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에 생산내역 제출통보… "계통조사 차원" 설명

위궤양치료제 '라니티딘'의 다음 타자로 같은 계열의 H2수용체길항제 '니자티딘' 제제도 NDMA 검출로 인해 판매금지 · 회수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제약업계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식약당국이 니자티딘 성분 의약품과 원료의약품 전수조사를 하는 도중, 해당 의약품 보유 업체들에게 완제의약품 생산내역과 사용 원료의약품 계통조사를 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기 때문이다.

라니티딘 잠정 회수 및 판매중지 조치를 발표하는 식약처 김영옥 의약품안전국장. (사진=식약처 제공)
라니티딘 잠정 회수 및 판매중지 조치를 발표하는 식약처 김영옥 의약품안전국장. (사진=식약처 제공)

그러나 식약처는 "니자티딘 성분을 조사하기 위한 일환이다. 판매금지나 회수를 위한 게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이미 의사단체는 회원들에게 처방 자제를 권고했고, 제약사들은 올해 시판허가를 받았던 품목들은 시판을 '없던 일'로 하는 등 전반적인 분위기는 투약 또는 판매를 자제하는 양상이다.

김남수 식약처 의약품관리과장은 지난달 30일 기자간담회에서 "니자티딘 원료의약품을 수거해서 검사하는 중인데, 조사결과를 언제 발표하게 될지는 현재 명확하게 말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후 식약처는 지난 1일 니자티딘 품목 생산내역을 4일까지 보내라고 업체들에게 공문을 보냈다. 원료의약품에 대한 계통조사도 언급했다. 따라서 업체들은 ▶ 니자티딘 완제약 생산 현황 ▶ 원료의약품(DMF 등록번호)별 원료 사용현황 ▶ 제조기록서상 증빙자료를 제출해야 했다.

대한의사협회도 지난 1일 "식약처 조사의 최종 결과와 대응조치가 발표될 때까지 회원들에게 니자티딘 함유 의약품에 대한 처방 자제를 권고한다"고 회원들에게 안내했다. 의협은 "국민건강과 의약품 안전성, 의료현장 혼란을 최소화하는 조치"라며 "일본 오하라약품공업이 니자티딘 함유 의약품의 자진회수에 들어갔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런 일련의 과정들로 인해 라니티딘처럼 니자티딘 제제도 판매금지 · 회수조치 수순에 돌입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그러나 "원료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어디까지나 계통조사 차원"이라며 "현황을 파악하려 했다. 만약의 상황을 대비하는 것으로 봐달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반면 제약업계는 식약처가 니자티딘의 판매 금지 · 회수 가능성을 보고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NDMA 형성 가능성이 높은 데다 식약처가 라니티딘 조치 이후 즉각 조사에 나선 만큼, 대응 방안을 모색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 라니티딘 판매 중지 조치 이후 니자티딘 성분 150mg 캡슐제 허가를 받은 한국파마, 인트로바이오파마, 라이트팜텍, 시어스제약, 화일약품, 아리제약 중 한 회사 관계자는 "공교롭게도 라니티딘 사태 전 니자티딘 허가를 준비했었다. 불가피 시판을 포기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와 달리 식약처 조사가 니자티딘으로 이어지자 발빠르게 자체 조사를 통해 NDMA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힌 업체도 있었다. 바로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다. 이 회사는 니자티딘 성분의 ‘액시딘캡슐’에 대한 자체 NDMA 검사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라니티딘 사태로 인한 티딘 계열 품귀현상 해소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유나이티드제약 관계자는 "자체 시험검사 결과를 통해 영업 · 마케팅 활동을 하겠다는 게 우리의 입장이다. 식약처의 조치는 기다려봐야 한다.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확인했으니 이 검사 결과를 통해 영업 · 마케팅 활동은 계속 할 것"이라고 했다.

11월 5일 자 유비스트 기준 '니자티딘' 성분 위장약 원외 처방조제실적
11월 5일 자 유비스트 기준 '니자티딘' 성분 위장약 원외 처방조제실적

한편 니자티딘 제제는 유비스트 자료로 지난해 259억원 규모의 원외처방 실적을 기록했다. 상위 10곳의 지난해 처방액은 135억원이었다. 품목별로는 경동제약 자니틴 24억원, 국제약품 액사딘 19억원, 휴텍스제약 액시티딘 15억원, 프라임제약 엑사드 14억원, 이연제약 니자리딘 11억원, 동국제약 니자틴 11억원 등이 선두권을 형성했다. 이외 제약사들은 10억원을 밑돌았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히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