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조사 희박, 외국 자재 '울며 겨자먹기식' 구매
"국산 상대적 저렴, 수입산과 10배 이상 차이"

국내 바이오업체들이 바이오의약품 생산에 필요한 원·부자재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국산·수입산 원·부자재는 많게는 10배 이상 가격차가 벌어지지만 GMP에 준하는 원·부자재를 제조하는 업체는 국내에 거의 전무한 것으로 파악된다. A업체 관계자는 "바이오의약품 대다수가 GMP 승인·수출을 목표로 생산되다보니 '고가 수입산 원·부자재'는 현재로서는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했다. 

실제 바이오의약품은 미국·유럽 등 해외 수출을 목표로 생산되는데, 해당 국가에서 요구하는 GMP(의약품 제조·품질관리 기준)에 맞추다보니 원·부자재도 보다 검증된 제품을 사용하는 추세로 기울고 있다. 

이 때문에 고객 제약사로부터 수주를 받아 바이오의약품을 대신 생산하는 CMO 업체는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수입 원·부자재 구매 비용을 부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수입산 자재는 각종 배지·필터나 오링·가스켓 등 소모품 등이 해당되는데, 심지어는 소독·세척에 사용되는 수산화나트륨(NaOH)·대걸레도 수입산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B업체 관계자는 "CMO 업체는 고객 제약사가 제시한 GMP와 SOP(표준 행동 절차)를 준수해야 하는데, 만일 그대로 하게 되면 1~2만원가량의 국내산 대걸레가 아닌 70만원가량의 수입산을 구입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C업체 관계자도 국내 제품이 전무한 상황에서는 10배 이상의 수입산 구매 비용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세척에 사용되는 공업용 수산화나트륨(NaOH) 20kg의 국내 가격은 3~4만원에 불과하다. 그런데 CMO 업체는 해당 의약품 관리규격에 맞추다보니 국산이 아닌 수입산을 구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 가운데 원가절감 등을 위시한 국산화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지난 8월 바이오의약품 생산에 필요한 '바이러스 필터'가 일본 화이트리스트 품목에 포함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산화에 대한 업체 공감대가 어느 정도 형성됐지만 논의는 아직 시작단계에 머물고 있다. 

D업체 관계자는 바이오의약품은 사람 몸에 투여하는 약물이므로, 제조공정에서 요구하는 관리 및 원부자재 수준이 타 산업과 비교해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결국 원부자재 국산화를 진행해도 요구되는 기준에 맞추기 위해서는 가격대가 어느 정도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그는 "국산화를 진행할 경우 제조사 현황·수요량 조사부터 이뤄져야 한다. 충분한 수요량을 기반으로 제조사가 (자재 제조) 사업을 통해 수익을 봐야만 전체 산업이 유지되고 커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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