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에 있어야 약이다] ④ 한화제약 정장제 '람노스'

"람노스 파는 약국 아시는 분 계실까요?
 지금 보유하고 있는 약국이 많지 않다던데…
 아기가 장염이라 필요해서요, 파는 곳 아시면 공유 부탁드려요"

"람노스 파는 곳 어디 있나요?
 병원 밑에 있는 약국은 며칠째 품절이라 안 들어오네요,
 아기 아토피가 람노스 먹고 거의 없어져서 다른 거 먹이고 싶지 않은데…"

전국적으로 '지역 맘카페'에 이와 같은 글이 게재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2월.

특히 일부 '맘카페' 회원들은 올해 1월부터 이달 초까지 "람노스가 생산 중단돼 약국에서 팔지 않고 있다. 아이에게 꼭 먹여야 하는데 판매 약국을 알려달라"는 내용의 글을 올리며, 다른 회원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게시글 하단에는 "병원에서 수급이 원활히 되지 않아 몇 달 걸린다고 들었다", "다른 유산균을 처방받아야 한다", "○○약국에 일부 남아있다고 들었다. 연락해보고 가봐라", "필요하다면 나눠주겠다"는 회원들의 댓글이 이어졌다.

서울 강남구에서 약국을 운영 중인 A 약국장은 "재고가 없는 것을 알자 아이 엄마들이 볼멘소리를 내기도 한다. 그러면서 병·의원에 전화를 걸어 재고 약이 없는 것을 왜 처방했냐고 '컴플레인'하는 상황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A 약국장은 "이후 병·의원에서 우리 약국에 재고가 있느냐고 물으면, 없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이 일이 7개월가량 지속됐다"고 덧붙였다.

맘카페 회원들과 일선 개국약사들이 분주하게 찾는 제품은 한화제약의 유산균 정장제(프로바이오틱스) 람노스. 람노스과립과 람노스 캡슐 250mg·500mg이 현재 수급이 불안정한 상태다.

(왼쪽부터) 한화제약 정장제 람노스과립 · 람노스캡슐

한화제약 측은 람노스의 유산균종이 프랑스 전문 제조사 Biose(바이오세)가 갖고 있는 공법으로 제조된 락토바실루스 람노수스 제제의 일반의약품 유산균 정장제라고 소개한 바 있다. 함유 성분이 유익균(몸에 이로운 활동을 하는 유산균)의 성장을 도와 변비, 설사에 도움을 주고 염증성 유발물질을 생성하지 않게 해 아토피 증상개선에도 효과가 있다고 했다. 

이에 아토피 피부염이나 알러지를 앓거나, 장기간 설사를 하는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은 소아청소년과, 피부과 등을 방문해 람노스과립 처방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약국장은 "유산균제제로 아토피, 장염 치료에 널리 쓰이고 있었다. 다만, 직접적인 대체 품목이 없는데 일부 소아과는 균종이 다른 '비오플'을 처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3차 병원에서는 람노스 처방이 재개돼 문전약국들이 재고 확보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고 덧붙였다.

실제 삼성서울병원 문전약국을 운영 중인 B 약국장은 히트뉴스와 통화에서 "삼성서울병원에서 처방이 계속 나오는 것은 사실"이라며 "재고는 있다. 틈틈이 도매상에서 구해 재고를 확보해놓고 있지만, 공급량이 적어 사실상 품절 중"이라고 했다.

히트뉴스는 삼성서울병원 2km 이내에 위치한 32곳의 약국에 람노스과립 재고 보유 여부를 문의했다. 그 결과, 도보 10분 거리인 약 600m 이내 16곳의 약국 중 12곳은 "재고가 있다"고 답했고, 4곳은 "없다"고 했다.

특히 일부 약국은 "재고가 조금 남았다, 아주 적은 양만 있는데 필요하다면 추가 주문을 해보겠다"는 의견이었다. 반면, 600m 이외 2km 이내 약국 16곳 중 13곳은 "재고가 없다", 3곳은 "재고가 있다"고 답해 삼성서울병원과 인접 거리에 따른 람노스 재고 확보 상황을 관측할 수 있었다.

이에 대해 A 약국장은 "문전약국들은 재고 상황이 비교적 양호할 수 있다고 해도, 모든 환자가 그곳에서 조제받는 건 아니라고 본다"며 "병원과 비교적 거리가 있는 약국을 방문할 수도 있는데, 재고가 없어 문전약국으로 가달라는 양해를 구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서울병원 약제부에서 근무하는 C 약사는 "원내에서는 람노스는 처방이 가능한 형태로 돼 있다. 다만, 원내·외약국에서 처방되는 품목은 원외약국에서 품절 사실을 알려줘야 파악하는 실정"이라며 "확보한 재고가 없는데 처방이 된다는 의견이 있어야만 우리도 알게 된다"고 했다.

C 약사는 수급 불안정 의약품에 대한 정보 공유가 원활하지 않아 원외약국의 재고 확보 상황 파악과 약품코드 잠금 여부 결정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문전약국과 통화한 결과, 재고를 많이 확보한 약국이 있고 이외 나머지 약국은 조금씩 소량으로 보유 중인 것은 파악됐다. 제약사 측이 약국에 원활한 양을 공급할 수 없는 상황으로 본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C 약사는 "회사에도 전화해보니 '발주를 하면 공급할 수는 있다. 5월 달부터는 수급 불안정이 해소될 전망'이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화제약 측은 "해외 원료공급사의 원료공급 정상화가 지연되고 있는 상태며, 정상화 예정시기는 이달 말에서 내달 초로 예상하고 있다. 공급이 정상화된 상태가 아니어서 적은 물량이 공급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약국가 정상공급 시점은 내달 초중순으로 예상된다"며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정상화시키려고 노력 중이나, 원료공급을 받아야 생산가능한 상태로 원료공급이 지연된다면 지금 이야기한 예정 시점이 더 늦어질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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