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준, 작년 하반기 생산중단, 올 3월 공문 발송
"재고소진 후 주문하니 뒤늦게 통지"

외과수술이나 내시경 검사를 하기 전 장세척을 위해 쓰는 염류성 하제(관장액)가 공급 중단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회사 측은 "지난해 하반기에 판매를 중단했고 관련 내용을 담은 공문을 지난 3월 4일자로 보냈다"고 했다.

태준제약 염류성 하제
콜크린에스액 133ml

재고 소진 후 주문을 하려던 원내 약국과 유통업체는 "이번 달이 돼서야 알았다"고 했고, 소량의 재고가 있는 곳은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병원 약사들은 "하제 자체가 수요가 많은 품목이 아니지만, 소형 제약사 한 곳만 대체 약을 생산 중이라 향후 수급 불안정이 우려된다"는 목소리를 냈다.

1990년대부터 코리트산, 코리트에프산, 쿨프렙산 등의 장세척제·하제 제품군을 갖고 있던 태준제약은 지난 3월 4일 "판매 중인 '콜크린에스액 133ml'을 대내외적인 환경변화에 따라 부득이하게 판매를 중단하게 돼 안내한다"는 공문을 만들었다.

지난 9일, 이 소식을 들은 경기 A 대학병원 약제부 관계자는 "주문하려고 보니 태준제약이 도매상에게, 도매상은 우리 병원에게 공문을 보내왔다"며 "대체 약의 품질을 고려한 후에 정하기로 해 며칠간 대체 지정을 하지 못했다"고 했다.

서울의 B 대학병원 약제부 관계자는 "하제를 처방 변경할 때는 검진·검사와 물려있다. 환자들이 검사 전에 모두 투여해야 하는데 기존 검사예약을 한 환자들의 처방 부분을 다시 바꿔야 하는 행정적 번거로움이 잇따른다"며 "대체 약을 선정하면서 제품이 마땅한 건가 고민된다"고 했다.

아직 콜크린에스 재고가 있다는 대구의 C 대학병원 약제부 관계자는 "꼭 필요한 약이라 조만간 수급에 차질이 생길까 우려된다"며 "중단된다는 소식을 태준제약이 적극적으로 알렸으면 하는데 아쉽다"는 반응을 드러냈다.

이와 관련해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약제팀은 "콜크린에스액 133ml가 판매 중단돼 5월 28일부로 동인당제약의 렉크린액 133ml를 대체용으로 새로 구입했다"며 "원외약국도 약품준비에 참조해달라"고 지난 27일 공지했다.

태준제약이 콜크린에스액의 판매 중단 사실을 알리는 것은 '태준제약의 역할'이다. 다만, 회사 측은 '재고를 모두 소진해 추가 주문하는 원내·외 약국과 도매업체에만 판매 중단을 고지'한 것으로 보인다.

대체 가능한 '렉크린액'을 생산 중인 동인당제약은 "아직은 생산량에 차질 없다"고 짧게 답변했다.

부산의 D 도매업체 관계자는 "우리도 지난 23일 태준제약에 주문하다가 공문을 전달받았다"며 "병원 원내 약국들에 관련 내용을 최근에 전달하게 됐다"고 했다.

서울의 E 도매업체 관계자는 "창고별로 재고량은 다르지만 수급 걱정을 해본 적 없는 품목"이라고 했다. 

이에 생산중단 공문을 받았는지 확인을 요청하자 이 관계자는 "태준이 '품절' 상태를 띄웠다. 완전 생산이 중단된 것 같다"며 "공문은 받지 못했다. 태준제약은 다른 업체가 발주를 대신 하는데 그 업체가 '품절'로 체크를 해놨다"고 설명했다.

또, 이 관계자는 "태준제약에게 공문을 받지 못해, 앞으로 어떻게 공급받을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품절로만 확인된다"고 덧붙였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제약사의 예고 없는 생산 중단은 약국, 병의원, 도매 · 유통업체에 큰 혼란을 초래한다"며 "제약사가 생산 중단을 결정한 후 그 사유와 유통과정에 있는 재고 처리 방침을 자사 웹 사이트, 거래처에게 보내는 공문, 보도자료 등을 통해 알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태준제약 측은 "콜크린에스액은 지난해 하반기에 판매가 중단됐고 올 3월 초 관련 공문을 만들어 배포했다"며 "다른 이유에 대해서는 내부적인 사안이라 말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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