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용중인 환자관리, 환불/청구 등 후속대응 꼼꼼해야

식약처는 발사르탄 관련 정보 진입경로를 별도 배치하는 등 신속히 움직였다.
식약처는 발사르탄 관련 정보 진입경로를 별도 배치하는 등 신속히 움직였다.

7월 7일 토요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유럽의약품안전청(EMA)의 예방조치에 따라 중국 제지앙 화하이(Zhejiang Huahai)가 제조한 고혈압약 원료의약품인 발사르탄(Valsartan)의 잠정적인 수입 및 판매중지 조치를 취했다. 또 이 원료를 사용해 제조한 국내 82개사 219품목의 완제의약품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조치했다.

소비자 보호를 위한 사전예방 차원에서 이루어진 이번 조치는 제지앙 화하이의 원료에서 발암물질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발사르탄은 한국노바티스가 코디오반정과 디오반필름코팅정의 품목허가를 2000년 3월 획득한 이후 국내 출시됐고 2007년에는 암로디핀과 발사르탄으로 개발한 복합제 엑스포지정 허가를 2007년 받았다. 특허만료로 발사르탄 제네릭이 쏟아지는 것에 대비한 시장방어 전략이었는데 그 이후부터 현재까지 허가받은 발사르탄 단일제 및 복합제만 558개에 달한다.

이번에 문제가 된 허가 품목수가 219품목이라고 식약처가 발표했으므로 전체의 39.2%가 중국 제지앙 화하이가 만든 발사르탄 원료로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다.

식약처는 주말인 7일에 판매중지 조치를 발표하며 원료의약품 수입 및 완제의약품 제조업체 리스트와 안전성 서한를 발표하고 홈페이지 초기접속 화면에 ‘바로가기’ 코너도 배치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였다.

의약품안전관리원 홈페이지는 평소와 다름없이 평온하다.
의약품안전관리원 홈페이지는 평소와 다름없이 평온하다.

식약처 보도자료를 보면 발사르탄은 의사 처방과 약사 조제가 필요한 전문의약품이고 ‘의약품 안전사용서비스(DUR)' 시스템에 ‘처방금지’ 경고문구가 등록되어 의사가 처방할 수 없으므로 환자들이 사용하거나 유통되는 것이 원천 차단된다고 설명했다. 또 복용중인 환자는 임의 중단하지 말고 의사와 상담하고 부작용 발생 등 이상징후가 있으면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에 신고해 줄 것도 당부했다.

그러나 신규처방은 DUR을 통해 차단한다하더라도 장기처방이 많은 고혈압 환자의 특성을 고려하면 발표 이전에 처방조제를 받아간 환자들에 대한 적극적 조치가 필요하다. 문제 약물을 복용하는 환자정보는 정부가 충분히 확보할 수 있고 병의원, 약국 등 일선 기관과의 협력체계를 통한다면 정보에 노출되지 못한 채 계속해서 복용하는 경우를 최소화할 수 있다.

부작용 신고를 받아야 할 의약품안전관리원의 홈페이지는 평시와 다름없다는 점도 아쉽다. 원 포인트로 발생한 이같은 안전문제에는 원 포인트로 대응해야 마땅하다.

또 DUR을 통해 원천 차단한다고 하지만 여러 업체들이 내놓은 처방조제 프로그램 상에서 219품목이 완전히 걸러졌는지도 꼼꼼히 점검해야 확실한 차단이 될 수 있다. 또 도매상과 약국에 이미 유통된 재고분 관리에도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대한약사회는 발사르탄 관련 정보를 긴급공지했다. 다만, 소비자 환불이나 청구 등에 대해서는 정부지침이 나오는대로 재공지하겠다고 밝혔다.
대한약사회는 발사르탄 관련 정보를 긴급공지했다.

대한약사회는 긴급공지 메시지를 전 회원들에게 문자 발송하며 문제 제품을 복용하는 환자에 대해서는 신속히 재처방을 받을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안내했다.

환자 접점에서 일하는 병의원이나 약국 입장에서 볼 때, 환불이나 청구 관련 절차와 보상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신속한 정부지침이 있어야 일선에서 일어날 충돌이나 혼선을 피할 수 있다.

노바티스의 발사르탄 오리지널 제품들의 연간 보험청구 금액은 2017년 기준으로 974억원에 이른다. ▲디오반필름코팅정 243억 ▲코디오반정 117억 ▲엑스포지정 611억 등이다. 문제 품목의 연간 청구금액은 적어도 300~400억은 충분히 넘을 것으로 보인다. 처방통계 조사업체(UBIST)의 추정치로는 800~900억에 이른다. 

처방조제가 개시되는 9일 월요일에 새로운 문제가 시작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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