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hit| 가격 경쟁력보다 우선한 '품질'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송도는 바이오 원부자재 구매력이 가장 큰 도시다. 여기있는 바이오 업체들이 맘만 먹으면 얼마든지 국산화를 할 수 있다는 얘기다. 퀄리티 문제 없이 국산화에 성공한다면 원부자재부터 완제의약품까지 다 가져가게 돼 결국 미래 먹거리 산업에 이를 거라고 생각한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13일 인천 송도 셀트리온 2공장에서 열린 '바이오 원부자재 국산화·수출산업화 사업 설명회'에서 이 같이 강조했습니다. 규제당국 허락 없는 국산화는 불가능하므로, 국산 원부자재에 대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빠른 허가승인 당부도 잊지 않았습니다.

서 회장은 "식약처는 조속한 허가, 인천시는 공급기업 참여를 독려할 의무가 있다. 필요하다면 우리는 국산화에 크게 투자하겠다. 또 가장 강력한 바이오허브가 송도에 있으니 국산화 리드의 가장 선두에 서서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습니다.

이날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디엠바이오·바이넥스 등 4개 바이오기업은 원부자재 국산화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국산화 사업에 발을 내딛었는데요. 이들 기업은 환경·배지필터 등 단기간 내 국산화가 가능한 30품목을 우선 추진하며 300품목 9000여종 원부자재에 대한 국산화도 장기·순차적으로 진행할 계획입니다.

수입산 바이오 원부자재는 가격이 굉장히 비쌀뿐더러 정치 이슈 등으로 조달이 안 되는 위험도 상존합니다. 특히 지난 8월 일본이 우리나라를 화이트 리스트에서 제외함에 따라 수입 자재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졌습니다. 국산화에 대한 공론화가 그만큼 절실한 시점인 셈입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기대반 우려반입니다. 저렴한 가격과 높은 품질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없다는 것이죠. 한 업체 관계자는 "바이오의약품은 사람 몸에 투여하는 약물이므로, 제조공정에서 요구하는 품질 수준이 타 산업과 비교해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 결국 국산화를 진행해도 요구되는 GMP 기준에 맞추기 위해 가격대는 어느 정도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국산화를 진행할 경우 충분한 수요량 조사도 이뤄져야 합니다. 자재 공급업체가 사업을 통해 지속적인 수익을 내야만 이른바 '바이오 비맥벨트'(B-MeC, Bio Medical Engineering Creative)가 유지될 수 있기 때문이죠. 연식이 긴 자재의 경우 국산화 난이도는 더욱 올라가게 됩니다.

가장 중요한 건 품질입니다. 셀트리온은 자재 단가도 중요하지만, 품질이 좀 더 좋다면 더 비싼 제품을 쓸 수밖에 없다는 입장입니다. 바이클린(Biclean) 세정제로 원부자재 국산화 우수사례에 선정된 바이옥스의 한상원 고문도 "제약바이오기업에 납품하기 위해서는 GMP(우수 의약품 제조·품질관리 기준) 컨셉을 가져야 한다. 공장뿐 아니라 품질 관리도 GMP 수준이어야 한다. 이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실제 바이오의약품은 미국·유럽 등 선진국 수출을 목표로 생산되는데, 해당 국가에서 요구하는 GMP에 맞추다보니 원·부자재도 보다 검증된 수입산을 사용하는 추세로 기울고 있습니다. 셀트리온 등 4개 기업에서 바이오의약품 생산 시 필요로 하는 원부자재는 300여개 9000여종에 달하는데, 이들 98% 가량을 수입산에 의존하는 실정이라고 합니다. 

내년 초 상담을 시작으로 30품목에 대한 1차 국산화가 본격 진행됩니다. 이제 바이오기업들에는 큰 과제가 주어졌습니다. 셀트리온은 향후 20년까지 장기적으로 내다보며 바이오 국산화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서충원 관리본부장(구매담당장)은 "셀트리온에서 사용하는 한해 원부자재는 1천억 단위로, 우리 공장에서 보이는 모든 것이 국산화 대상"이라며 공급업체 참여를 독려했습니다. 원부자재 국산화 성공의 키는 품질이므로, 결국 공급업체에 모든 게 달린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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