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목 회장 "오픈 이노베이션에 사활...함께 뛰어달라"
원희목 회장 "오픈 이노베이션에 사활...함께 뛰어달라"
  • 김경애
  • 승인 2020.01.15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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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주도하고 정부 지원하는 제약바이오 생태계 구축돼야"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

"오픈 이노베이션 판을 깔아 회원사들이 주체가 돼 뛸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겠다."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은 15일 오전 협회 대강당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이 강조하며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제약산업 현장의 위기감이 혁신을 위한 실천적 행동으로 이어지도록 적극 돕겠다"고 약속했다. 

원 회장은 "우리도 이제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 현장에 공격적으로 뛰어들어야 한다. 지난해 미국·영국·독일 등을 다녀오면서 알게 됐는데, 성공한 클러스터·바이오 허브 대부분은 총체적으로 모여 자연스럽게 생태계가 조성됐다. 정부나 기관에서 주도적으로 조성한 생태계는 성공한 사례가 거의 없다. 우리나라도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에서 지원하는 생태계가 구축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원 회장은 글로벌 진출 거점 확보, 제약바이오 혁신 생태계 구축, 의약품 품질 제고를 통한 글로벌 경쟁력 확보, 인공지능(AI) 신약개발지원센터 가동 본격화, 바이오 전문인력 양성 교육기관 설립 지원, 윤리경영 산업계 정착, 산학관 채용박람회 개최, 협회 조직·회부 개방·혁신 등 8가지 신년 과제를 언급했다. 

원 회장은 "그간 국내 제약바이오 시장이 건강보험과 내수시장에 머무르며 정해진 시간에 서로의 역할을 분담했다면, 이제는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가 본격적인 확산성·팽창성을 추구해야 한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우리 업계는 살아남을 수 없다.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고 말했다.

"글로벌 진출, 오픈 이노베이션이 답"

산업계는 올해 30개사 이상의 국내 제약기업 중심으로 글로벌 혁신 생태계에 직접 뛰어들어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GOI, Global Open Innovation)을 통해 혁신 신약개발에 도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미국 바이오 생태계에 GOI 거점을 확보하고, 영국 시장에서도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을 추진한다.

구체적으로 미국 보스턴에 있는 케임브리지 이노베이션 센터(CIC)에 입주하고, 컨소시엄 구성을 통해 MIT 산업 연계 프로그램(ILP)에 가입한 뒤 공동 연구에 참여한다. 또,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밀너 컨소시엄에 가입해 혁신신약 공동연구 프로그램에 참여할 계획이다.

원희목 회장은 "보스턴 CIC에는 4000여개 제약바이오기업이 있는데, 국내는 유한양행·GC녹십자·LG화학·삼양바이오팜 등 4개사가 진출한 상태다. 올해는 CIC에 상당수 기업이 진출할뿐 아니라 CIC를 비롯해 수많은 현장에서 함께 호흡하고 세계 시장에 뛰어드는 해가 될 것"이라며 "영국 밀너 컨소시엄의 경우 산학연 공동연구 시설이 있으며, JW중외제약이 진출한 상태다. 여기에도 많은 기업이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협회·정부가 함께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약바이오산업 혁신 생태계 구축도 선도할 계획이다. 국내외 제약사·바이오벤처, 학계·산업계, 투자자 등이 보유한 전문성과 최신 기술 정보를 교류하고, 서로간 문제 해결·니즈 충족을 위한 혁신 생태계 코어 구축을 목표로 'KPBMA 오픈 이노베이션 클럽'(KPBMA OIC) 신설을 추진한다. 

오픈 이노베이션 장 제공뿐 아니라 제약바이오산업·의약품 정보 허브 역할을 위한 'KPBMA O-K 센터' 온라인 서비스 가동도 준비하고 있다. 정보습득에 어려움이 있는 바이오벤처와 빠른 글로벌 정보 취득으로 세계 시장에 진출하려는 기업들에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국산 제네릭 품질 강화하겠다"

원희목 회장은 신약 연구개발(R&D) 투자를 지속 늘리는 기업들은 물론, 제네릭 의약품 제조 판매를 주로 하는 중견·중소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R&D 강소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원 회장은 "제조·품질 관리 강화를 통해 제네릭 허가·생산 등 모든 공정의 R&D 노력이 전방위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규모가 작아도 선택과 집중을 통해 강소 기업으로 성장하며 국민 신뢰·글로벌 진출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환경·문화를 조성하겠다"고 했다. 

특히 의사·약사 등 국내 보건의료 전문가들과 국회 보건복지위원 등을 대상으로 제약바이오기업의 우수한 R&D 시설·의약품 생산 스마트 공장 등 선진 수준의 산업 현장 시설을 방문하고 상호 소통해 유기적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오픈 하우스' 프로그램을 연중 실시할 예정이라고 했다. 

