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까지 단독 경쟁 대웅제약 '주플리에' 미출시
오리지널 동아에스티, 용기 개량 등 대결 준비 박차

그래픽=이우진 기자
그래픽=이우진 기자

국내 첫 후발 제제가 나온 손발톱무좀 치료제 '주블리아'의 후발 경쟁을 두고 오리지널사인 동아에스티가 방어전을 준비하고 있다. 오는 11월까지 우선판매 품목허가 기간이 남은 대웅제약의 '주플리에'가 아직 출시되지 않은 가운데, 용기 개량을 비롯해 현 기세를 이어가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동아에스티는 최근 자사가 판매 중인 손발톱무좀 치료제 '주블리아외용액(성분 에피나코나졸)'의 용기를 변경하는 등의 개선품을 내주 중으로 재공급할 예정이다. 지난해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 기준 317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주블리아는 2017년 국내 출시 이후 빠르게 시장에서 실적을 늘려 온 손발톱무좀 치료제다.

주블리아는 '에피나코나졸 경구제'보다 진균학적 치료율을 높였을 뿐만 아니라 간 대사 및 약물상호작용 가능성이 낮음을 장점으로 내세웠다. 처음에는 접근성이 높은 일반의약품 품목 사이에서 선전할 수 있겠느냐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었지만, 시장 진입에 빠르게 성공했다. 특히 비급여 품목임에도 미국 등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을 내세운 점, 피부과뿐만 아닌 가정의학과 등 다양한 진료과로의 영업을 통해 판매 범위를 늘린 점 등이 성공의 주요 요소로 꼽혔다.

성장세가 컸던 만큼 시장에서는 후발 제제를 내놓기 위한 특허 심판도 이어졌었다. 주블리아의 후발 제제를 막고 있던 특허(안정화된 에피나코나졸 조성물)는 2034년 끝나는 제제와 관련한 것이었다. 주성분인 이트라코나졸은 대표적인 '올드 드럭(Old Drug)'이라 불리는 항진균제이지만, 액체 형태로 만들기가 쉽지 않았던 탓이다. 이런 와중에 대봉엘에스 등 액제 관련 기술을 가진 원료의약품 회사의 등장 등은 업계 입장에서 힘을 실어줬다. 물론 지난해 5월 시판후조사(PMS)가 끝났다는 점도 이들에게는 도전할 맛을 내는 요소였다.

그리고 작년 11월 21일 대웅제약이 동화약품, 동국제약, 제뉴원사이언스, 제뉴파마, 종근당, JW신약, 메디카코리아 등과 함께 9개월 만에 청구 성립을 받아내면서 시장 진출을 위한 기회를 얻었다. 이후 명문제약, 오스코리아제약, 한국유니온제약, 동구바이오파마, 한국파마, 마더스제약, 비보존제약, 팜젠사이언스 등도 이들의 뒤를 각각 따랐다.

문제는 가장 먼저 제품 허가를 신청한 곳이 대웅제약이라는 점이다. 이 때문에 대웅제약의 주플리에가 오는 11월 중순까지 9개월 동안의 우선판매 품목허가 권한을 받았는데, 이후 2달이 지난 상황까지 제품이 출시되지 않고 있다. 대웅제약 입장에서는 남은 기간 시장에 빠르게 공급을 해 품목 판매를 위한 길을 열어두는 것이 유리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동아에스티는 최근 약 1개월여 동안 제품 공급이 더딘 상태다. 다만 기존 사용 환자들 사이에서 나온 불만을 개선하는 형태로 리뉴얼을 진행한다. 해당 용기를 먼저 반투명 용기로 바꿔 남은 양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플라스틱의 경도를 높여 손가락으로 꽉 눌러도 제품이 새지 않도록 개선하는 등 사용성 자체를 개선해 후발 제제에 대한 방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한편 이번 방어전이 업계에서 중요한 이유는 이들의 경쟁에 따라 만약 두 제품 간의 경쟁에서 오리지널이 우세할 경우 혹은 제네릭사가 우세할 경우에 따라 이들의 판매 전략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비급여 의약품이라는 특성에 비춰보면 어느 정도 가격 경쟁에 따른 전황이 바뀔 가능성이 높지만, 꾸준히 주블리아가 매출을 높이고 있는 상황에서 업계에서는 향후 어떻게 제품을 팔지, 그도 아니면 제품을 내지 않아야 할지 등도 달라질 것으로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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