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북구 참약사약국 가보니… 매대서 제품 빼, 박스에 넣어
김병주 약사 "환자들, 대체 품목 안내에 호응 · 지지"

일본이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 · 수출규제 조치를 가하자, 발생한 일본 의약품 불매운동이 한 달가량 이어지고 있다. 이에 약사들도 일본 의약품 불매 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약국들은 "일본 약을 판매하지 않는다"라거나 "이 품목은 일본 제품이고, 성능이 같은 국산제품이 있다. 필요하면 이야기해달라"는 메시지를 알리는 중이다.

약국 계산대 위에 일본의약품과 국산 대체품목을 소개하는 포스터가 게시됐다.
참약사가 만들어 배포한, 일본 의약품과 국산 대체품목 소개 포스터

지난 2일 약사단체인 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이하 약준모)는 일본 의약품의 대체 품목을 소개하는 '노노재팬드럭' 사이트를 제작해 의·약사와 소비자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 가운데, 참약사협동조합 약사들은 불매 운동에 동참하며 일본 의약품을 매대에서 빼, 상자에 쌓아놓고 대체 국산품목을 소개하는 미디어 보드와 포스터를 게시했다. 히트 뉴스는 7일 오후 서울 성북구에 위치한 참약사약국(대표 약사 김병주)을 찾아 현장을 확인했다.

"약사도 국민의 한 사람, 불매운동 참여…", "건강한 애국하자"

참약사약국은 미디어보드에 일본 의약품과 국산 대체품목을 소개하는 포스터를 띄워놓고 있다.

참약사약국은 환자가 약국을 방문할 때부터 볼 수 있도록, 문 앞에서부터 일본 의약품과 대체 국산 품목을 확인할 수 있는 포스터를 부착했다. 또, 약국 진열대 곳곳에도 같은 포스터를 붙였다. 미디어보드는 하루 종일 일본 약과 국산 대체 품목을 안내하는 포스터를 보여줬다.

포스터에는 "No Boycott Japan, 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와 "Yes I Love Kor, 많이 이용하겠습니다. 자주 다니겠습니다"와 "세계적 수준의 대한민국 약! 일본에 뒤처지지 않습니다. 약사님과 건강한 애국해보세요!", "더 좋은 약으로 약국도 함께 애국하겠습니다"라는 메시지가 번갈아 등장했다.

참약사약국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약에 대한 정보를 알리기 위해 불매운동에 동참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참약사약국 유대형 약사는 "일본에서 역사적인 문제로 경제보복 조치를 취했다. 국민들이 불매운동을 하는 상황에서, 약사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어떤 약이 일본 약인지를 정확하게 전달해드리는 게 좋겠다 싶어 활동을 펼치게 됐다"며 "현재는 일본 약을 매대에서 빼놨다"고 했다.

매대 뒤편, 참약사약국은 일본 의약품을 수거했다.

실제 약국 매대 뒤편에는 수거된 일본 약이 쌓여있었다. 염색약, 감기약, 캔디, 로션 등 다양한 품목들이 상자에 즐비했다.

참약사약국 김병주 대표 약사는 "일본 의약품의 대체 품목이라며 일부 업체가 상업적이고 부정확한 정보를 올렸다. 약의 전문가로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최근 우리나라 제약의 수준은 일본에 뒤처지지 않은 데다 개선된 제품도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약사는 "참약사약국과 공동체 약사님들은 각자의 방법으로 이번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약사로서 할 수 있는 부분은 해보려 하는 중"이라고 했다. 참약사약국은 일반의약품과 의료기기, 의약외품 등 30여 품목을 매대에서 철거했다. 

유 약사는 "어떤 기준으로 일본의약품으로 간주할지 고민했다. 일본제약사에서 생산한 의약품과 일본 수출을 위해 만들어진 국내사 제품, 일본에서 원료를 수입해 온 제품, 일본에서 만들어진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그려진 제품 등을 빼놓은 상황"이라고 했다.

이에 김 약사는 "기술제휴나 로열티 등을 고려하다 보니 간단하지 않았다. 관련 정보를 지속해서 여러 약사님과 약사단체와 협의하며 제약사에 문의 중"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환자들이 일본 약을 찾는 경우 참약사약국 약사들은 어떻게 할까.

김 약사는 "환자들도 아는 품목들은 먼저 이야기를 꺼내시며 대체 품목을 문의하신다. 가끔 일본 약을 지명으로 찾는 분들이 계신데, 일본 약인 줄 모르고 찾는 분들이 대부분"이라며 "이분들에게 관련한 안내와 다른 대체 품목에 대한 설명해드리면 모두 대체품을 선택하신다"고 했다.

참약사약국 김병주 대표약사

특히 김 약사는 "생각보다 국민 정서가 강하다는 걸 현장에서 느낀다. 불매 운동을 적극적으로 지지해주고 응원해주는 환자, 소비자분들이 많다"고 했다. 현재 참약사 그룹에는 100여 명의 약사가 참여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이 불매운동에 동참하고 있다는 것이 김 약사의 설명. 

김 약사는 "약국마다 취급 · 대체 품목이 다르지만, 환자가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대안을 만들고 있다"며 "포스터 디자인, 슬로건, 캠페인 진행 모두 참약사 공동체 내에서 의견을 모았다. 이후 중앙에서 정리 · 디자인해 공유했다. 민감한 사안이라 심사숙고했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김 약사는 개인적 · 감정적으로 시작한 운동이 아니기 때문에 한국 국민의 정서에 맞게 함께 움직이겠다는 계획이다.

김 약사는 "해당 제약사 입장에서 생각한다면, 사내 근무하는 한국인분들 모두 당혹스러울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 조속히 해결되길 원한다. 아베 정부가 빨리 잘못을 인식하고, 양국에 또 다른 아픔과 희생양을 만들어내지 않고 치유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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