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실생활에 가까이 있다...'세계관'부터 확립"
"마케팅, 실생활에 가까이 있다...'세계관'부터 확립"
  • 강승지
  • 승인 2019.05.13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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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약사협동조합 '헬스케어 마케팅의 왕… 제약·약국 전략' 강연

"약사가 '마케팅'을 아는 건 유용한 도구 하나를 갖는 것이다. 실생활에 가깝게 있는 마케팅 '세계관'을 공부해 새로 해석하고 이용하자. 주위 누구든 커뮤니케이션하는 과정에서 마케팅을 활용할 수 있다."

12일 오후 참약사협동조합(팜웨이)이 서울대 신약개발센터 신풍홀에서 '헬스케어 마케팅의 왕(헬마왕)'을 주제로 마련한 북 콘서트 겸 강연회에서 고기현 약사는 약사와 마케팅의 관계를 이렇게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는 제약업계 종사자·개국약사, 마케터를 꿈꾸는 약대생 등 15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1부는 'Pharmacy'를 테마로 ▲ 약사 마케팅(김병주 참약사약국 대표약사 · 참약사협동조합 대표) ▲ 약국 마케팅·약국의 포지셔닝 전략, 기억에 남는 우리 약국 만들기 (손정민 온누리H&C 약국경영전략팀장) ▲ 콘텐츠 헬스케어 마케팅 (정지희 메디아이플러스 대표) 등, 2부는 'Pharmaceutical'을 테마로 ▲ 제약 마케팅 (고기현 이니스트바이오제약 마케팅팀 이사) ▲ ETC 마케팅 (박인영 다국적제약사 PM) ▲ 뉴미디어 헬스케어 마케팅 (이상곤 유튜브 채널 '안될과학' 대표) 등의 강의가 이어졌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약대상들은 강의를 받아적고, PPT 페이지를 사진에 담느라 정신이 없었다. 특히 '소통하는 마케팅 전문가'이자 '꼬기약사'라는 닉네임으로 제약 마케팅 블로그를 운영 중인 고기현 이니스트바이오제약 마케팅팀 이사는 최근 자신이 번역해 출간한 '제약 마케팅' 북콘서트를 통해 큰 호응을 얻었다. 

고기현 이사 '제약마케팅' 북콘서트 호응
"마케팅, 설득 커뮤니케이션의 과정"

고기현 약사
(이니스트바이오제약 마케팅팀 이사)

영업사원으로 제약산업계에 발을 들인 고기현 약사는 "넓은 시야를 갖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에 ETC 마케팅(10년), OTC 마케팅(5년) 등의 업무를 자원해 일해왔다고 했다. 그는 자신을 '헬스케어 밸류 크리에이터(Healthcare Value Creator)'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번역서를 내게 된 계기는 단순했다. 제약 마케팅을 공부하려고 해도 마땅한 책이 없었던 차에 아마존에서 우연히 좋은 책을 만나 번역에 착수했고, 이번에 '제약 마케팅'이라는 제목으로 세상에 나왔다.

그는 "국내 제약사의 마케팅·영업 전략은 미국 제약산업에서 유래된 게 많다. 다국적 제약사의 근거중심 마케팅·의사 대상 마케팅을 차용하는 추세다. 가치 있는 책이라고 판단했다. 근거중심으로 기술돼 객관적이고, 제약 마케터들이 주목할 포인트를 적절히 제시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ETC 마케팅은 처방의와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 기본적으로 의사 대상 영업·마케팅은 특화될 수 밖에 없다. 다만, 환자를 중심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역으로 의·약사에게 영향을 주는 모델도 개발되는 사례도 있다"고 했다.

또 "OTC 마케팅의 경우 약국과 소비자를 동시에 공략하는 게 중요하다. 여러 약사들 그룹이 온라인에서 콘텐츠를 접하기 때문에 제약사들이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해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친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마케팅의 핵심은 선택한 집단(타깃 계층)에게만 마케팅을 하는 '시장선택(Market selection)'과 마케팅 활동을 위한 도구인 '마케팅 믹스(Market Mix)"라고 했다. 그러면서 "'STP'라고 부르는 시장세분화, 목표시장 선정, 포지셔닝이 ETC, OTC에 모두 중요하다. 제약업계에서도 STP의 중요성이 나타난 사례가 많았다"고 했다.

그는 "제약 마케팅을 알면 제약인으로서 하나의 '도구'를 갖는 것과 같다. 향후 마케팅 컨셉을 공부하고, 선택 과목처럼 여길 것을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실생활에 마케팅 세계관을 공부해 새로 해석하고 이용하는 건 어떨까. 마케팅은 설득 커뮤니케이션의 과정이기 때문에 주위 사람들과 소통하는 데도 마케팅 이론은 중요하다"고 했다.

