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약 "렘데시비르 임상 3상 '상업적'… 비싼 약값 치를 것" 경고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된 렘데시비르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임상 3상에 돌입하는 것에 대해 "정부 주도의 공적 임상이 필요하다"는 약사단체의 주장이 제기됐다.

민간 주도 임상은 향후 '고가 의약품'으로 상업화되는 우려가 있어 정부가 적극 주도해 공공 임상을 해야한다는 논리다.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이하 건약)는 3일 "공공에서 만든 코로나19 치료제가 새로운 의약품 개발 사례가 되려면"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건약은 "감염병치료제라는 특성으로 중국과 미국은 공공에서 주도하는 임상시험을 한다"며 "코로나바이러스 일종인 사스(SARS)가 유행한 2003년 이후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치료제에 대한 요구들이 있었음에도 제약사들은 감염병 관련 치료제가 수익성이 낮다는 이유로 연구를 진행하지 않았었다"고 꼬집었다.

이어 "지난 10여 년간 이윤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필수적인 치료제를 개발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에 따라 공공자금과 공공연구기관들의 주도로 치료제 연구개발이 진행됐다"며 "현재 논의되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치료제 상당 부분은 공공자금에 의존한 연구들로 개발된 치료제들"이라고 했다.

이 공공부문의 연구들은 지금 코로나19를 대응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었으나 길리어드가 국내에서 '상업적 임상시험'을 신청한 것에 대해선 우려를 표했다.

건약은 "길리어드의 렘데시비르는 에볼라바이러스 치료제로 시작했는데 이 물질은 NIH 등 공공연구기관이나 공공자금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으며, 이 치료제가 코로나바이러스에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발견한 것 또한 공공 연구기관들"이라고 했다.

이 개발 과정들로 현재 중국과 미국의 임상시험이 물질특허를 가지고 있는 민간기업이 아닌 공공기관 주도로 진행될 수 있었다는 것.

그러면서 건약은 "치료제 개발에 민간기업이 참여하는 건 너무나 자연스럽지만, 깊은 우려가 든다"며 "공공 연구기관에서 초기물질이 발견된 C형 간염 치료제 소발디는 길리어드가 인수한 뒤 한 알에 100만 원에 달하는 치료비용으로 고가치료제가 됐다"고 했다.

화이자-아스텔라스의 전립선암 치료제인 엑스탄디도 대학 연구소에서 유래되었지만, 국내에 높은 의약품 가격 때문에 위험분담제(RSA)로 도입됐었다.

건약은 "민간 제약회사가 필수적인 의약품 개발에 무능했다"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공공 연구, 공공자금을 활용했지만 개발된 치료제의 가격이 문제를 일으켰다"고 했다.

이에 대해 건약은 "현재 코로나 19의 치료제가 정말 필요한 치료제이고 향후 가격 문제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한다면 우리도 이번 기회에 중국과 미국처럼 공적 임상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며 "정부가 방관한다면 향후 과도한 의약품 가격으로 훨씬 비싼 대가를 치를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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