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 약사 모은 휴베이스 세미나 찾아가 보니

CEO·연구자·방송인·제품개발자·헬스커뮤니케이터까지
개인의 확장?… 약국, 고객, 사회까지 나아가야

18일 열린 '2024 휴베이스 인사이트 컨퍼런스' 현장 / 사진=이우진 기자
18일 열린 '2024 휴베이스 인사이트 컨퍼런스' 현장 / 사진=이우진 기자

약학을 배우고 '부캐(부업+캐릭터라는 의미로 자신이 가진 것 외의 다른 역량을 발휘하는 것을 일컫는 신조어)'로 이름을 알린 약사들은 어떻게 시장에서 성공했을까? 업계에서 유명한 5명의 약사가 전하는 대답은 바로 '넓히기'였다. 남과 같은 방향이 아닌,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며 '본캐(본래의 캐릭터)'를 더욱 크게 펼칠 수 있다는 게 그들의 말이다.

약국 프랜차이즈 휴베이스는 18일 오후 서울 휴베이스 챌린지 스퀘어에서 새내기 약사를 대상으로 '2024 휴베이스 인사이트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날 콘퍼런스에서는 약사 면허 취득 후 개국을 비롯해 직능을 기반으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5인의 약사가 나와 그 견해를 밝혔다. 이 날 강연은 △약사, 그리고 연구자(계희연 약사) △약사, 그리고 방송인(정재훈 약사) △약사, 그리고 제품개발자(남태환 약사) △약사, 그리고 헬스커뮤니케이터(모연화 약사) △약사, 그리고 CEO(김현익 휴베이스 대표) 라는 주제로 각각 발표됐다.

김현익 휴베이스 대표
김현익 휴베이스 대표

 

마케팅 국룰 'STP', 약국의 STP는 다르다?

네트워크와 파트너십 힘 길러야

김현익 휴베이스 대표는 약국을 잘하는 방법과 최고경영자(CEO)로의 성장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2014년 약국 프랜차이즈 휴베이스를 창업하며 선진 경영기법을 다수 도입한 인물이다.

김 대표는 약국을 잘하는 약사를 하기 위해서 △약업 관련 뉴스 △약국 관련 제도 정보 △약국 세무 정보 △약국 관리 프로그램 정보 △평생 학습과 적응력 △약국 산업 정보의 습득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더불어 약국 공간, 유통, 제품, 교육도 필요한 존재로 자리잡았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약국 경영을 위해서는 'STP(Spirit, Technique, Products)'가 필요하다고 정의했다. 스피릿(Spirit)은 약사로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테크닉(Technique)은 약국이 잘할 수 있는 기술로 커뮤니케이션과 지식을 다루는지를, 프로덕트(Products)는 어떤 제품이 약국을 이끌 수 있는가로 약국에서만 줄 수 있는 약을 구축한다는 의미다.

이어 CEO로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것으로 △리더십 △비즈니스 운영 이해 △네트워크 구축 △과제와 장애물 극복 △혁신 △개인의 발전 등을 꼽았다. 그 과정에서 필요한 것은 '좋은 동료'의 필요성이었다.

그는 마지막으로 "개국 약국를 하면서 약국의 이해를 높였고, 경험과 이해를 기반으로 약사님들과 프랜차이즈를 해보자는 결심으로 휴베이스를 만들었다"며 "휴베이스의 CEO로서 확장성을 가지고 앞으로도 열심히 일하겠다"고 말했다.

계희연 약사
계희연 약사

 

잘하는 것, 좋아하는 것, 해야할 것… 무엇이 먼저일까

블루오션될 '약국 연구하기'

계희연 약사는 멀티 페르소나와 약국 연구의 중요성을 전했다. 직업을 선택할 때 잘 하는 것, 좋아하는 것, 해야 하는 것 중에 해야 하는 일(사회적 수요가 있는 일)이면서 잘하는 일을 직업으로 선택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지금은 좋아하는 일을 어떤 식으로 살릴지 중요하다고 운을 뗐다.

즉 스스로의 여러 모습 사이에서 비전을 나누는 개념인데, 마치 자기소개서에 아르바이트나 인턴 등의 경험을 통해 내 본업에 시너지를 가져와 스스로를 꾸미듯 전략을 통해 약사 혼자를 다양한 부캐 등으로 살릴 수 있다는 뜻이다.

계 약사가 그중 하나로 꼽은 것은 바로 약국을 연구하는 일이었다. 2023년 기준 국내에 약국 2만4000여곳이 넘음에도 약국 관련 연구가 부족하다는 것이 그 예다. 실제 코로나19 팬데믹 중 국내 약국 관련 논문은 '공적 마스크' 관련 건이었다. 단순한 조제가 아닌 약국 자체를 연구하면서 역할을 파헤치고 자신의 역할을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그는 전한다.

그는 이어 "약사로서 해야 할 역할을 다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약사의 역할이 약물 투약으로 질병 예방 및 치료 상담을 통해 소비자의 영양과 정신적 요소까지 관리하는 것으로 '근거 중심'을 실무에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남태환 약사
남태환 약사

 

제품 개발? 배운 것에 답이 있다

단단한 '약사' 본업, 확장 이어 본질까지

남태환 약사는 약사로서 확장하기 위해서는 기본과 시작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남 약사는 유한양행 연구소에서 연구원을 시작으로 비브라운코리아 규제과학(RA), 품질보증(QA), 약물감시/사후관리(PV/PMS)를 거쳐 현재 휴베이스에서 휴베이스 전용 제품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남 약사는 제품개발자가 되기까지의 경로를 이야기하며 확장의 기본은 본업의 견고함이라고 운을 뗐다. 그에 따르면 본업의 견고함은 지금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이는 약대생 시절에는 '내가 이걸 왜 배우고 있는 거냐'는 생각에 빠질 수 있지만, 배운 것에 답이 있으며 반드시 배운 내용을 사용할 순간이 온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현재 하는 것의 단단함이 미래의 확장성과 연결된다고 덧붙였다.

