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좋은 주간뉴스 (2019.09.30~10.04.)

- 전량 회수? 라니티딘 일부 품목은 급여 유지되고… 의협 '총체적 위기' · 업계 '드러내지 못한 불만'
- 발사르탄 구상금 21억… 업체 대응 "납부 안한다" 가닥
- 복지부 국감 'CSO 불법 리베이트 · 글리아티린 그리고 치매' 화두
- 건강보험청구액 보니 처방약 성장률, 다국적사 압도
- 에이치엘비 3상 성공? NDA 제출은 가능해도…
- 강윤희 심사관, 이의경 식약처장 등 12명 검찰에 고발
- 부광, 글로벌 제약사와 싱가폴서 면역항암제 개발 JV 설립
- 유한양행 뉴오리진 → 유한건강생활로 홀로 서기

이번 한 주, 서로 이해와 생각이 엇갈리는 이슈가 많았습니다. 라니티딘 전량 회수와 발사르탄 손해를 감당한 업체들은 "뭔가 또 터지겠다", "우리가 모두 떠안아야 하나" 등드러내지 못한 '짜증'과 '불만'의 기색이 역력했죠. 복지부는 CSO 불법 리베이트와 콜린알포세레이트의 급여 타당성을 지적받았고, 수정 · 재검토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강윤희 식약처 심사관은 전·현직 처장을 비롯한 식약처 공무원들을 검찰에 고발하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발암유발물질 NDMA가 발사르탄을 넘어 라니티딘까지 옮겨 붙었어요. 식약처는 라니티딘 완제약을 팔고 싶다면 자체 검증해 안전성을 입증하라는 입장입니다. 가장 높은 강도로 대응하며 NDMA 조사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냈습니다.

라니티딘 완제품 검사는 하지 않을 예정이고 다른 티딘류 외 예상하지 못한 성분에서의 NDMA 검출 가능성까지 들여다보겠다는 것이 식약처 입장입니다.

분석방법 · 발생원인 · 인체유해성을 밝히지 않았는데, 라니티딘 회수 및 판매중단이라는 엄한 선고를 내린 식약처에 업체들은 "표현할 수 없는 언짢음"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한의사협회는 "라니티딘 사태는 의약품 안전관리의 총체적 위기를 보여준 일"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향후 불순물, NDMA 조사가 확대될 것이 분명하나 확실한 표현이 없는 식약처의 의약품 관리와 업체의 불만은 평행선을 이룰 전망입니다.

보건복지부와 건보공단은 발사르탄 사태 손해배상 구상금 21억원을 정하고 청구액을 69개 업체들에 개별 고지했습니다. 구상금은 오는 10일까지 내야한다네요. 업체들은 제약바이오협회에 모여 머리를 맞댔지만 "소송을 할지, 납부를 할지는 미지수"라며 "피해를 제약사가 모두 떠안아야 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입니다. 

법무법인 화우 설지혜 파트너 변호사는 지난달 9일 히트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국민정서나 불안감을 고려해 정부가 선제적인 정책은 펼 수 있지만 피해나 손해를 제약사에게 돌리는 건 어렵다. 제약사도 상당한 손실을 입었는데, 전적으로 전가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했습니다.

업체들은 구체적인 방침·방향을 정하지 못한 채 "다시 얘기 하자"는 의견으로 모아졌습니다.

지난 2일부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가 보건복지부를 타깃으로 시작됐습니다. 2일과 4일 열린 복지부 국감에서는 제품 설명회 또는 영업대행사(CSO)를 통한 우회적인 불법 리베이트가 도마 위에 올랐네요. 또한, '콜린알포세레이트' 성분 치매 예방약의 급여 타당성과 자유한국당 의원의 '대통령 치매유추 발언' 등 '치매' 관련 언급이 잦았습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CSO의 경제적 이익 지출보고서 작성을 의무화하도록 법을 개정하겠다"면서, 콜린알포세레이트에 대해서는 "(급여 타당성 등을) 바로 재검토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은 '2015~2018 공정경쟁규약에 따른 경제적 이익 제공 현황' 자료를 언급하며 제약사의 불법 리베이트는 감소했지만 '경제적 이익' 제공은 늘어났다고 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인재근 의원은 "일부 제약사에서 영업대행사(CSO)를 통해 우회적인 리베이트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는데 현행법상 CSO는 지출보고서 의무작성 주체가 아니어서 처벌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은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는 효과가 증명되지 않았는데 건강보험을 적용받고 있어서 재정을 갉아먹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며 "외국 허가현황 등을 검토하고 약제비가 낭비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한 이후 아무런 조치가 없다"고 했습니다.

바른미래당 장정숙 의원은 "전체 건강보험 청구액 비중은 국내 제약사가 약 70%·다국적 제약사가 30%를 점하고 있으나 청구 상위 100대 품목은 반대로 국내가 35%·다국적사가 65%를 점유했다"며 "현재 돈이 되는 의약품은 다국적사 제품이다. 국내사는 오래되고 저가인 의약품으로 매출을 이어가다 보니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는데요.

실제 히트뉴스가 살펴보니, 약값 청구총액이 높은 100대 제약회사에 포함된 다국적제약회사의 청구금액은 최근 7년간 53.% 성장했지만 국내 제약회사는 38.6% 늘어났습니다.

