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직접 체험하는 CSR|
한독의약박물관과 인간문화재 지킴이 '온택트' 참여마당

르네상스가 꽃을 피울 수 있었던 데는 '메디치 가문'의 덕이 크다는 이야기가 있다. 메디치 가문의 경제적 지원이 있었기에 르네상스의 문화가 꽃피울 수 있었다는 것이다.

메디치 가문은 자신들의 '부'를 사회에 좀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쓰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문화 부흥'을 위한 경제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 활동의 중심에는 당시 문화적 조예가 깊은 코지모 데 메디치가 있다.

국내 제약기업에도 메디치 가문의 코지모처럼 전통문화 지킴이로 나선 이가 있다. 故 김신권 한독 명예회장이다.

제약기업의 사회공헌(CSR) 활동은 보통 환자들에게 직접 도움을 주거나, 질환 인식 개선 캠페인이 대부분이지만, 한독은 십수년동안 전통문화 알리기에 앞장서고 있다.

그 시작은 故 김신권 한독 회장이 사업을 위해 독일과 한국을 오가며, 수집한 의약 관련 유물이다. 그의 남다른 문화재 사랑으로 시작된 유물 수집은 이후 1964년 '한독의약박물관'으로 설립됐다. 이곳은 국내 최초로 기업이 주도로 세운 박물관이다.

한독의약박물관 전경[출처=한독]
한독의약박물관 전경[출처=한독]

최초로 시작한 기업 박물관인만큼 유서깊은 문화재가 다양하다. 보물 제 646호 '청자상감약국명합'을 포함해 보물 6점과 충청북도 지정문화재 2점 등 총 2만여 점의 동서양 의약 유물이 소장돼 있다. 뿐만 아니라 박물관 역시 시대의 변화를 반영해 다양한 현대예술품을 전시하는 '생명갤러리'가 별도로 마련돼 있다.

올해 생명갤러리에는 9월 29일까지 팝아티스트 호진과 'Thinkobjet 생명' 기획전을 개최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팝아티스트 호진이 지난 10년 동안 펼쳐오고 있는 Thinkobjet 연작을 한 자리에 모았다. 신작 8점을 포함해 동심 시리즈, Creative Vitamin, 상상, 당신 생각 시리즈 등 총 44점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또 작가가 대중에게 처음으로 공개하는 '모빌 형태의 설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작가는 마치 살아있는 듯 움직이는 모빌을 통해 생명과 생각의 역동성을 표현했다. 이처럼 한독의약박물관은 시대의 흐름에 맞춰 전통문화재 뿐만 아니라 팝아트, 견학 프로그램, 소화제 만들기 등 새로운 모습으로 변모해 나가고 있다.

Thinkobjec 생명 전시회가 오는 9월 29일까지 한독의약박물관에서 개최된다.[출처=한독]
Thinkobjec 생명 전시회가 오는 9월 29일까지 한독의약박물관에서 개최된다.[출처=한독]

세상은 새롭게 변하지만, 우리가 지켜야 할 고유의 문화도 있다.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한독의약박물관의 모습은 점점 변하고 있지만, 또 다른 한편에서는 '인간문화재 지킴이'를 통해 소외된 전통문화의 명맥을 유지하려는 한독의 노력도 있다.

회사는 2009년부터 문화재청과 함께 인간문화재 건강을 살펴드리기 위해 종합건강검진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전국 인간문화재 지킴이 협력병원 11곳과 연계해 만 50~80세 의료급여수급을 받고 있는 인간문화재들에게 종합검진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인간문화재에게 우리 전통문화를 직접 배워볼 수 있는 '인간문화재 지킴이 온택트 참여마당'을 진행한다. 이 프로그램은 우리 전통문화의 가치와 소중함을 알리기 위해 한독이 2012년부터 꾸준히 진행해 온 사회공헌활동이다.

특히, 올해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온라인에서 전통문화를 배우고 체험할 수 있도록 마련했다. 7월 27일부터 한달 동안 여가 액티비티 플랫폼 프립에서 운영되며, 할인된 가격으로 참여할 수 있다. 전통음식 만들기 참가비는 전액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정길자 선생의 '약식고 오미자 화채'(왼쪽)와 김혜순 선생의 '전통 매듭 인테리어 소품'
정길자 선생의 '약식고 오미자 화채'(왼쪽)와 김혜순 선생의 '전통 매듭 인테리어 소품'

이번 '인간문화재 지킴이 온택트 참여마당'에는 국가무형문화재 제22호 매듭장 보유자 '김혜순 선생'과 국가무형문화재 제38호 조선왕조 궁중음식(궁중병과) 기능 보유자 '정길자 선생'이 동참했다.

참가자들은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전통 매듭 인테리어 소품' 만들기와 왕실에서 즐겨먹은 '약식과 오미자 화채' 레시피를 배우고 그 속에 담긴 재미있는 전통문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전통 매듭 만들기는 한정 수량으로 진행되며, 참가자들에게는 김혜순 선생이 직접 제작한 도안과 매듭이 포함된 키트가 제공된다. 전통음식 만들기는 참가자 수에 제한이 없고, 주변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로 궁중음식을 만들어 볼 수 있도록 구성돼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다. 또 정길자 선생의 특별 레시피 두 가지도 함께 공개된다.

한독 측은 이처럼 다채롭게 전통문화 저변을 넓히기 위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친 이유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우리의 무형 문화 보호를 위해 인간문화재들의 건강을 위한 검진을 시작했고, 이 활동이 지속적으로 이어지면서 인간문화재들과 자연스레 좋은 관계가 형성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인간문화재들의 건강을 비롯해 우리 전통문화를 알리는 부분에서 활동을 확장할 필요를 느끼고, 참여마당, 나눔공연 등도 시작하게 됐습니다.”

 

유물 수집으로 시작된 한독의약박물관이 팝아트 등 현대미술과 접점을 만들고, 우리가 지켜야할 고유 문화유산을 묵묵히 뒤에서 지키고 있는 한독. 이들의 활동을 보고 있자니, 한국의 '메디치 가문'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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