이후 남 약사는 확장의 시작이 필요하며, 이는 기회를 잡는 것이라 언급했다. 유한양행, 비브라운코리아, 약국, 휴베이스의 확장 경험을 통해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규정, 약국 현장, 제품 연구 및 생산과정, 품질 검증 등을 이해했다고 말했다. 이는 기회를 잡아 확장한 결과로 본질을 이해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본업을 탄탄하게 하고 기회가 왔을 때 기회를 잡아야 한다"며 "만약 그 기회가 약간의 손해가 있더라도, 내가 가는 길에 도움이 된다면 기회를 잡고 확장해 나가 결국은 목표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재훈 약사
 정재훈 약사

 

"스스로 확인하고, 의심하며, 네 길을 가라"

선배 약사의 한마디 '고여 있지 마라'

다음으로 나온 정재훈 약사(팜스터디 네트웍스 대표)는 약학 지식을 바탕으로 방송에서 활동하는 약사가 어떤 것을 보여줄 수 있는지를 전했다. 정 약사는 한국과 미국, 캐나다 3국의 면허를 취득한 이로, 방송과 유튜브ㆍ인쇄매체 등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정 약사는 먼저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전 세계적으로 약사의 직능이 확장되는 와중에 우리나라 약사의 그것이 세계의 추세와 같이 더욱 커질 수 있을 것이라며 운을 뗐다. 그는 "10년 후 약사들이 약사 후배들에게 자랑스럽게 '약사라는 사실을 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은 자신이 아는 것을 확인하고 밀고 나갈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서는 1990년대 초와 달리 약학대학의 환경이 달라지고, 과거와 달리 신약 개발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약학전공자가 그만큼 더욱 지견을 넓혀야 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가령 기존 암페타민 계열의 체중 감소 보조제가 아닌 GLP-1 계열 비만 치료제가 세계를 변화시킬 만큼 수십 년의 변화에서 '고여 있으면 생존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정 약사는 이와 함께 약학과 관련 있는 언론 기사 등에서 사실관계가 다른 경우들, 가령 감기약과 자몽주스를 함께 먹을 경우 항히스타민제의 효과가 약해진다는 내용(실제로는 '펙소페나딘'의 흡수가 억제되지만, 국내 시판 감기약 중에는 펙소페나딘이 함유된 약이 없다) 등이 매년 나오는 등 부정확한 사실 속 정확한 정보를 약사들이 대중에게 알려줄 때의 지식적 수요 역시 충분하다고 전했다.

그는 "이런 전문적인 이야기를 대중적으로도 받아들여 줄 수 있는 시대의 변화로 인해 약사들이 더욱 자세히 그리고 정확하게 설명해 줄 수 있는 시대적 환경이 됐다"며 자신이 방송을 시작한 의미를 밝혔다. 그러면서 "무비판적으로 선배 약사들이 해 온 이야기를 그대로 듣기보다 스스로 의심하고 확인하며 자신의 길을 개척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모연화 약사
모연화 약사

 

약사의 생존은 '확장성'

커뮤니케이션 확 늘릴 '3C'가 있다?

모연화 약사(성균관대 미디어문화융합대학원 겸임교수)는 약사의 개념 자체에 '확장(Expendability)' 개념을 적용해야만 약사 자체가 생존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약국의 기본 커뮤니케이션은 '건강해짐을 둘러싸는 상호작용', 즉 간략하게 복약지도다.

여기에 더 나아가 약사와 약국 그리고 제품의 신뢰성을 높이는 과정을 커뮤니케이션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그 역량의 종류는 너무 방대하고 또 세분화돼 있고, 그 경험을 하나하나 쌓는 과정은 어렵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약사가 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은 방향성이 필요하다고 모 약사는 운을 뗐다.

이를 위해 모 약사가 내놓은 것은 '3C'다. 그중 먼저 Culture(문화)를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음식의 조리법을 발견한 이 혹은 거주지라는 개념을 만든 옛 인류가 상대방에게도 이를 설득해 같은 행위를 하도록 유도할 경우 이의 편의성을 알리는 것처럼 약사는 조제와 복약지도 그리고 판매의 과정에서 다제약물 관리, 질병 관리, 의료비 절감 등의 건강 관리를 하나의 패러다임으로 전환한다. '약사가 있어 다행'이라는 인식이 생존에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는 뜻이다.

모연화 약사는 여기에 또 하나 사회적 관습 그리고 스스로가 생각하는 관행을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지를 고민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약사가 이런 것도 하느냐'라는 인식을 개선하고, '인지적 구두쇠' 개념을 벗어나는 'Career Path(경력을 위한 통로)'의 과정은 약사의 커뮤니케이션 범주 자체를 확장할 수 있다.

모 약사는 마지막으로 'Comb(빗)'이라는 단어로 그동안 자신을 '하나만 배워서 지탱하던 직업'의 개념을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치 '빗의 살'처럼 나의 직능을 공고히 할 수 있는 다양한 전문성으로 지탱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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