원 회장은 "국내 제네릭 의약품 품질은 사실 떨어지는 편이 아니지만, 신뢰가 낮다. 오리지날 의약품은 특허가 지나도 의사·국민이 여전히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스마트 공장 등 많은 제네릭 공정을 의사나 언론, 국회의원 등이 실감할 수 있도록 우리가 최대한 설명하고 현장 방문할 수 있도록 안내하겠다. 직접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적극 마련하겠다. 글로벌 수준에서 사찰 받을 때 문제 없는 수준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했다.

"AI·바이오 인력 양성으로 신약개발 역량 높일 것"

협회는 인공지능(AI) 신약개발지원센터 가동을 본격화하고, 바이오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기관 설립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지난해 설립한 인공지능 신약개발지원센터는 민관 협업·공동 운영의 대표 모델로 손꼽히고 있다. 원희목 회장은 올해 독립적 재단 설립을 통해 병원 등 보건의료 데이터를 적극 활용하고, 제약사들의 신약개발 역량을 배가해 더 가능성 높은 신약 후보물질을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원 회장은 "AI 신약개발지원센터의 사업 계획이 성공적으로 수행되면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계의 선진 제약사 탈추격에 날개를 다는 강력한 효과를 보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중국의 발빠른 추격과 민첩한 대응을 감안하면, 산업현장 수요에 부응하는 바이오 전문인력 양성 교육기관 설립이 범정부 차원에서 필요한 실정이다. 원 회장은 "산업계는 이같은 교육기관 설립에 속도가 실리도록 적극 협조하고, 나아가 아시아 바이오 전문인력 양성의 허브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했다. 

"협회 조직·회무도 오픈 이노베이션으로"

ISO 37001 도입을 통해 제약사 윤리경영을 산업문화로 정착시키고, 산학관이 함께 하는 채용박람회도 규모를 확대해 개최할 계획이다. 무엇보다도 글로벌 성과 도출을 위한 개방·혁신의 시대적 요구에 부응해 협회 각 위원회의 회무 참여 확대, 회원사와 실시간 소통채널 증대 등을 동시 진행한다.

먼저 ISO 37001 도입 기업을 70개사로 확대해 준법·윤리경영을 제약바이오산업의 확고한 산업문화로 정착시킬 예정이다. 70개사 매출 비중은 전 회원사 대비 80%를 차지하므로, 윤리경영 파급효과는 산업 전반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기존 53개사에 더해 올해부터 도입을 추진하는 17개사에 대한 교육 컨설팅비를 지속 지원하고, 인증을 완료한 기존 회사의 사후심사·갱신심사 현황도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원 회장은 "최초 인증보다 더 까다로운 사후심사·갱신심사(최초 인증 후 3년마다 갱신)를 통해 제약바이오산업의 윤리경영은 고도화 단계에 진입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올해 제3회를 맞이하는 '한국 제약바이오산업 채용박람회'는 지난해 대비 규모를 더욱 확장해 산학관과 함께 청년 일자리 창출을 모색할 예정이다. 오는 9월 16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2020 한국 제약바이오산업 채용박람회'를 열어 고용 증대와 우수인재 유치에 나설 계획이다. 기존 보건산업진흥원·보건복지인력개발원에 더해 대한약학회도 참여한다. 

원희목 회장에 따르면, 제약바이오산업은 이미 고부가가치와 더불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국민 효자산업으로 확실히 자리잡았다. 제약바이오산업은 최근 5년 평균 고용증가율 8.6%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전자산업(6.6%)보다도 높고, 산업 평균(4%)보다 2배 이상 높다. 정규직 채용 비중도 10명 중 9명 비율로 타 산업을 압도한다. 특히 청년 고용증가율(45.5%)도 전 산업 1위이며, 산업 종사자 평균 연령은 37세로 전자산업에 이은 2위를 기록한다. 

원 회장은 협회 조직·회무의 개방·혁신도 언급했다. 원 회장은 "현장과 정책이 함께 유기적으로 협력하며 혁신 생태계 구축과 이슈 대응의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도록 회원사의 전문인력 파견 근무 등 정책 대응의 현장 수용도 증가 방안을 다양하게 마련·시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다음은 현장 질의응답.

오픈 이노베이션의 중요성을 절실히 느낀 계기는 무엇인가요?

