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에도 대전이라고요?, 당뇨병 치료제 '트라젠타'
급여 삭제 3년 만에 돌아왔다, 항응고제 '엘리퀴스'
특허 깨고 드디어 뚜껑 여는, 손발톱무좀 치료제 '주블리아'
대안으로 시작해 이제는 관심 폭발, 뇌기능 개선제 '사미온'
시장은 컸다, 이젠 제네릭 대거 출시? 골관절염약 '비모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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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히트뉴스>는 올 한 해 주목해야 할 제네릭 의약품에 대해서 살펴봤습니다.

 

포시가? 자누비아? 아니죠!
올해는 '트라젠타' 총력전

베링거인겔하임의 DPP-4 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 '트라젠타(성분 리나글립틴)'는 내년 제약사들이 총력전을 벌일 가능성이 높은 품목으로 예상되고 있다. 트라젠타의 경우 국내 제약사가 매출 확장을 위한 캐시카우로 가장 탐내고 있는 당뇨병 치료 분야인만큼 기대가 컸다. 리나글립틴 제제 자체가 메트포르민 복합제인 '트라젠타 듀오'를 포함해 지난 2022년 기준 1320억원선에 달할 만큼 처방액 규모가 크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예상 밖의 복병이 기다리고 있었다. '미등재 특허' 문제였다.

그동안 국내 제약사들은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특허목록 이른바 '그린리스트' 내 등재된 '크산틴 유도체 및 이의 제조방법' 특허의 종료 시점인 오는 6월 8일 이후를 출시 D-데이로 삼았었다.

그러나 2022년 말엽부터 업계의 분위기는 다소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그린리스트 내 없던 트라젠타의 특허들이 다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60여개의 회사가 200개 품목에 달하는 허가를 받아 놓은 상태에서 이는 향후 변수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그린리스트 내에 없는 특허의 경우 출시 후에 오리지널사가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이 때문에 국내 제약사들은 '아닌 밤중에 특허 찾기'를 시작하며 심판을 제기했다. 각 특허가 에버그리닝으로 쪼개져 있는 이상 중심이 되는 특허 6개를 제거하며, 나머지 특허에서 유사한 전략으로 자연스럽게 나눠진 것들을 없애겠다는 것이다.

업계 내에서는 최대 50건 이상의 트라젠타 관련 특허가 존재할 것으로 보는 상황. 이런 가운데 최근 국내 일부 제약사가 오는 6월 경 출시를 예고하며 사실상 나머지 특허를 전부 사그라트리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다만 2023년을 달군 포시가와 자누비아 등 당뇨병 치료제 분야가 원료의약품과 생산 등의 문제로 난항을 겪었던 상황에서 이같은 노력이 과연 제네릭사 전체의 과실로 이어질 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3년을 '꿇고' 재도전하는 '엘리퀴스' 제네릭
자렐토 경쟁의 기적 다시 세울 수 있을까

신규 경구용 항응고제(NOAC) 분야에서 사라졌다가 3년 만에 다시 등장한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의 항혈전제 '엘리퀴스(성분 아픽사반)'의 제네릭 역시 올해 주목해야 할 제제 중 하나다. 특허 문제로 아쉽게 등을 돌려야 했던 제약사들이 재도전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는 이유에서다.

엘리퀴스의 첫 제네릭이 등장한 것은 지난 2019년이다. 물질특허에 도전하는 특허심판에서 제네릭사가 승리하는 '청구성립' 심결을 얻어낸 것이다. 특히 일부 회사는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며 시장 성공 가도를 예약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에게도 문제가 있었다.

대법원의 상고심에서 정작 판결이 BMS 쪽으로 뒤집힌 것이다. 1년여 이상을 판매했던 이들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일이었다. 결국 2021년 급여 삭제를 끝으로 제네릭은 사라졌다. 이런 가운데 특허가 끝나는 오는 9월을 시작으로 제약사들이 다시금 제품을 내놓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실제 국내 제약사들 사이에서도 벌써부터 출시를 알린 곳이 상당수이고, 이미 제품을 허가받아놓은 곳만 20여곳이다.

이들이 기대하는 것은 자렐토 제네릭에서 맛보았던 '제네릭사의 쾌거'다. 실제 자렐토의 경우 2021년 400억원 남짓의 원외처방액을 기록했지만, 2022년 320억원으로 규모가 줄었다. 약가 인하 등이 작용한 결과라고는 하지만, 제네릭이 같은 기간 100억원 수준의 처방액으로 올랐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성장세를 무시할 수 없기도 하다.

이런 가운데 제네릭사들은 NOAC 제네릭 중 자렐토 제네릭인지, 엘리퀴스 제네릭인지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기도 하다. 꾸준히 오르고 있는 자렐토 제네릭에 힘을 줄 지, 엘리퀴스 제네릭에서 권토중래를 노릴 지가 앞으로의 관건으로 보이는 상황이다.

 

작년 결국 나오지 못한 '주블리아' 제네릭
특허 깨지며, 시장 준비는 착착

당초 2023년 말엽 나올 것으로 예상됐지만 손발톱무좀 치료제인 동아에스티의 '주블리아(성분 에피나코나졸)' 후발 제제는 2024년 본격적인 제네릭 경쟁으로 들어설 듯 보인다.

