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주 발행 금지 가처분 기각 이어 국민연금 표 확보로 우위 점해
정기 주총 목전인 상황 속 경영권 분쟁서 '승기 잡았다' 평가 나와

(사진 왼쪽부터)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과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이 25일 한미약품빌딩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에게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 사진=이우진 기자 
(사진 왼쪽부터)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과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이 25일 한미약품빌딩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에게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 사진=이우진 기자 

28일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주총회를 앞둔 상황에서 한미그룹 경영권을 두고 모녀 측(송영숙ㆍ임주현)과 형제 측(임종윤ㆍ임종훈) 간의 분쟁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캐스팅보트'로 꼽혔던 국민연금공단이 한미그룹 모녀 측 손을 들어줬다. 한미그룹 경영권은 현재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대표를 비롯해 그 장녀인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이 쥐고 있다. 송 대표의 장남과 차남인 임종윤 전 한미약품 사장과 임종훈 전 한미약품 사장은 한미그룹 경영권을 되찾아오기 위해 이번 정기 주총에서 한미사이언스 이사진 구성을 놓고 모녀 측과의 표 대결을 예고한 상황이다.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26일 제6차 위원회를 개최하고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총에서 임주현 사장과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 등에 찬성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한미사이언스 이사회가 제안한 안이 장기적인 주주가치 제고에 더 부합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내이사 임주현ㆍ이우현 각 선임의 건, 기타비상무이사 최인영 선임의 건, 사외이사 박경진ㆍ서정모ㆍ김하일 각 선임의 건과 감사위원 박경진ㆍ서정모 각 선임의 건에 '찬성'한다"며 "그 외 주주제안으로 추천된 후보들의 선임 건에 대해서는 '반대'하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한미약품 창업주인 고(故) 임성기 선대 회장의 고교 후배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임종윤ㆍ임종훈 형제에 대한 지지 의사와 함께 한미사이언스와 OCI그룹 간 통합을 반대한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형제 측이 표 대결에서 유리한 상황이 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모녀 측이 국민연금의 지지를 받으면서 정기 주총에서 양측 간 표 대결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국민연금은 한미사이언스 지분 7.66%를 보유하고 있다.

임종윤 사장(이하 지분율 9.91%)과 임종훈 사장(10.56%)에 그 배우자 및 자녀, 디엑스앤브이엑스를 더해 총 28.42%다. 여기에 신 회장 지분을 더하면 40.57%에 이른다. 반대로 송영숙 회장(11.66%)과 임주현 사장(10.20%)에 그 친족 및 재단 등을 더해 35.01%다. 이는 임종윤ㆍ임종훈 형제 측이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가현문화재단과 임성기재단의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포함한 수치다. 여기에 국민연금이 모녀 측 편을 들면서 송 회장 측 지분은 42.67%에 달한다. 모녀 측이 형제 측보다 2.0%포인트(p) 지분을 더 확보하게 된 셈이다.

게다가 이날 법원은 임종윤ㆍ임종훈 형제 측이 한미사이언스를 상대로 제기한 신주 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면서 모녀 측이 사실상 승기를 거머쥐었다는 평가가 나온 상황이다. 여기에 더해 업계에서는 이번 국민연금의 찬성 결정이 주총을 앞두고 모녀 측에 결정적으로 힘을 실어주게 된 만큼 소액주주들의 표심에도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한미사이언스는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파크원 NH투자증권 본사에서 애널리스트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2024 기업설명회'를 개최했다고 26일 밝혔다. 한미그룹은 OCI그룹과의 통합 시너지 효과와 중장기 사업 전략 및 오는 28일 열릴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 주요 의안을 설명하며, 시장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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