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에 있어야 약이다] ⑤ GSK(글락소스미스클라인) 진해거담제(급성천식치료제) '벤토린네뷸 2.5ml'

#1. "많이 안 나가니 (도매) 담당자가 몇 개 챙겨준 걸로 한 달이상 버티고 있지만, 소아과 근처 약국이라면 택도 없을 거에요. 많이 불편하죠. 소아과면 '벤토린 네뷸' 더 처방 나올 거에요."

서울 양천구의 A 약국장은 이비인후과 근처에서 약국을 운영하고 있다. 자주 처방하는 품목은 아니라고 말했다. 품절로 인한 불편함에 대해선 소아과 근처 약국에서 근무한 경험을 빌어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2. 시도약사회에서 약국가 현안을 해결·청취하는 B 임원은 소아과 인근에서 약국을 운영 중이다. 천식을 앓는 아이의 엄마들에게 "다른 데 가도 이거 못 구해요"라며 흡입액을 건넸다.

"엄마들은 어쩔 수 없이 흡입액을 가져가죠. 흡입액은 환자가 직접 주사기로 약을 뽑아서, 식염수를 섞어서 사용하니까 불편하다고들 하죠. 회사에서는 5~6월에 풀린다고 하는데..."

이들은 GSK(글락소스미스클라인)의 급성천식치료제(진해거담제) '벤토린 네뷸 2.5ml'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벤토린(성분 살부타몰)'은 '흡입액'과 '네뷸라이저' 그리고 '에보할러'로 세 가지 제형으로 구성됐다. 순간적으로 기도를 확장해 천식 증상이 악화될 때 환자에게 필요한만큼 쓸 수 있는 약제다. 기도 확장 효과로 인해 증상이 심할 때 사용되는 편이다.

B 임원은 "네뷸 앰플의 경우 일회용 포장으로 돼 있어서 이용하기 편리하다"며 "1앰플 당 2.5ml으로 이뤄졌다"고 했다. 

반면 흡입액은 100ml에 살부타몰 성분이 500mg 함유돼, 식염수와 섞어 사용할 때 0.5ml를 희석해 사용해야 한다. 현재는 네뷸 제형이 품절 상태다보니 흡입액으로 대체 처방된다고 B 임원은 말했다.

기침을 하는 아이의 부모들은 벤토린에 대해 다양한 질문들을 '지역 맘카페'에 올렸다. 

"아기에게 필요한 희석액 용량을 모르겠다", "몇 시간 간격을 두고 사용해야 하나", "처방받아야만 쓸 수 있는 약인가."

병·의원와 약국에서 적당한 답변을 받지 못했는지, 맘카페 다른 회원들의 답변을 필요로 하는 듯 했다.

특히 벤토린 네뷸에 대해 지난해 연말부터 "약국에 약이 없다더라"는 글이 맘카페에 속속 올라온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GSK는 지난해 12월 '일시 품절 상태'라며 올 1월 7일부터 공급이 재개될 예정이라는 내용의 공문을 도매상에 보냈다.

이후 1월 9일 GSK는 도매상에 두 번째 공문을 전송했다. "2월 말 경부터 벤토린 네뷸 2.5ml/20의 일시품절이 예상되며, 6월 초 경 공급이 재개될 예정"이라는 내용이었다.

전세계적으로 수요가 급증해 제조처로부터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는 이유를 들었고, 흡입액은 정상공급되니 제품 정보를 참고해 유통해달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타 시도약사회 C 임원은 "데이터베이스를 확인한 결과 '네뷸' 제형으로 벤토린을 대체할 품목은 없다고 본다. 지난 12월부터 품절이 이어왔다"고 했다.

이어 그는 "품절 상태가 5개월 가량 지속됐으니, 지금은 처방의들도 모두 알겠지만 '품절로 인한 약국가의 갈등'은 도매상이 약국에 품절 사실을 통보한 직후 한 달간 극심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B 임원도 이에 대해 "우리 약국은 처방 규모가 커, 도매상이 재고 확보에 협조해줬지만 다른 약국의 고충은 컸다. 환자들도 품절 상태가 지속돼 힘들어했다"며 "소아과 의사도 이를 알아 현재 네뷸 처방은 끊긴 상태"라고 말했다.

다만 서울시내 상급종합병원의 D 약제부장은 "품절 공문을 결재한 바 있으나, 원내 약국의 상황은 품절까지 가지는 않았다"며 "네뷸 제형으로 같은 성분의 품목은 없지만, 다른 계열의 천식치료제가 있으니 처방의들은 타 제제로 대체처방했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하지만 영·유아 천식 환자의 부모와 심한 증상을 보이는 천식 환자들이 대체 처방으로 인한 혼란을 겪은 것은 여러 온라인 웹 사이트의 반응들로 확인됐다.

한편, GSK는 지난 2월 21일 병·의원 약제부 담당자에게 일시 품절 안내 공문을 보냈다. 품목 품절 관련한 공문으로는 세 번째였다.

회사 측은 "2월 25일부터 일시품절이 예상되며, 5월 13일 공급이 재개될 예정이다. 공급부족으로 인한 불편사항에 대해 넓은 양해를 구하며, 벤토린 네뷸의 전세계적 수요 급증으로 인해 제조처로부터 공급이 원활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두 번째 공문의 '6월 초 경 공급 예정'에서 세 번째 공문에서는 '5월 13일'이라는 날짜를 명시했다. 회사 측은 사안이 시급했기 때문에, 글로벌 본사에 요청해 재개 시점을 앞당기게 됐다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수요가 급증했다. 또, 국내에선 의료기관 평가 과정에 있어 흡입액의 관리보다 '네뷸라이저' 제형 처방을 권장한다는 내용이 전달된 바 있다"며 "급변한 사용 행태로 인해 수급이 원활하지 못했던 점에 대해서 양해를 구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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