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하얀 거짓말이 만들어 낸 '나비'
엄마의 하얀 거짓말이 만들어 낸 '나비'
  • 홍숙
  • 승인 2020.02.12 06:0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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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숙기자가 직접 체험하는 CSR|
한국유씨비제약, 뇌전증 인식개선 단편영화 '거짓말'

엄마: 번쩍번쩍. 나비를 봤구나. 요즘 나비 보기 진짜 힘든데. 어떤 나비 였어?

아들(규민): 하얗고 아주 작은 나비들 이었던 것 같아.

엄마: 나비 예뻤어? 엄마한테 그려서 보여 줄 수 있어?

규민(주인공)의 엄마는 거짓말쟁이 입니다. 아침에 빨리 깨우기 위해 시간을 속이고, 어린 시절 세뱃돈을 맡기면 이자(?)가 생긴다는 거짓말을 아무렇지 않게 합니다. 여기까진 여느 엄마와 그리 달라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주인공의 엄마는 남들과 다른 하얀 거짓말 하나를 더 해야 했습니다. 뇌전증을 앓고 있는 규민에게 엄마는 '나비'를 보았냐고 묻습니다.

엄마: 규민이 또 나비 봤어? 어떻게 생겼어? 우리 나비 그릴까?

아들: 엄마의 거짓말 때문인지 몰라도, 나는 정말로 나비를 본 것만 같았습니다. 약물 치료를 받으면서 점점 나비를 보는 일이 줄어갔습니다.

엄마는 뇌전증을 앓고 있는 아들 앞에서 슬픈 모습을 보이지 않습니다. 대신 아들이 쓰러지기 직전 번쩍하는 모습이 '나비'라는 하얀 거짓말을 하며 아들과 함께 나비를 그립니다. 어쩌면 규민의 엄마는 사회 속 다른 사람들도 뇌전증 환우를 우리에겐 보이진 않는 나비를 보는 정도의 시선으로 바라봐 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그런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유씨비제약이 뇌전증 질환인식개선을 위해 제작한 CSR 단편 영화 ‘거짓말’ 중

6일 공개된 한국유씨비제약의 질환인식 개선 단편 영화 '거짓말'은 취업 면접을 보게 된 뇌전증 환자가 가족의 배려와 지지를 바탕으로 사회적 편견을 극복해나가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영화는 주인공의 성장과정과 면접에 임하는 모습을 담담히 보여주면서 주변의 배려만 있다면 뇌전증이 얼마든지 극복 가능한 질환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영화 제작을 담당했던 김동하 감독은 보도자료를 통해 "영화 속에서 어머니가 발작으로 인해 아주 짧게 기억이 소실된다는 것을 아들에게 알려주지 않고 그저 '나비'가 보일 뿐이라고 선의의 거짓말을 하는데, 이러한 사소한 배려가 뇌전증 극복의 시작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고 기획의도를 설명했습니다.

다른 질환 캠페인 영상과 달리 이 영상에는 유병 인구, 질환 특성 등이 등장하지 않습니다. 대신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자(母子)의 이야기를 통해 뇌전증 환자가 우리와 그리 다르지 않은 삶을 산다고 말합니다. 콘텐츠 말미에 엄마는 주인공에게 이런 말을 던집니다.

"니가 발작하는 시간  다 합해도 한 시간도 안 돼. 그 한 시간도 안되는 시간 때문에 니가 얼마나 열심히 살았는지 엄마가 잘 알고 있어."

이번 영상 콘텐츠를 기획한 김대영 한국유씨비제약 페이션트어페어(patient affair) 차장은 콘텐츠 기획 의도에 대해 히트뉴스에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뇌전증 환자의 65-70%가 정기적인 약물치료 통해 발작을 멈출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사회적 낙인으로 사회에 배척당하는 경우가 많죠. 질환명 역시 간질에서 뇌전증으로 바뀐지 5년이 넘었지만 아직 질환 인식은 부족한 실정입니다. 환자나 보호자 모두 질환 공개를 꺼리는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죠.

이번 콘텐츠 기획을 통해 뇌전증 환자도 우리와 다르지 않은 삶을 영위하고 있다는 것을 전하고 싶었어요. 20-30대 청년들이 공감할 만한 취업 인터뷰를 통해 대중들에게 뇌전증 환자들에 대한 질문을 던져보고 싶었습니다.”

*뇌전증이란?

뇌전증은 발작을 초래할 수 있는 원인 인자가 없음에도 발작이 반복적으로 발생해 만성화된 질환이다. 흔히 팔다리가 뒤틀리는 심한 경련과 발작을 떠올리지만, 실제로 뇌전증으로 인한 발작 증세는 주변에서 인지할 수 없을 정도의 경미한 눈꺼풀 떨림이나 초점이 없는 눈으로 손을 휘젓는 행동에서 그치는 경우도 흔하다.

대한뇌전증학회에 따르면, 국내 뇌전증 환자 수는 지난해 기준 36만명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환자들의 약 70%는 정상적인 삶을 유지할 수 있다. 나머지 약 30%의 환자는 약물 치료에 불응하는 약물 난치성 환자로 분류되어 산정특례 및 장애인 등록 등의 사회 보장조치가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뇌전증 환자들은 약물 치료나 사전 대비를 통해 충분히 조절하고 대응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환자들이 취업, 사회생활 전반에서 받는 차별과 기회 제한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낮은 삶의 질을 경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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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범 2020-02-12 09:34:30
기자님 기사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 뇌전증에 대한 시선이 배척이 아닌 배려로 바뀌길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