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에 있어야 약이다] ⑥ 한국아스트라제네카 이비과용제(나잘스프레이) 옴나리스

'알레르기 비염'을 계절성 질환이라고 통칭할 수는 없지만, 환절기에 환자가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코에 뿌리는 비염 치료제 '나잘 스프레이'의 처방도 빈번한 편.

그러나 지난 달, 일부 약국가는 특정 회사의 나잘 스프레이가 품귀 현상을 겪자 남모를 속앓이에 빠졌다.

대구지역 대학병원의 문전약국을 운영 중인 A 약국장은 최근 '옴나리스나잘스프레이(성분명 미분화 시클레소니드, 이하 옴나리스)'를 처방받은 환자들을 병원으로 돌려보냈다. 

A 약국장은 "재고를 보유한 약국으로 가야 한다고 돌려보냈지만, 이제 근처 약국들의 재고가 모두 동이 나 환자를 병원으로 보내고 있다"며 "완전히 소진됐는데 처방이 계속 나오니 '이 주변에 다 없어요. 병원에서 환자분 처방 변경을 해드려야 할 것 같아요'라고 말한다"고 강조했다.

신촌 세브란스병원 문전약국을 하는 B 약국장도 "나잘스프레이는 다른 품목으로 대체 조제할 수 없는데, '옴나리스'는 벌써 두 달 넘도록 품절이다. 의사들은 품절 사실을 모르는지 계속 처방만 이어간다"고 지적했다.

ETC 나잘스프레이 오리지널 제품은 MSD '나조넥스', GSK '아바미스', AZ '옴나리스' 등이 있다. 이 중, 옴나리스를 만들고 개발해 온 곳은 다케다제약이지만 이를 판매한 업체는 10여년간 3번 바뀌었다. 

첫 번째 파트너인 한독은 2009년 품목허가, 2010년 출시에 나섰다. 계약 종료 후 제일약품이 2014년부터 판매를 시작했고 1년이 지날 무렵, 다케다제약과 아스트라제네카는 호흡기 품목을 인수·합병했다. 아스트라제네카가 다케다의 호흡기 치료제 판매권을 사들인 것. 

아울러 나잘스프레이 등 외용제는 품질과 마케팅 방향에 대해 처방의의 선호도가 뚜렷해 꼭 '그 제품'을 찾는 경우가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동작구의 C 약사는 "4층에 있는 이비인후과 처방의가 주로 한 종류의 나잘 스프레이를 처방한다"고 했다. 다만, C 약사는 "의사가 처방을 하는데 해당 품목을 약국이 구하기 어렵다는 사실까지 이해하면서 처방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하며 "2개 정도 옴나리스를 재고로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수도권 상급종합병원 원내약국에서도 옴나리스나잘스프레이에 대한 처방은 중단 된 것으로 나타났다. 당분간 공급되지 않을 것을 안 원내약국들이 처방을 잠근 것.

한 병원 약제부 D 담당자는 "지난 17일부로 처방을 잠궜다. 처방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처방할 수 없어서다"고 했다. 

다른 병원 약제부 E 담당자는 "지난 달 처방을 중단했다. 환절기라 나잘 스프레이 처방이 빈번했을텐데 의료진이 타 품목을 유동적으로 처방했을 것이다. 현재 나조넥스, 아바믹스 등은 보유 중"이라고 밝혔다. 세브란스병원 문전약국 B 약국장도 "현재는 처방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 세브란스병원에서 처방 중단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했다.

부산의 한 도매업체 관계자는 "품절됐을 당시에는 문의가 빗발쳤다. 약국은 '병원에서 왜 처방을 막지 않느냐'고 묻거나 '약을 구해달라'"고 했다. 제약사가 품절을 통보한 후, 추가 재고를 구하기엔 어려웠고 병원에는 처방을 잠근 것으로 본다고 했다.

수도권 상급종합병원 문전약국에서 재고관리 업무를 맡은 F 약사는 "우리는 재고가 있다. 공문 확인 전 예고를 듣고 이곳저곳에서 구해왔고, 이후에도 확보에 주력했다"며 "근처에서 제일 큰 약국이니 어느 정도 구했지만, 주위 약국에는 재고가 드문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대구의 A 약국장은 "대학병원 처방의는 실상을 모르는 것 같다. 본인에게 익숙한 품목만 계속 처방한다. 특히 옴나리스 처방이 나오면 이제 그냥 돌려보낼 뿐"이라며 "품절될 것이라는 사실은 공문을 받기 전 올 초, 소문이 돌았다. 인근 약국에 문의하며 재고를 구해둔 약국 것을 빌려 쓰다가 현재 다른 약국도 모두 동난 것으로 안다. 아무 데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 약국장은 "여러 약국이 원내 약국에 이 사실을 알렸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다른 약국 보내라'였다"며 "환자에게는 결국 인근 약국도 재고가 소진됐으니 병원에 돌아가 처방을 변경해달라고 말한다"고 했다.

이 말을 들은 환자들은 "왜 없는 약을 처방하느냐, 문전약국에서 이런 약도 준비를 못 하느냐"는 항의가 이어졌다는 것이 A 약국장의 설명.

그는 "이 경우 병원에서 실상을 모르고 처방하는데 우리는 구할 수 없다. 못 구하는 상황임을 알린다"며 "언제 약이 올지도 알리지 않는다. 혹시나 입고가 지연되거나 향후를 어떻게 전망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옴나리스를 수입·판매해 온 아스트라제네카 측은 지난 2월 14일 "아스트라제네카 본사의 수급 불균형 및 패키지 이슈로 인한 생산지연으로 부득이 품절이 됐다"며 "본사로부터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점을 사과한다. 품절해제는 6월 중순 이뤄질 것"이라는 공문을 배포했다.

또, 아스트라제네카 관계자는 "판매권을 매입해왔지만 제조는 다케다제약 측이 담당하고 있어 품절 원인 중 '패키지 이슈'는 저희도 통지를 받은 입장으로, 정확한 파악이 어려웠다"고 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아스트라제네카는 유통·판매를 하고, 제조는 다케다제약에서 하는 품목이나 판매자로서 최대한 빠르게 수급 정상화될 수 있도록 일조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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