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제약사 중 GC녹십자·한미약품도 영업익 증가…유한양행만 감소
일동·신풍, 영업손 1·2위…영업이익률 10% 이상 12곳, 대부분 중소형사

국내 제약업계에도 '매출 1조원' 시대에 이어 '영업이익 1000억원' 시대가 열리는 것일까? 히트뉴스가 지난해 국내 상장 제약회사 60곳의 실적(이하 별도 기준)을 분석한 결과, 영업이익이 1000억원을 넘어선 곳은 종근당과 대웅제약 단 2곳뿐이었다. 최근 5년간으로 기간을 늘려보더라도 영업이익이 1000억원을 돌파한 제약사는 유한양행(2020년) 1곳이 추가되는데 그친다.

'매출 1조원에 영업이익 1000억원'은 영업이익률이 10%인 것을 의미한다. 그동안 국내 제약업계는 꾸준한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개선의 정도는 외형 성장을 따라가지 못한 게 사실이다. 지난해 60개 제약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6.1%인 것을 감안할 때 영업이익률 10%를 넘기기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 줄 알 수 있다. 실제로 작년 종근당과 대웅제약의 영업이익률도 각각 7.3%, 9.1%로 10%에 못 미쳤다.

다만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을 보자면 지난해의 경우 중소형 제약사가 대형 제약사를 압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영업이익률이 10%를 상회한 제약사는 60곳 중에서 12곳이었다. 이 중 동국제약과 대원제약을 제외한 대부분이 중소형 제약사였다. 대형 제약사가 외형 성장 위주의 사업 전략을 펼쳤다면 중소형 제약사는 내실 경영에 집중한 것으로 풀이된다.

2022년 별도 기준(단위: 백만원)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2022년 별도 기준(단위: 백만원)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상위 제약사 중 영업이익 1000억 돌파는 2곳에 불과

지난 2014년 유한양행은 국내 제약업계 최초로 매출 1조원을 달성한 이후 매출 1위 자리를 지금껏 지켜오고 있다. 2020년에는 영업이익 1000억원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같은해 종근당도 1266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면서 영업이익 1000억원 대열에 합류했다. 지난해 종근당뿐만 아니라 대웅제약도 각각 영업이익 1000억원을 뛰어넘으며 영업이익 1000억원 시대가 본격적으로 개막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2021년 종근당과 대웅제약은 941억원, 955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제약사의 경우 '상품 매출' 비중이 큰 회사일수록 매출원가가 늘어나는 구조일 수밖에 없다. 연간 영업이익 1000억원을 달성함으로써 '제품 매출'이 비중이 큰 종근당과 대웅제약이 안정적인 매출에 기반해 탄탄한 수익 구조를 구축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다른 상위 제약사인 유한양행과 GC녹십자, 한미약품의 경우 2021년에는 영업이익이 모두 600억원대였다. 지난해 유일하게 유한양행만 411억원으로 전년보다 감소한 반면, GC녹십자(703억원)와 한미약품(791억원)은 각각 17%, 28% 증가했다.

2022년 별도 기준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2022년 별도 기준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영업이익률 10% 이상은 중소형 제약사가 대부분

지난해 대형 제약사 중 일부가 영업이익 1000억원 시대를 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 모두는 영업이익률 10%를 넘기지는 못했다. 작년 유한양행, 종근당, GC녹십자, 대웅제약, 한미약품의 영업이익률은 2.4%, 7.3%, 5.6%, 9.1%, 8.1%였다. 상위 제약사의 범위를 매출 5000억원 이상으로 넓혀보더라도 지난해 영업이익률 10%를 넘긴 곳은 동국제약이 유일하다.

반대로 영업이익 규모 자체로는 대형 제약사에 못 미치지만, 영업이익률이 높은 곳 대부분이 중소형 제약사였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가장 높은 제약사는 파마리서치(37.1%)였다. 이 회사의 작년 영업이익은 648억원으로 그 규모로는 7위에 랭크됐다. 이어 삼아제약(22.4%), 유나이티드제약(18.4%), 고려제약(17.9%), 대한약품(17.9%), 신일제약(17.1%), 환인제약(15.8%), 하나제약(14.8%), 진양제약(14.6%), 대한뉴팜(13.9%), 동국제약(11.7%) 순이었다. 반면 경보제약(0.7%), 조아제약(0.5%), 제일약품(0.2%) 등은 영업이익률이 1%에도 못 미쳤다.

이밖에 동성제약, 영진약품, 경남제약, 유유제약, HLB제약, 일동제약, 신풍제약 등 7곳은 지난해 영업손실을 기록한 탓에 영업이익률 또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특히 신약개발 R&D에 집중 투자하고 있는 일동제약은 721억원, 신풍제약은 36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가장 큰 영업 적자를 기록한 1, 2위가 됐다. 반면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선 곳은 제일약품, 경보제약, 현대약품, 팜젠사이언스, 명문제약, 삼천당제약, 국제약품, 신신제약, 조아제약, 한국유니온제약, 일성신약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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