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에 있어야 약이다] ⑦ JW중외제약 경장영양제 엔커버액

"우리 약국에 있는 것 다 드렸어요. 있는 것 다 드리고 "저희도 구해보겠다"며 다음에 오면 더 드리겠다고 말했어요. 언제 들어올지 모르니 환자 가족들이 걱정하죠."

서울의 한 상급종합병원 A 문전 약국장은 7일(오늘) 보유하고 있던 품목의 재고를 모두 소진했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그는 이 품목이 음식물을 먹지 못하는 환자들에게 식사 대용으로 쓰이는데 품절 사태가 빚어진 것이 "걱정스럽다"는 말을 덧붙였다.

장기간에 걸쳐 음식물 섭취가 곤란한 환자들에게 영양분을 공급하는 경장영양제 전문약(ETC), JW중외제약 '엔커버액'이 최근 동났다.

이에 병원약국들과 문전약국들이 '엔커버액'의 재고 비축량을 신경 쓰며 대체품목을 얼마나 주문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서울 내 종합병원 약제부 B 담당자는 "대체품목이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라며 "지난달 중순 JW중외제약에게 공문을 받았다. 원내 공지는 그달 16일에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담당자는 "엔커버와 같은 경장 영양수액은 가지고 있는 재고가 중요하다. 입원환자에게 드려야 하기 때문인데 환자 한 명에게 1년 치 복용할 양을 건네면 이번 달을 못 버틸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6개월 치 복용량을 드리면 다음 달까지는 버틸 수 있을 정도의 재고다. 처방량에 따라 유동적이다. 품절 예정 공지를 했더니 그나마 처방의가 처방하고 있지는 않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구체적으로 환자들이 엔커버액의 '옥수수 맛'을 새로운 맛이 난다고 선호했는데 아쉬워할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놨다.

다른 병원 약제부 C 담당자도 7일 오전 "저희 약 없다."고 운을 떼며 "엔커버가 세 종류인데 이 중 두 종류는 전혀 없고 다른 한 종류도 한 두 팩만 남아 오늘 안에 모두 소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종합병원의 문전약국들도 갖고 있는 재고량은 각기 달랐지만 '품절 상황'으로 "처방이 오면 환자에게 주지만 대체 품목으로 다시 처방받으라고 권유한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D 문전약국장은 "엔커버가 수입품이라 수입이 늦어지면 바로 품절 상황이 생긴다. 작년에도 품절됐다. 현재 한 박스와 낱개 처방때문에 다른 박스를 뜯었는데 그 속에 몇 개 남아있는 정도다. 두 박스가 채 못된다."고 했다.

다른 E 문전약국장도 "이제 낱개 한 두개만 남아 처방 받아오면 다른 약국으로 돌려보낼 예정"이라고 했다.

비교적 처방 건수가 적어 재고가 '많이 모자란' 상태는 아닌 약국도 일부 있었다. F 문전약국장은 "최근에 처방이 한 건 정도만 와 재고가 많은 상태다. 음식물 섭취가 어려운 분에 한해서만 처방을 내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G 문전약국장은 "밀크맛 밖에 없다. 우리 약국도 별로 없는 편"이라며 "여섯 일곱박스 정도 있다. 품절됐다는데 언제 풀릴지 몰라 대체품목 확보를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국내 경장 영양제 ETC 제품은 JW중외제약이 일본 오츠카제약으로부터 수입·판매하는 '엔커버'와 영진약품이 비브라운에게 들여오는 '하모닐란' 단 두 품목.

JW중외제약은 지난 2017년 기존 밀크 맛과 커피 맛에 이어 신제품 '옥수수 맛'을 출시하며 환자들에게 인기를 얻어 처방실적이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종합병원 약제부 B 담당자의 이야기와 같은 맥락이다.

이와 관련해 엔커버가 품절돼 하모닐란에 대한 수요량과 처방실적도 관심을 갖게 된다.

이에 대해 영진약품 관계자는 "수입·판매하는 입장이라 하모닐란의 공급량을 늘릴 수 없다. 공급양도 많은 편이 아니라 공급처에는 계속 공급하지만 엔커버의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이에 처방실적도 큰 변동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고 했다.

특히 음식물 섭취가 어려운 중증 질환의 환자들에게 '엔커버'는 필요한 제품이라 환자 가족들은 하모닐란을 처방받거나 엔커버를 보유한 환자 가족들에게 "나눠달라"는 부탁을 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중증 질환을 앓는 환아 가족들의 커뮤니티에서는 '엔커버'의 품절이 공론화되며 "공유를 부탁한다", "걱정이다", "항의하고 싶다"는 성토가 잇따랐다.

한편, JW중외제약은 오츠카제약의 공급중단 사유와 공급재개 예정 시점을 파악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파악 중이라 설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회사 측은 지난달 15일 엔커버액 취급 병원과 공급업체에 공문을 보내 "오츠카제약의 공급중단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엔커버액 200mL, 400mL를 공급하지 못하게 됐다"며 "제품사용에 불편을 끼쳐 대단히 죄송하다. 빠른 시일 내에 공급이 재개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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