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신기록' 쓴 동아·보령… 녹십자·한미·종근당도 '호조'
영업 위축 → 판관비 감소 → 수익 증대 "유한양행은 예외"

[Hit-Check] 올 1분기 영업실적(잠정치) 공시한 국내제약 면면 뜯어보니

코로나19 사태에도 국내 주요 제약사들의 1분기 실적은 대부분 호조세를 보였다. 외래환자 감소와 영업활동 위축으로 처방약 매출이 부진하지 않을까 우려했지만 전년보다 개선된 실적을 기록했다.

만성질환자가 장기 복용할 당뇨·고혈압 품목을 많이 가진 제약사들의 실적이 두드러졌다. 코로나19로 병·의원 가기가 꺼려지니, 장기 처방이 늘었던 것으로 관측된다. 종근당과 한미약품, 보령제약 상황이 그렇다. 2분기 실적은 어떻게 변할지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동아에스티와 보령제약의 영업익은 역대 최대규모를 기록했는데 그 이유는 달랐다. 아울러 유한양행을 제외하고 모든 제약사의 전년동기 대비 매출액이 올랐다. 

영업활동이 줄어 마케팅 비용 등 판매관리비 지출을 줄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업이익 등 실 수익이 늘게 된 것. 예외의 경우도 있었다.

히트뉴스는 3일 기준으로 올 1분기(1월~3월) 영업실적(잠정치)을 공개한 8개의 국내 제약사 실적을 집계했다. 8개사의 매출은 1조6946억원으로 8.7%, 영업이익은 1519억원으로 63.28%, 당기순이익은 2202억원으로 57.97% 전년동기 대비 모두 올랐다.

2020년 1분기 잠정 영업실적을 공시한 주요 국내제약 8개사 (히트뉴스 재편집)
2020년 1분기 잠정 영업실적을 공시한 주요 국내제약 8개사 (히트뉴스 재편집)
GC녹십자 사옥

GC녹십자가 가장 높은 매출을 올렸다. 연결 기준 올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6% 상승한 3078억원으로 잠정 집계했다. 영업이익은 61억원으로 같은기간 보다 283.9% 증가했다. 다만, 39억원의 순손실을 봤다.

이는 연결 대상 종속회사인 GC녹십자엠에스의 중단사업(혈액백) 실적을 제외한 수치다. 회사는 주력품목인 수두백신과 독감백신 수출이 큰 폭으로 늘어 영업실적 개선에 기여한 것으로 설명했다. 이로 인한 해외 수출은 전년 대비 22.9% 올랐다.

따라서 지급수수료와 광고선전비 등의 증가로 판매관리비가 늘었지만 수익성이 개선됐다. 내수 부문에서는 소비자헬스케어(CHC) 부문 매출 성장 폭이 64%에 달해 사업 부문 중 가장 높았다.

종근당 사옥

회사 관계자는 "1분기 일부 부문의 일시적인 수급조절로 인해 2분기부터 실적 개선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며 "올해는 중장기 성장 모멘텀이 개시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했다.

종근당도 1분기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만성질환자 장기처방은 늘고 판매관리비는 줄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별도 기준 올 1분기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5.2% 오른 2927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56.2% 증가한 260억원을 달성했다. 당기순이익은 67.9% 늘어난 178억원이었다. 

종근당은 당뇨·고혈압 등 만성질환자 치료제 매출 비중이 50%에 달한다. 또한 비만약 큐시미아, 위장약 케이캡 등 도입 품목의 흥행도 실적 호조에 기여한 것으로 꼽힌다.

한미약품은 연결 기준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대비 4.9% 성장한 2882억원과 10.8% 오른 28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R&D에는 매출의 18.8%에 해당하는 541억원을 투자했다며 회사는 지난 28일 이같이 밝혔다.

한미약품 사옥

다만, 순이익은 회사가 보유한 기업 지분 평가액이 일부 조정돼 전년 동기대비 33.4% 줄어든 115억원을 기록했다. 회사 주요 개량·복합신약은 지속적인 매출 호조세를 보였다.

UBIST 기준 국내 원외처방실적에 따르면 아모잘탄 패밀리, 로수젯, 에소메졸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아모잘탄 패밀리는 14.3% 오른 285억원, 로수젯은 27.4% 증가한 228억원, 에소메졸은 39.3% 늘어난 104억원을 거뒀다.