박인영 PM "의사 설득시간 할애 많이해야"

다국적제약사에 재직 중인 박인영 PM은 ETC 마케팅 트렌드와 PM(Product Manager)이 수행하는 마케팅 전략 수립 과정을 소개했다.

박인영 PM

그는 예전에는 심혈관계 질환 치료제와 당뇨병 치료제가 주를 이뤘지만, 현재 ETC의 트렌드는 '항암제'라면서, 여러 제약사가 Oncology(종양학) 분야에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ETC 마케팅은 품목 허가 시점 이후 시작된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지만, 좋은 약이어야 매출을 올릴 수 있다. 소수의 전문가 집단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좋은 약'에 대한 관점을 알고 있다. 따라서 데이터가 좋아야 수월하다. 생명/건강과 연관됐고, 정부가 일정 부분 구매자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본다"고 했다.

다만 "좋은 데이터가 있어야 좋은 약이라고 인정받기 때문에 연구와 임상단계가 제약마케팅의 툴이 된다고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또 "처방자(구매결정자)의 필요(needs, 니즈)를 이해하고 처방(behavior)를 이끌어내는 게 마케팅의 목표다. 따라서 객관적이고 유의미한 데이터의 효과적인 활용, 치료 환경과 반복 구매자의 니즈의 이해, 근거 기반으로 효율적인 메시지 알리기, '환자에게 좋은 약을 전달해준다'는 사명감과 취지 전달도 필수적"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제약시장은 소수의 처방의가 처방행위(구매활동)를 반복하는 게 특징이다. 이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해야 하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 마케팅보다 설득하는 시간을 많이 할애해야 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Right Patient(필요한 환자)'에게 'Right Drug(적절한 약)'이 갈 수 있도록 돕는 일을 ETC 마케팅이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김병주 약사 "마케팅, 환자 아픔 공감하는 것부터"
   

제약 마케팅 강연에 앞서 1부에는 약국·약사 마케팅의 강연이 이어졌다.

김병주 참약사약국 대표약사·
참약사협동조합 대표

김병주 약사는 '약사들을 위한 마케팅' 도서 내용을 인용하며 "약사들이 자신의 직능에서 행하는 모든 게 마케팅이 될 수 있다. 약국의 성공을 위해 약사는 우수한 마케터가 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 약사는 "업종 특성상 소매업이지만 약국 제품의 판매와 환자와 상담을 통해 약국은 '또 하나의 실험실'이 된다고 생각했다"며 "매대 진열, 약국을 찾는 고객층, 개국 과정과 인테리어, 시스템 등 모두 마케팅의 구성 요소"라고 했다.

특히 "약력 관리를 위해 OTC 데이터도 모으고 있다"며 "지난번에 먹었던 약을 문의하는 노인 환자에게 커뮤니케이션도 수월하고 지속적인 방문을 유도할 수 있었다. 약국장이 없더라도 다른 약사와 직원이 찾아보고 고객에게 같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약사는 물건을 파는 역할이 아니라 환자의 건강을 변화시킨다는 책임성을 가져야 한다고 본다. 환자들의 아픔을 공감하는 약사, 약사 개개인이 각 약국과 자신을 알리는 역할도 중요하지만 이것이 약사 직능 자체를 마케팅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이것이 참약사가 되는 길"이라고 했다.

손정민 약사 "약국도 마케팅 절실한 시대"

손정민 온누리H&C 약국경영전략팀장(약사)은 "약국도 마케팅이 필요하고 절실해진 시대다. 약국 마케팅은 구체적이고 조직구성원이 공감할 '목표'와 약국의 고객과 입지를 고려할 '시장 세분화', 우리 약국만이 제공할 수 있는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가 약국 마케팅의 3요소"라고 언급했다.

손정민 온누리H&C 약국경영전략팀장

이어 "약사의 약국경영은 윤리적인 부분과 공공성에 의해 약에 대한 전문가로, 약국은 양질의 약료 서비스를 국민에게 제공하고 약사의 존재가치를 높이는 협업체"라고 했다.

시장 세분화에 대해서 "최근 약국의 입지도 유형이 복잡해지고 따져야 할 요소가 많아지고 있다"며 "카테고리별로 약국 맞춤형 전략이 다르다"고 했다.

이어 약국도 고객에게 필요한 니즈와 원츠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가치를 제안해야 하는데 "가격은 가치 제안의 요소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 이유는 "저렴한 가격이 가치 제안에 포함된 다른 요소들을 압도해 인근 약국들과 경쟁만을 부추겨 공멸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명확하고 차별화된 약국만의 가치'를 찾아야 한다"며 "약국의 본질적인 가치는 '건강'이기 때문에 건강에 대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간이 돼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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