"오픈이노베이션의 중요성은 매일 느낍니다. 예를 들어 미국 보스턴이나 영국 메디시티에서는 산학연병이 유기적으로 잘 연계돼 있습니다. 어떤 아이디어가 병원에서 나오면 바로 스타트업과 연계해 순발력 있게 일을 진행합니다. 우리도 그렇게 한다고 하지만, 이상할 정도로 연계가 안 되고 있습니다. 혼자 비밀스럽게 연구하는 시대는 이제 지났습니다. 이제는 융복합 시대입니다. 정보가 모이면 함께 가야 합니다. 이건 필요한 게 아닌 필수에요. 유한양행 레이저티닙도 오픈 이노베이션의 산물입니다. 만일 유한양행 혼자서 개발한다면 몇십년 넘게 걸릴 일이죠. 

연구자들과 산관이 함께 어우려져야 하는데, 지금은 정부에서 판을 주도적으로 짜려고 하고 있어요. 정부가 판을 짜도 거기에 누가 들어갈까요? 잘 맞는 사람들이 모여서 생태계를 구축하고, 정부는 그 흐름을 잡아주는 역할이어야 합니다. 즉,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형태가 돼야 합니다. 

정부는 오늘 발표한 '바이오헬스 핵심규제 개선방안'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약속했습니다. 보스턴이라는 황무지에 바이오 클러스터가 구축됐는데 여기에 정부가 지원한 돈은 10여년동안 고작 1조원뿐입니다. 우리는 몇십조원을 쏟아 부었는데도 안 되고 있어요. 오픈이노베이션의 중요성은 매일 느낍니다. 이 때문에 올해도 해외 사절단을 구성해 갈 계획입니다. 제가 안 가더라도 협회는 계속해서 갈 겁니다. 비용대비 효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을 찾겠습니다. 방문해서 뭘 할지 계획이 있는 사람들과 같이 갈 거에요."

사후평가·제네릭 관리 등 약가인하 위기에 대한 대응 계획은요?

"약가 문제는 지속적인 문제입니다. 제도가 계속 커팅다운 시스템으로 가고 있어 어려움이 있습니다. 제약산업·의약품이 우리 사회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면서 약가인하는 죽어도 안 된다는 식이 아닌, 글로벌 상황을 고려하며 최대한으로 협의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KPBMA 오픈 이노베이션 클럽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세요

"오픈 이노베이션은 제가 협회장에 처음 취임하면서부터 추구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유관 병원·협회 관계자들과 신약개발조합·바이오의약품협회, 유관 범부처사업단·임상연구지원단 등과 함께 정기적인 회의를 했는데 사실 잘 안 됐습니다. 쉽지가 않아요. 신약 기초물질을 발굴한 바이오벤처와 제약사간 매칭 파트너링 시스템도 진행해봤는데 잘 안 됐어요.

어떤 장을 만들어서 서로 의견을 공유해 발전적 역할을 분담할 수 있는 판을 만드는 시도를 올해 구체적으로 하려고 기획하고 있습니다. 올해 전반 중으로 시행할 예정이지만, 협회가 판을 깔고 주도하는 건 아닙니다. 신약개발·후보물질 개발을 공동 목표로, 바이오벤처·스타트업·연구기관 등이 모여 상시적으로 발표하는 장을 만들 예정입니다."

협회 직원 처우 개선 계획은요?

"직원 처우 개선 문제는 우리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내부적인 문제이며, 최선을 다해 할 것입니다." 

의료데이터 개방 대책에서 기대하는 바가 있다면요?

"데이터 개방의 경우 전세계에서 우리나라가 가장 인색합니다. 개인정보보호라는 사회적 가치가 흔들리지 않도록 하는 기술이 동반된다면, 사실상 보건의료 데이터 활용은 우리 사회에 많은 도움이 될 겁니다. 모든 일은 긍정과 부정이 함께 있습니다. (이번 데이터3법 국회 본회의 통과는) 부정적인 면을 커버하면서 긍정적인 면을 확보하는 첫걸음입니다.
 
보건의료정보가 공개되고 활용된다면 신약개발·신의료기술 등을 통해 삶의 질이 더 높아질 수 있습니다. 데이터 없이는 AI도 없습니다. 데이터로 인해 세상이 많이 변하는데 우리나라는 너무 보수적이어서 상당 부분에서 산업 발전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처음에는 우리가 치고나가는 듯 했는데, 잠깐 주춤하는 사이 일본·중국이 우리보다 앞서가고 있어요.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잘 포괄하는 방향이 돼야 하는데, 너무 일방적인 여론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정부의 연구개발(R&D) 지원이 부족하다는 얘기가 많아요

"R&D 지원은 액수면에서 글로벌 수준에 크게 못 미칩니다. 저는 연구개발 지원이 신약 개발의 마중물이라고 생각합니다. 비용이 적재적소에 정확히 투입된다면 지금보다 효과는 배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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