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천하 아세트아미노펜…약국·제약 "이건 아니잖아"
이틀천하 아세트아미노펜…약국·제약 "이건 아니잖아"
  • 강승지 기자
  • 승인 2020.03.24 06: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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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 20일, 타이레놀 따라 약국 주문 늘어… 업체 "생산 더할까" 고민
WHO, 이틀만에 철회… "코19 관련 정보 혼란… 전문가 상담이 답"

지난 달부터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될 때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타이레놀을 복용하라는 정보가 연이어 확산되면서 '연질캡슐', '시럽' 등 다른 제형의 아세트아미노펜 제제도 덩달아 관심을 받았다. 관심은 오래가지 못 했다.

공론화는 두 번 이뤄졌는데, 모두 번복됐다. 약국 약장의 아세트아미노펜 제제도 두번 들썩였다.

앞선 사례는 S의대 단톡방에서 비롯됐다는 소문과 함께 "코로나19 감염 이후 병원에 못 간다, 타이레놀 등 상비약을 구비하는 게 좋다"는 등 그저 상식적인 이야기였다. 

반면 이후 사례는 17일(현지시각)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불거졌다. "코로나19 의심 시 이부프로펜 쓰지 마라. 타이레놀 등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해열진통제를 복용하라"는 것으로 이로인해 타이레놀을 지명구매 소비자들이 꽤 있었다는 게 약국들의 설명.

소비자들이 타이레놀을 문의하니 일부 약국들은 동일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연질캡슐, 시럽 등 타 제형 제품도 입고하려 했다. 거래 업체 영업사원과 '주문' 여부를 두고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주문량 증가를 체감한 일부 업체들 가운데서는 수십 만 캅셀 규모로 생산을 늘리기로 한 곳도 있었다.

그러나 WHO는 이틀 만에 "이부프로펜 쓰지말라"고 권고한 것을 철회했다.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FDA, EMA의 지적도 있었던데다 국내 보건당국도 "추가연구 해야 할 사안"이라며 WHO의 권고에 동의하지 않았다.

WHO가 꼬리를 내리자 지난 23일부터 아세트아미노펜 제제에 대한 소비자 문의와 약국의 주문은 크게 줄어 흐지부지 됐다. 코로나19가 확산되니 정보에 민감해질 수 밖에 없었다는 게 소비자와 약국 모두의 반응이다. 전형적인 인포데믹(Infodemic) 현상이다.

부산의 A 약사는 "젊은이들일수록 사이토카인 폭풍 가능성이 더 높다는 등 코로나19와 관련한 정보들이 유통되면서 소비자와 약사 모두 상비약을 고를 때도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며 "WHO의 타이레놀 권고 이후 지명구매 소비자가 부쩍 늘긴 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타이레놀 지명구매자는 연질캡슐 등 타 제형 제품으로 바꾸지 않았고, 단순히 목이 부은 환자에게 연질캡슐을 골라주게 됐다"며 "알고보니 사실이 아니었더라도 진통제를 권하는 데 한번 더 생각해볼 계기는 됐다"고 했다.

경기의 B 약사도 "지난주 타이레놀 문의가 빗발쳤지만 WHO가 이부프로펜 복용 자제 권고를 이틀만에 뒤집어 타이레놀 문의도 줄었다"고 했다.

정제 타이레놀에 맞서 연질캡슐형 액상 진통제를 선보인 국내 제약사들도 때 아닌 관심을 받았지만 이틀만에 '행복한 꿈'에서 깨어났다.

그간 연질캡슐은 정제보다 체내흡수율이 높아 치료효과가 빠르고 속 쓰림을 비롯한 위장 관련 부작용도 적은 게 특징이라 지난해부터 업체들이 전략적으로 푸시를 했다.

존슨앤존슨 컨슈머의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해열,진통,소염제 '타이레놀'
존슨앤존슨 컨슈머의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해열,진통,소염제 '타이레놀'

이 제품을 갖고 있다는 제약회사 영업사원은 "미거래 약국 등 수많은 곳에서 주문 문의가 왔고 15만 캅셀을 추가 생산하기로 했었다"며 "WHO가 입장을 번복해 없던 일이 돼버린 건 아쉽게 됐다"고 했다.

보유 업체들은 모두 '타이레놀' 때문에 "주문과 문의량이 늘어났지만 결론적으로 눈에 띈 변화는 없게 돼버렸다"고 아쉬워했다.

결국 약국도, 업체도 모두 근거 불명확한 정보 확산에 잠깐 아세트아미노펜 제제에 관심을 둔 이틀이었다.

서울의 C 약사는 "코로나19로 인해 불안감을 조성하는 정보와 그럴듯해보이는 논리에 국민과 약국 모두 신경쓸 수 밖에 없다"며 "네가 사니, 나도 사는 심리가 더는 조장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타이레놀을 시판하는 한국 존슨앤존슨 관계자도 "타이레놀의 대한 대중의 관심을 파악하게 됐다. 환자의 적합한 치료옵션(치료제)은 의료전문가와 상의해야 하는 게 기본"이라며 올바른 정보가 확산돼 적합한 치료제가 전달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회사 차원에선 소비자가 의약사와 상의해 본인에 맞는 치료 옵션을 찾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며 "해열 진통제 대표 브랜드인 만큼, 관심에 부응하려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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