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젠바이오텍 필두로 출시… 매주 1만4000여개 · 40만 명분 생산
질본에 64품목 긴급사용승인 신청… 식약처, 임상시험 속히 진행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진단·검사 건수가 13만 여건을 넘어서자 일각에선 진단시약이 부족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별문제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진단시약 수요도 급증해 공급 부족을 우려한 정부가 잇따라 국내 업체에게 긴급사용 승인 조치를 통해 생산 독려에 나섰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한 업체는 42개사로 64품목에 달한다. 질병관리본부에서 임상 회의 중인 제품부터 제출 자료를 보완해야 하는 제품까지 검토 단계는 다양하다.

식약처와 질병관리본부는 2주에 3건씩 임상시험을 진행하며 현장에 적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긴급사용 승인제도란 긴급히 진단시약이 필요하거나 국내에 허가제품이 없는 경우, 질병관리본부장이 요청한 진단시약을 식약처장이 승인해 한시적으로 제조·판매·사용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현재 코로나 진단 검사를 할 때는 '진단키트'와 이 키트를 가지고 진단할 '시약(진단시약)'이 필요하다. 코로나19 의심환자의 검체(침)에서 유전정보가 담긴 핵산을 추출하고서 이를 증폭해 진단하는 2단계를 거치는 것. 따라서 환자 검체에서 핵산을 분리, 추출할 시약이 필요하다.

지난 1월 질병관리본부 감염병진단관리과는 이와 관련한 긴급사용 승인에 대한 공고를 냈다. 대상은 코로나19 실시간 역전사중합효소연쇄반응법(Real Time RT PCR) 시약. 모두 분자진단 방식이다. 하루 이상 걸리던 기존 검사보다 신속히 할 수 있다. 당시 기준은 ▷제조·공급이 가능한 수준으로 개발된 제품 ▷일정 수준의 유효성, 안전성을 입증할 수 있는 제품이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긴급사용승인을 받은 '코로나 진단시약' 업체/진단 키트명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긴급사용승인을 받은 '코로나 진단시약' 업체/진단 키트명

현재까지 코젠바이오텍, 씨젠, 솔젠트, SD바이오센서 등 4개사의 유전자 진단시약 4품목이 긴급사용 승인을 받았다.

지난달 4일 국내에서 가장 먼저 사용 승인을 받은 진단키트는 코젠바이오텍이 개발한 '파워체크(PowerCheck)'다. 주당 최대 1만 개를 공급할 수 있는데 총 50만 회 테스트가 가능한 수준이다. 1인당 평균 2번 검사하기 때문에 매주 25만명을 진단할 수 있다. 검사 시간은 6시간 이내다.

두 번째로 지난달 12일 승인을 받은 씨젠의 '올플렉스'는 매주 최대 1000개를 공급한다. 회사 측에 따르면 개발에 2주, 긴급사용 승인을 획득하는 데는 일주일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공개된 코로나 유전자 염기서열로 진단시약 설계를 빠르게 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 따른다. 

총 2만5000여명에서 3만명 가량을 진단할 수 있고 특이 유전자를 모두 검출할 수 있어 검사의 정확도가 높은 편. 검사 시간은 4시간 이내다.

지난달 27일에는 솔젠트의 '디아플렉스Q 노블 코로나바이러스' 키트와 SD바이오센서의 '스탠다드 M 코비드19 리얼타임' 키트가 사용승인을 받아 각 지역 검사기관으로 공급 중이다.

솔젠트의 키트도 매주 1000개를 공급한다. 샘플 채취 후 분석까지 2시간 내에 가능한데 키트 1개당 100회의 테스트가 가능하다. 매주 5만명의 검사가 가능한 셈. SD바이오센서의 키트도 진단 결과를 2시간 내에 확인할 수 있다. 매주 10만 명에 이르는 유증상자의 진단이 가능하다. 매주 2000개를 공급할 것으로 추정된다.

질본이 긴급사용 승인 대상으로 지정한 'RT-qPCR' 외에 단백질 항원으로 10분 만에 진단할 수 있는 키트도 개발됐다. 확진자 급증 시 빠른 검사를 위해선 '항원진단키트'가 보완책이 될 수 있다.

피씨엘이 개발한 '항원 간편진단키트'는 감염자의 검체를 키트에 떨어뜨리면 바이러스 항원과 키트의 항체가 결합해 감염 여부를 알 수 있다. '임신 진단키트'를 떠올리면 된다. 회사 측은 이른 시일 내에 식약처에 긴급사용승인 신청을 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 진단수요가 폭증할 것에 대한 대비가 필요해진 것이다. 현재 긴급사용 승인 대상이 되는 유전자 검사시약은 물론 분자진단을 보완할 수 있는 항체신속진단 제품과 같은 보조적 1차 스크리닝 방안에 대해서도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많은 기업들이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하고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승인 대기중인 신청서류들이 조속히 검토돼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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