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약사대회 시작으로 직역간 교류회 등 네트워킹 집중
줄어드는 제약바이오 진출 문제 해결할 수 있을까? 고민

공식 창립 4년차를 맞이한 한국산업약사회가 향후 과제 중 하나로 '젊은 약사'를 키우기 위한 다양한 모임의 장을 만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약사들이 실제 산업 분야에 진출하지 않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인 셈이다.

한국산업약사회는 최근 서울 모처에서 대한약사회 기자단과 만난 자리에서 산업약사 분야 활성화를 위한 올해 계획을 밝혔다. 산업약사회는 2019년 비영리단체로 등록, 2020년 창립총회를 연 조직으로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에서 일하는 약사들의 직무 및 연수교육 등을 담당하고 있다.

오성석 산업약사회장은 먼저 "창립 4년차에 접어들며 (산업약사회가) 그 위치를 각인시켜야 하는 상황"이라며 "재정안정성을 비롯해 집행부가 다양한 분야에서 힘쓰고 있다"며 운을 뗐다.

현재 산업약사회 내 회비를 납부하는 이는 2023년 말 기준 427명이다. 2022년보다 120여명이 증가하며 크게 늘었다. 여기에 기업 등 그룹 단위 가입 수 역시 11개 그룹으로 늘어났다. 다만 아직 산업약사회에 모든 관련 분야 약사가 가입한 것은 아니다. 현재 제약바이오 및 유통업체 등에 종사하는 이들은 약 2500여명, 거기에 숨겨진 약사의 수를 포함하면 약 4000명 이상이 될 것이라는 게 산업약사회 측의 설명이다.

이를 위해 산업약사회가 제시한 것은 '제1회 전국산업약사대회'다. 6월 초를 목표로 현재 조직 중인 산업약사대회에서는 각 분야의 산업 약사 및 주요 연자를 통해 제약바이오 분야에서 산업약사의 업무 이해는 물론, 미래 전망 등을 토론하는 회의가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오성석 산업약사회장 / 사진=이우진 기자
오성석 산업약사회장 / 사진=이우진 기자

오성석 회장은 "제약업계의 위축 속에서 (산업약사 역시) 많이 위축돼 있다. 새로운 인식과 함께 이 분야의 새로운 동력을 만들기 위함"이라고 이번 행사를 평가했다.

산업약사 분야 자체가 좋은 인재 즉 약대생의 유입이 있어야 하는데, 정작 제약바이오 등의 분야로 끌고갈 이가 적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각 약대생들이 산업 분야 자체에 힘을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논의와 훈련, 교육이 필요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에 더해 올해 중 2회 산업약사교류회를 통해 각 분야 약사들을 한 데 모으고 친목을 다진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특히 직능별 약사 교류회에는 연구, 임상, 사업개발, 제품개발, 마케팅, 영업, 특허, 법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약사들을 모아 향후 활동 방향과 직무를 논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겠다는 게 산업약사회 측 설명이다.

산업약사회가 모임의 장을 만드는 데는 약업계 내에서 일하는 약사가 정작 산업계 내부에서 줄어들고 있다는 데 있다. 산업약사회 기준이긴 하지만 처음부터 약학대학에 진학해 교육을 마친 뒤 약사가 되는 '통합 6년제'가 시행된 이후 약사 자격증을 취득한 이들 중 개국 혹은 연봉을 받는 페이약사로 나아갈 확률은 90% 이상에 달한다.

그나마 유통업체의 경우 관리약사 등이 있다고는 하지만, 정작 제약 분야 내에서는 '창약(약을 개발하는 업무)'과 '제약(약을 제조하는 업무)'을 담당하는 이들은 매우 적고 퇴직률도 높다는 것이 실제 업계 관계자들이 말하는 현실이기도 하다. 특히 바이오 분야는 약사의 진출이 매우 낮은 편에 속해 대부분의 직원이 약학 전공이 아닌 화학 혹은 생물학 전공자인 경우가 더 많다는 사실은 바이오업계 내에서는 어느 정도 알려진 사실이다.

그 이유에는 제조 관리나 신약 개발, 유통 관리보다는 개국을 선호하는 젊은 약사들의 전체적인 경향도 깔려 있다고는 하지만, 실제 진로를 찾을 수 있는 실습 과정에서 제약바이오업계 관련 과정의 수와 참가 인원이 적은 이유도 있다. 실무실습 약국만을 경험하는 약대생 입장에서는 제약업계를 쉬이 떠올리기 어려운 이유도 있다.

약업계 일각에서는 이른바 '연구약사'와 '조제약사'의 구분이 지어지지 않는 한국에서의 특수한 상황도 있다는 말이 나온다. 실제 일부 유럽 국가 및 일본 등에서는 조제를 위한 약제사와 연구를 위한 약제사를 기르는 학교가 다른 경우도 있다. 조제를 위한 기술과 신약을 위한 기술은 다르다는 뜻이기도 하다. 결국 업계와 젊은 약사가 만나고 논의할 수 있는 장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산업약사회의 주장으로 이어진다. 산업약사를 키우기 위해 논의의 장을 만들겠다고 나선 산업약사회의 움직임에 향후 시장과 젊은 약사들이 어떻게 응답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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