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메디톡스와 태평양제약(에스트라)은 20년 파트너
재생의학기반 파마리서치, 태평양+메디톡스 DNA 받아

주력 제품 메디톡신의 허가 취소 위기 등으로 국내 보툴리눔톡신 시장 재편이 예상되는 가운데, 과거 메디톡스와 '인연'을 맺었던 업체들의 행보도 새삼스레 주목받는다. 

메디톡스와 직간접 인연의 주인공은 아모레퍼시픽 자회사 에스트라와 파마리서치프로덕트 자회사 파마리서치바이오다. 

에스트라는 의약품(상품)으로 메디톡신만 남기고 모두 매각한 경우며, 파마리서치에는 메디톡신 영업·마케팅 경험이 있는 인물들이 경영자문부터 실무에 두루 포진해 있다.

 

벤처였던 메디톡스, 도와준 태평양제약… "의약품 사업 접어"
2012년 공동판매… "계약기간은 남았다, 명령 따라 판매 중단"

"외국제품만 있던 보툴리눔독소 시장을 겨냥, 국산제품으로 대체하자"는 목표를 세운 아모레퍼시픽 자회사  '구 태평양제약, 현 에스트라'는 바이오벤처였던 메디톡스와 제품화를 위한 연구개발 및 독점 판매 계약을 2001년 체결, 2006년 제품을 발매했다.

메디톡스와 태평양
2012년 메디톡스와 태평양제약의 '메디톡신주' 공동판매 계약 체결 (사진출처=당시 보도자료)
(왼쪽부터) 안원준 당시 태평양제약 사장,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

과거 태평양제약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메디톡스는 메디톡신 개발을 위한 연구 및 기반 기술을 제공했고, 태평양제약은 자금과 공장운영에 대한 Know-How를 제공, 제품화에 성공했다.

발매 당시 태평양제약은 8년간 메디톡신 독점 판매권을 가졌고, 2012년 양사는 국내피부 미용·성형 시장에서 공동판매를 진행하기로 했다. 태평양제약은 국내 판권기간을 연장했다.

그러나 이듬해 태평양제약 모회사인 아모레퍼시픽은 태평약제약의 제약 사업부문을 한독에 매각했다. 2015년에는 전통 제약사업에서 벗어나 '메디컬 뷰티' 사업에 주력한다는 의미로 태평양제약 사명을 '에스트라'로 변경했다.

태평양제약은 지난 2015년 3월 '에스트라'로 사명을 바꿨다.
당시 사명 비전 선포식 (사진출처=아모레퍼시픽 웹 사이트)

매각 직전이던 2013년 1254억 원이던 에스트라 매출은 수년 간 1000억 원 안팎을 맴돌다 지난해 1111억 원으로 소폭 반등했다. 화장품 공급을 기존 병의원에서 H&B 스토어로 넓힌 데 따른 것으로 전해진다.

2018년 필러 사업은 파마리서치에, 2019년 가슴보형물 제품군은 유영제약에 잇따라 매각하며 '병·의원 화장품' 사업만 집중한 에스트라는 '메디톡신' 한 품목만 의약품(상품)으로 남겨놨다. 지난해 개별 기준 매출액은 1111억 원, 영업이익은 68억 원, 당기순이익은 55억 원이었다. 전년 대비 각각 11.0%, 655.3%, 55.6%씩 증가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메디톡신을 공동판매했다. 계약기간은 남은 상태"라며 "계약 규모, 기간은 양사 협의에 따라 밝힐 수 없다. 최근 식약처의 판매중단 명령으로 에스트라도 메디톡신 판매 중단했다"고 했다.

메디톡신이 허가 취소될 경우 에스트라는 판매 할 의약품이 전혀 없다. 사실상 '사업 철수'와 다름없다.

 

보툴리눔 톡신 · 필러 등 에스테틱 사업 키우는 파마리서치
에스트라(태평양제약) 출신 대거 영입… 영업력 승부

지난 2016년 파마리서치프로덕트
대표이사에 취임한 안원준 현 고문
(사진 오른쪽, 정상수
파마리서치프로덕트 회장)

'재생의학 기반'을 모토로 삼는 파마리서치프로덕트는 의료기기 '리쥬란', 코스메틱 '리쥬란힐러', 필러, 보툴리눔 톡신 제제 등 '토탈 에스테틱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016년 파마리서치는 태평양제약 사장을 지낸 안원준 대표를 영입해 이들 포트폴리오를 키웠다. 안 대표는 태평양제약 마케팅본부 상무로 메디톡신 발매를 맡았고, 이후 사장으로 2012년 메디톡신 공동판매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안 대표는 서울대 약대 출신으로 1982년 종근당에서 출발, 2002년 한국 BMS를 거쳐 태평양제약 마케팅본부 상무, 2010년 태평양제약 대표로 제약사업부가 한독으로 인수될 때까지 역임하는 등 30년 넘게 제약산업에 종사한 '제약 통'이다. 파마리서치프로덕트가 지난달부터 전문경영인 체제를 가동하면서 각종 위기 관리와 매출 증대에 기여한 안 대표는 고문으로 자리를 옮겼다. 

파마리서치프로덕트는 매년 보툴리눔 톡신, 필러 등 사업 확장을 위한 인수에 나섰다. 2017년 1월 바이오씨앤디를 인수, '파마리서치바이오'로 사명을 변경했다. 현재 보툴리눔톡신 전문 자회사로 운영 중이다.

지난해 3월 보툴리눔 톡신 '리엔톡스주' 수출용 허가를 받았고 그해 10월 LG화학과 중국 공급 및 독점판매권을 부여하는 라이선스 아웃 계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LG화학은 파마리서치바이오 리엔톡스주의 중국 내 임상시험 실시와 허가, 현지 판매를 맡는다. 한국에서는 두 회사가 공동 판매할 예정이다.

지난해 3월 파마리서치프로덕트의 보툴리눔톡신 전문 자회사 파마리서치바이오가
'리엔톡스'의 해외 수출용 품목허가 이후, 수출 개시를 기념하고 있다. (사진제공=파마리서치)

파마리서치바이오는 보툴리눔톡신 사업에 속도를 내 글로벌 임상 3상에 돌입, 2021년 시판허가 획득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2018년 에스트라 필러 사업부 '클리비엘'을 55억 원에 인수하며 메디톡신 영업 경험이 있는 에스트라 직원 20명 가량을 영입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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