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제약사·CSO 중심으로 발매 계획 속속
'콜린 대체 가능' 여부에는 업계서도 의구심

해당 이미지는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인공지능(AI)으로 제작했습니다.
해당 이미지는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인공지능(AI)으로 제작했습니다.

'니세르골린 제제'를 영업하는 제약사가 하나둘 나오고 있다. 급여화 이야기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4월 출시설을 시작으로, 현재 선별급여 이슈로 소송 중인 콜린알포세레이트를 완벽하게 대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경도인지장애 등 새 적응증도 받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니세르골린이 완벽하게 콜린알포세레이트를 대체할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도 나온다.

1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부 제약사가 자사의 니세르골린 성분 제제 출시 일정을 알리면서 영업을 위한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중소 제약사인 A사의 경우 해당 제품이 오는 4월 1일을 기점으로 출시될 것이라며 자사 품목 판매 계획에 니세르골린 제제의 이름을 올려놨다. 이같은 회사는 현재 약 서너 곳 수준으로 파악된다.

국내에서는 오리지널 제품 '사미온'으로 알려진 니세르골린 제제는 30㎎ 기준 1차성 퇴행성 혈관 치매 및 복합성 치매 관련 증상(기억력 손상, 집중력 장애, 판단력 장애, 적극성 부족) 등의 치료에 쓰인다.

일부 회사와 영업대행조직(CSO) 사이에서는 해당 제품의 경도인지장애 적응증 허가 이야기까지 전하고 있다. 실제 니세르골린 제제는 치매 증상에만 적응증을 허가받았을 뿐, 아직 경도인지장애 관련 적응증은 없다. 콜린알포세레이트가 가진 경도인지장애 적응증 허가를 받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남기며 영업 전 군불을 때는 모습도 나타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까지 니세르골린 성분 제제 허가건수는 20건(2월 13일 기준)으로 집계된다. 제품 중 30㎎ 혹은 10㎎ 제품만 허가받은 일부 회사가 있음을 감안하면 10여개 회사가 제품 허가 후 준비에 나선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현재 시장에 나와있는 제품은 일동제약의 사미온과 한미약품의 '한미니세골린정'밖에 없음에도 실제 출시 준비를 일찍 알리는데는 이들이 향후 시장에서 콜린알포세레이트의 역할을 어느 정도 대체할 품목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콜린알포세레이트의 경우 이제는 약업계에서는 오히려 한 물 간 이야기일 만큼 경도인지장애의 선별급여(환자 본인부담금 80%)를 둘러싼 소송이 진행 중이다. 여기에 최근 2~3년간 대체제로 여겨졌던 '아세틸-L-카르니틴', 치매 대체제로 쓰이던 '옥시라세탐'이 각각 의약품 지위 상실과 급여재평가 낙방으로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를 대체할 품목은 사라진 상황이다.

이로 인해 시장에서는 여전히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가 처방의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오리지널의약품인 종근당의 '종근당글리아티린'이 2022년에 이어 지난해 1100억원대의 원외처방액을 기록하며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매출 100억원대 제품 역시 10여개에 달할 만큼 시장에서의 지위는 압도적이다.

그러나 콜린알포세레이트의 임상 재평가 탈락에 따른 환수 문제와 더불어 선별급여시 감소할 매출, 이미 처방에서 자리잡은 품목으로 인해 자사 품목의 성장이 더딘 경우를 감안하면 니세르골린을 최대한 빠르게 내보내 조금이나마 시장 지위를 확보하겠다는 복안이 아니겠냐는 주장도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다만 업계 내에서는 혹여 4월 출시가 가능하다고 해도 아직 2개월 전부터 불을 붙이는 이번 경쟁에서 과연 대체가 어느 정도나 가능할 지는 미지수라는 반응도 있다. 콜린알포세레이트의 경우 상대적으로 제품 생산이 쉽고 약가 역시 정당 약 490~510원대 선인데, 대체제로 등장하는 '상대적으로' 인지도 낮은 제제가 이와 유사한 400원대로 책정될 경우 실제 제약사가 맛 볼 '단맛'은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기에 그동안 쓰이던 ‘콜린알포세레이트=연질캡슐’이라는 공식에서 제약사들이 니세르골린으로 얼마나 시장에 빠르게 진입할 지도 미지수다. 국내사가 출시한 제품만 봐도 정제의 점유율은 연질캡슐에 비해 낮은 편에 속한다.

업계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고령 환자가 복용하는 제품인 만큼 약이 다를 경우 '여태껏 먹은 약과 다른' 모습에 불만을 제기할 가능성이 있는 이상 단순히 대체제가 시장을 쉽게 빼앗을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지난해말부터 슬슬 허가가 이어지고 있는 니세르골린 제제의 제법 빠른 몸풀기가 향후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쏠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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