당초 업계에서는 지난해 5월부터 출시 준비에 돌입하며 제네릭을 내기 위한 움직임을 보여왔다. 그도 그럴 것이 에피나코나졸이라는 성분의 수급 용이성, 국내 원료제약사의 액상화 기술력, 비급여 전문의약품(ETC)이라는 한계에도 접근성 높은 일반의약품(OTC) 사이에서 커왔던 모습에 피부과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보인 제약사들이 자연스레 탐을 냈던 약이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드디어 특허심판원이 지난해 초 8개 회사가 제기한 특허심판에서 청구성립 심결을 내리면서 출시에 불을 붙인 제약사는 16개에 달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11월 8개사가 연이어 특허회피에 성공하며 이들 제약사는 비급여로 허가를 받자마자 바로 제품을 출시할 수 있게 된 상황이다. 여기에 지난해 5월 허가 신청을 시작으로 위수탁 제품이 쏟아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제네릭사가 파이를 어떻게 늘릴 수 있을 지는 관건이다. 분명 주블리아는 동아에스티의 효자 상품이라고는 하지만, 이는 시장을 혼자서 독점하고 있을 때의 문제다. 20여개 가까운 제약사가 손발톱무좀이라는 좁은 범위의 질환 안에서 어떻게 싸워낼 지가 관건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더욱이 동아에스티의 경우 단순 피부과만이 아니라 내과 등 처방이 가능한 다양한 진료과를 동시에 공략하면서 성과를 냈던 만큼 영업력 경쟁 역시 제네릭사에게는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콜린도, 아세틸L카르니틴도 불안한 눈빛 속
업계의 대안은 '사미온' 제네릭?

일동제약의 뇌기능 개선제 '사미온(성분 니세르골린)' 제네릭은 2022년 약 50억원 수준의 처방액에도 제네릭사들이 관심을 보이며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제품 중 하나다. 여기에는 이른바 인지기능 개선제인 아세틸L카르니틴과 콜린알포세레이트의 배경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아세틸L카르니틴의 경우 이미 임상적 유용성을 인정받지 못해 의약품으로의 지위를 잃은 상태다. 여기에 2심이 진행 중이긴 하지만 대표적인 제제인 콜린알포세레이트는 임상 재평가와 소송에서 패배 이후 약제비 환수라는 상황에 처해 있다. 옥시라세탐 역시 퇴출이라는 카드를 받아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조금씩 두각을 드러낸 대체제가 바로 사미온이다. 사미온 역시 약가 등에서는 소송을 진행 중이기에 인하 가능성이 있지만 임상적 유용성에서는 큰 문제가 될 것이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첫 제네릭을 낸 한미약품이 첫 등재를 마치며 조금씩 시장을 키워나갔고, 그 뒤 환인제약을 비롯해 여러 제약사가 차츰차츰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생동성시험)을 진행하며 뒤를 노리고 있다. 이들의 제품이 올 상반기에 나오면 콜린 교체 작전에 돌입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고 있어 올해의 새로운 다크호스 제네릭으로 자리잡을 확률도 있다.

 

200억대 처방액에도 입맛 쓴 '비모보'
제네릭에게는 틈새시장 '단맛'으로?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제(NSAID) 계열 나프록센과 프로톤펌프억제제(PPI)를 합친 LG화학의 '비모보'도 앞서 언급한 제품들 만큼은 아니지만, 이미 제약사들이 올해 중 출시를 예고하고 있는 품목 중 하나다.

이미 지난 2021년 생동성시험에 들어갔던 경동제약을 시작으로 라이트팜텍 등이 진행 중인 비모보의 경우 야심찬 만큼 오리지널사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남는 품목이기도 하다.

아스트라제네카가 지난 2012년 국내에 처음 선보인 비모보는 점차적으로 성정을 거듭했다. NSAIDs 약제의 특징인 복용 후 속쓰림 등의 부작용을 개선해 노년층이 많은 골관절염 치료 약제 속 틈새를 파고든 것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다. 경쟁 약물이자 같은 에스오메프라졸+나프록센 제제인 한미약품의 '낙소졸'이 2014년부터 두각을 드러내며 역전하기 시작한 것이다.

200억원대 제품으로 성장했지만 정작 1등의 자리는 뒤를 이어 출시한 한국기업인 한미약품에 내어준 셈이다. 이런 가운데 LG화학이 비모보의 국내 판권을 인수하며 경쟁에 돌입한지 1년여 만에 제네릭 출시가 예정됐다.

다만 이들 제약사 역시 경쟁해야 하는 품목은 있다. 동일 성분 구성 제제는 물론이고,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의 '클란자CR' 등 부작용을 줄인 제품들과도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골관절염을 겪는 이 중 처방 변경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노년층 환자가 많아 고정된 처방 패턴을 어떻게 변경할 지 역시 관건인 상황이다. 그럼에도 이미 한 제품으로만 200억원 상당의 판이 깔린 상황에서 업계의 움직임은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여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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