한미약품그룹 관계자는 "전세계적인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한미약품 등 주요 회사들의 견고한 실적이 이어지고 있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다가올 헬스케어 영역 전반의 변화를 빠르게 감지하고, 정도를 지키는 R&D를 통해 혁신을 통한 내실 성장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했다.

동아에스티는 영업이익과 매출, 보령제약은 영업이익에서 역대 최대규모를 경신하며 실적 호조를 보였다.

동아에스티 사옥
동아에스티 사옥

동아에스티는 1분기 영업이익이 53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58.5% 늘었다. 매출액은 같은 기간 2012억원으로 전년보다 41.1% 증가했다. 모두 2013년 출범 후 최대 규모다. 

특히 전문의약품 사업이 크게 커졌다. 1분기 전문의약품 매출은 1372억원으로 전년 같은기간 752억원보다 82.4% 늘었다. 당뇨신약 슈가논, 손발톱무좀치료제 주블리아, 기능성소화불량치료제 모티리톤 등 주요 제품의 성장세 덕분이다. 라니티딘 공백에 반사이익을 얻기도 했다. 위염치료제 스티렌은 전년 동기대비 154.4% 늘어난 111억원, 항궤양제 가스터도 전년 동기대비 188.2% 증가한 74억원으로 처방 규모가 크게 커졌다.

회사 관계자는 "슈가논과 모티리톤은 각각 판매제휴 효과로, 주블리아는 우수한 효과와 안전성으로, 스티렌과 가스터는 라니티딘 이슈와 판매제휴 효과로 매출이 확대됐다"며 "영업익과 순익은 생산원가율 하락에 따라 전년 동기 대비 큰 폭 증가했으며, 당기순이익은 외환 평가 차익도 반영됐다"고 했다.

지난 2월 의약품 등 판매질서 위반을 이유로 106품목이 3개월 판매업무정지 처분이 내려져 도매상·요양기관으로 공급할 수 없게 됐다. 따라서 이 기간 수급 공백을 메우기 위해 추가물량을 미리 공급하게 돼 전문약 매출이 급증한 요인도 있다. 아울러 1분기 해외수출은 전년보다 19.5% 증가한 384억원을, 의료기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8.5% 늘어난 198억원을 기록했다.
 
보령제약은 자체개발 신약 '카나브패밀리'와 항궤양제 '스토가' 덕에 실적 상승했다. 1분기 영업이익은 13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2.1%, 같은 기간 매출액은 1342억원으로 13% 늘었다. 영업이익은 역대 최대규모다. 당기순익은 83억원으로 6.1% 줄었다.

보령제약 사옥
보령제약 사옥

카나브는 전년동기보다 5.8% 늘어 123억원의 원외 처방액을 거뒀다. 카나브를 활용한 복합제 성장세도 잇따랐다. 듀카브도 같은기간 84억원으로 26.2% 늘었고, 투베로도 10억원, 듀카로도 2개월 여만에 2억원의 처방고를 올렸다. 카나브패밀리 4종을 합하면 1분기 219억원 규모다.

스토가도 전년동기 대비 64.5% 늘어난 51억원 처방됐다. 라니티딘 이슈로 인한 수혜 효과다. 릴리로부터 도입, 판매 중인 트루리시티도 19.4% 증가해 1분기 83억원의 처방액을 거뒀다. 코로나19 확산이 수익성에 영향을 준 것이다. 판매관리비 지출이 줄고, 당뇨·고혈압 치료제 장기처방 등으로 영업이익은 올랐다.

이에 비해 유한양행은 실적이 악화됐다. 1분기 영업이익은 81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7%, 매출도 3033억원으로 같은기간보다 11.3% 줄었다. 당기순이익만 1252억원으로 237.1% 올랐다. 지난해 말 군포공장 부지 매각 처분이익 1328억원이 반영됐다.

코로나19로 전문약 매출 하락과 수출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전문약 매출은 전년보다 13.3% 줄어 1937억원이었다. 비리어드 등 주력 제품 매출도 줄었다. 다만, 기술수출 계약금 169억원이 1분기에 반영돼 영업적자는 면했다.

한편, 한독은 별도 기준 1분기 1140억원의 매출, 72억원의 영업이익, 2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도 별도 기준으로 1분기 531억원의 매출, 92억원의 영업이익, 11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히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