중이다.

2018년 3월에는 디앤디파마텍에 31억원을 투자했다. 치매치료 관련 사업을 강화한다는 복안에서다. 퇴행성 뇌질환 관련 의약품 발굴에 나선 것이다. 지난 3월 디앤디파마텍의 자회사인 미국 뉴랄리(Neuraly)는 파킨슨병 치료제 후보물질 'NLY01' 임상 2상을 개시했다.

30억원을 투자한 바이오노트는 아프리카 돼지열병 진단키트를 개발한 업체다. 반려동물 및 산업동물 진단 시약/키트를 개발, 생산한다.

제약산업 스마트팩토리 가속화를 위해 로봇 제작업체 '로보터스'에 지난해 12월, 16억원을 투자해 지분 8.9%를 얻었다. 로보터스는 스마트팩토리에 사용될 로봇 팔과 마이크로 버블 제작 기술을 가졌다.

동구바이오제약은 로보터스 기술력으로 향남공장에 스마트팩토리 사업을 추진한다. 원가 절감으로 생산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이를 패키지로 개발, 영업할 공산도 갖고 있다.

최근 3년 내 4곳의 벤처 투자 금액을 합하면 100억원이 넘는다. 2018년 57억원, 2019년 65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데 비해 벤처 투자에 적극적이었던 것이다.

이는 '투자 평가가치'로 반영돼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급증했다. 151억원으로 전년 46억원 대비 230.5%나 오른 것.

이를 두고 동구바이오제약 측은 "바이오벤처 등에 대한 성공적 투자로 시장의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고 했다.

회사 관계자는 히트뉴스에 "잠재력이 풍부하고 성공 가능성 높은 바이오벤처에 투자해 오픈콜라보레이션(개방형 협력)을 구축, 투자성과에 따른 자본수익을 더한다"며 "공동 R&D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미래먹거리를 준비하고 있다. 유관한 분야로 큰 시너지를 만들 수 있는 투자라면 앞으로도 열린 자세를 취할 예정"이라고 했다.

신규 사업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동구바이오제약은 'CGO' 체계를 새롭게 마련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지난해 말 조용준 대표는 부회장으로 승진했으며, 김도형 부사장은 COO(최고 운영 책임자)·CFO(최고 재정 책임자)로서 IPO(기업공개)를 달성하고 벤처 등에 선견 투자한 공로를 인정받아 사장으로 승진했다. 아울러 CGO를 맡아 비유기적 성장(InOrganic Growth)을 추구하도록 했다.

산하에 투자관리실을 만들어 홍콩 Magna 그룹 기조실·홍콩 화장품기업 채리엇(Chariot) 대표를 역임한 선지민 본부장을 영입했다. 선 본부장은 투자활동을 이어가고 투자 포트폴리오와 화장품 사업개발을 책임지고 있다.

이에 대해 조 부회장은 "제약산업에서 CGO 임원을 선임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자 'Beyond Pharma Co.'를 지향하는 첫 걸음이 될 것"이라며 신 성장 엔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의약사업은 효율화를 추구해 지속 가능성을 높이고 신 사업 성과를 창출하는 등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의지다. '하늘을 날고 바다를 건너다'는 뜻의 '비천도해' 기치를 내걸고 2020년 경영 계획을 세운 동구바이오제약의 신성장 전략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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