의약품 주권을 상실하지 않으려면 제약바이오산업에 대한 파격적인 육성지원 정책이 필요하다는 장 의원의 주장에 박 장관은 "우리나라 제약업이 과거처럼 국내시장에만 몰입돼 있는 건 아니다. 몇몇 회사는 신약개발을 통해 해외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 국내 제약업계가 중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답했습니다.

4일 오전 국정감사가 잠시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이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문재인 대통령의 건망증이 심각하다. 치매를 챙겨야 한다"고 발언했고,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이 반발하며 언쟁으로 이어졌습니다.

여당 의원들은 일제히 사과를 요구했고, 야당 의원들은 "동료의원의 발언을 비판하는 것은 월권"이라며 맞섰습니다. 여당 의원들은 김승희 의원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통해 사퇴를 요구했습니다. 결국 오후에서야 국감은 속행됐지만, 복지위도 정쟁으로 얼룩진 광경을 연출한 셈이 됐습니다.

경구용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을 개발 중인 에이치엘비는 임상 3상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얻었다고 밝혔습니다. 더 들어가면 리보세라닙 임상 3상 결과는 1차 유효성 평가(OS)는 달성하지 못 했고, 2차 유효성 평가(PFS, ORR 등)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얻은 것입니다.

회사는 이를 '성공'이라고 표기했지만 조목조목 뜯어보면 다르게 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의 입장이었습니다.

한 전문가는 "에이치엘비가 임상 ‘성공’이라고 표현하면 안 된다. 다만 신약시판허가(NDA)를 제출할 수는 있다."며 "(이번 임상을 바탕으로 FDA에 NDA를 제출한다면) 에이치엘비는 1차유효평가변수는 충족하지 못 했지만, 2차유효평가변수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냈다는 점을 근거로 들어야 할 것"이라며 "임상 데이터 리뷰 과정을 거쳐 어떤 환자들이 치료제의 이익(benefit)을 받을 수 있는지 더 발굴해 보겠다라고 FDA를 설득하는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에이치엘비 소식으로 업계는 다소 떠들썩 했습니다. 이번 소식을 접하며 업계 한 줄기 희망도 봤습니다. 이번 임상 발표가 단순히 주가에만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었고 이번 발표를 두고 바이오벤처 업계는 토론의 장을 형성했습니다.

지난 7월부터 국회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식약처의 전문성 강화와 의사 심사위원 대폭 충원을 공개적으로 요구한 강윤희 심사관이 식약처 전·현직 처장 등 공무원들을 직무유기로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강윤희 심사관도 "의약품 · 의료기기 부작용 감시는 늘상 해야하는 일이고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그런데 식약처가 부작용 감시를 평상시에, 제대로 안하고 있어 취해지지 않은 조치가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강 심사관은 "대부분의 조치는 해외 규제기관 정보에 기초, 의존해서 이뤄진다. 식약처가 안전성 정보 전달 · 감시 직무를 다하지 않았고, 이에 아무도 책임지지 않으면 더이상 식약처는 발전할 수 없다. 책임을 묻기 위해 고발했다"고 했습니다. 

코오롱 인보사, 엘러간 인공유방, 라니티딘 등 의약품 안전성 문제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지만 이것이 식약처 특정 공무원의 '직무유기'로 해당할 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업계에 무거운 소식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유한양행과 부광약품에는 희소식이 있습니다. 부광약품은 싱가포르 제약사 아슬란 파마슈티컬과 조인트벤처에 설립해 면역항암제 개발에 도전합니다.

부광약품은 "아슬란의 초기 파이프라인 아릴탄화수소수용체 (이하 AhR) 길항제를 기반으로 별도법인인 재규어 테라퓨틱스(JAGUAHR THERAPEUTICS, 이하 재규어)를 싱가포르에 설립하고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하는 면역항암제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했습니다.

계약에 따르면, 아슬란은 공동 연구자 마크 그래험(Mark Graham) 박사가 개발한 AhR 기술과 관련된 모든 글로벌 권한을 재규어로 이전하고, 부광약품은 면역항암제 신약후보물질 발굴 및 신약개발을 위해 총 500만 USD를 2회에 걸쳐서 투자 할 예정이라네요. 

유망기업·기술에 투자해 파이프라인을 들여오는 신약개발 방식인 '오픈 이노베이션'에 관심이 많던 부광약품에 소기의 성과가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유한양행의 프리미엄 건강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뉴오리진이 이달 1일부터 유한양행에서 유한건강생활로 분리돼 독립적인 경영활동을 시작합니다. 뉴오리진 사업의 전문성·경영 효율성을 제고해 경쟁력 강화와 공격적인 비즈니스 확장을 위해서라네요.

지난해 4월 런칭한 뉴오리진은 '오리진을 다시쓰다'라는 슬로건 아래 식품·라이프·뷰티를 포괄하는 건강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입니다.

현재 뉴오리진은 9개 전문 매장과 숍인숍(Shop in shop) 형태의 16개 매장에서 뉴오리진 제품을 비롯해 브런치 메뉴·디저트·티·커피·주스 음료들을 판매하며 소비자와의 소통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신념이 담긴 제품과 F&B메뉴, 건강을 중요시하는 소비 트렌드가 맞물리면서 매장 내 단골 고객들도 확보되고 있다. 

향후 독립된 조직에서 핵심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고, 라이프스타일의 기준을 제시할 예정입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히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