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에 있어야 약이다] ①바이엘코리아 항응고제(NOAC) '자렐토15mg'

치료약을 개발하는 것 뿐만 아니라 환자들에게 제때 안정적으로 약을 공급하는 것 까지가 제약회사의 소명이다. 좋은 약이 있지만 환자의 손에 닿지 않는 약은 무효(無效)다. 의약품 품절 문제가 끊이지 않고 계속된다. 개중에는 늘상 리스트에 올라가 있는 단골약물도 있다. 의사나 약사가 겪는 처방조제 차질도 문제지만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이 핵심 사안이다. 약국에 없는 약은 약이 아니다. 반복되는 품절 문제를 조명한다. <편집자주> 

항응고제(NOAC) '자렐토'(바이엘코리아)는 지난해 누적 456억 원의 원외처방액(유비스트 기준)을 기록했지만 정작 약국가와 도매업계는 공급받기 어려운 품목 중 하나라고 입을 모았다. 부산시약사회 관계자는 "한 달에 1000박스가 필요하면 10박스만 들어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 19일 열린 부산시약업협의회 정기총회에서도 자렐토 15mg 공급 문제가 제기됐다.

행사에 참여했던 부산시약사회 관계자는 "처방조제가 많은 대형약국에는 약이 공급되는데 소형약국들은 약을 공급받기가 쉽지 않다는 의견이 많았고 바이엘에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고 원할한 공급을 요청해야 한다는 주장들이 나왔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단골 환자가 와도 자렐토가 없어서 옆집 약국으로 보내야하고 이러다보니 일부 약국에서는 사재기를 하는 현상도 나타난다는 불만이 잇따랐다"고 덧붙였다. 이어 "아예 '품절'이면 병원에서도 다른 약으로 바꿔 처방할 텐데 이번 경우는 아주 소량만 공급되니 쏠림현상이 더 한 것 같다"고 했다.

이날 협의회에서는 "구체적인 결론이나 해결방안이 나오지 않았다"라며 "찾는 약국들은 굉장히 많으나 원활히 공급되지 않는데 부산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렐토는 부정맥(혈전증)과 폐색전증, 심방세동 등의 적응증을 갖고 있는 항응고제(NOAC)이다. 타 계열의 항응고제가 있긴 하지만 약을 바꿔 처방할 경우 환자마다 이상반응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처방에 주의를 요하는 약물이다. 경기도 김포의 한 약사는 "의료진과 환자는 타 계열의 항응고제로 처방할 때 부작용과 이상반응이 생기지 않을까 조심하는 편"이라고 했다.   

바이엘 관계자는 "독일 레버쿠젠 공장의 보수작업이 진행돼 공급이 지연됐었다"며 "다시 공급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지난 2월부터 정상 공급되고 있다"고 답했다.

회사측의 이같은 설명에도 불구하고 자렐토를 제때 필요한 만큼 공급받지 못하는 약국들은 여전히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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