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성 없이 “티딘류·예상못한 성분” 조사확대 방침만
라니티딘 과잉대응 지적엔 “발사르탄때와 동일” 일축

‘불순물’ 스트레스이다.

발암유발물질인 NDMA가 고혈압약 발사르탄에서 검출되면서 치렀던 한바탕 홍역이 1년 만에 위궤양약 라니티딘으로 옮겨 붙었다.

‘~사르탄’ 계열로 확대될거라는 소문처럼 이번에도 ‘~티딘’류 조사 소식이 어김없이 등장했다. 차이가 있다면 라니티딘은 원료의약품만 들여다봤다는 점이다. 잠정 판매 중단된 라니티딘 완제약을 팔고 싶으면 자체적으로 검증해 안전성을 입증하란 이야기인 듯 하다.

발사르탄 때도, 라니티딘 때도 앞날을 예측할 큰 그림을 식약처는 내놓지 않았다. 가장 높은 강도로 우선 대응하고 사태를 봐가며 업계의 질문에 답한다. 이번엔 “예상하지 못한 성분”으로까지 불순물, NDMA 조사를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엿보였다.

국정감사를 코앞에 둔 1일 기자단에 제공한 라니티딘 관련 답변을 보면 NDMA의 긴 꼬리를 잡겠다는 식약처의 의지는 분명하다. 하지만 구체적인 가이드에 목마른 업계가 이 답변에서 대응 로드맵의 힌트를 찾아내기는 힘들다. 뭔가가 계속 터질 수 있겠다는 막연한 ‘짜증’만 읽어낼 뿐이다.

라니티딘 잠정 회수 및 판매중지 조치를 발표하는 식약처 김영옥 의약품안전국장. (사진=식약처 제공)
라니티딘 잠정 회수 및 판매중지 조치를 발표하는 식약처 김영옥 의약품안전국장. (사진=식약처 제공)

식약처가 이날 답변한 핵심내용이다.

▷원료 라니티딘에 대한 검사가 완료되어 별도의 완제약 검사는 필요하지 않다.

▷라니티딘 원료의약품의 NDMA 분석법을 마련했고, 중앙약사심의위원회 등 자문을 거쳐 조만간 공개한다.

다른 티딘류에 대한 검사 등은 국내외 자료를 종합 검토 중에 있다.

▷예상하지 못한 성분에서의 NDMA 검출 등 불순물에 대한 관련 연구를 실시하여, NDMA 검출 가능성 있는 성분들을 구체적으로 조사하겠다.

요약하면, 라니티딘 완제품 검사는 하지 않을 예정이고 다른 티딘류 외 예상하지 못한 성분에서의 NDMA 검출 가능성까지 들여다보겠다는 것이 식약처의 입장이다.

분석방법 조차 명확히 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터진 발사르탄 NDMA는 발생원인도, 인체유해성도 여전히 완성되지 않았지만 라니티딘 회수 및 판매중단이라는 최고 강도의 대책으로 복제됐다.

고혈압약 처럼 장기 복용하는 약제가 아니고, 완제약에서는 검출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과잉대응 지적에는 “발사르탄 때와 동일하게 대응했다”고 일축했다. 라니티딘의 NDMA 정보출처는 FDA인데 선제적 회수 결정은 정작 우리 식약처가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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