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E 10% 이상 13곳·마이너스 15곳…매출 1조 중 종근당 10% 유일
일성, 승소 판결로 금융수익·영업외수익 발생해 순이익 1000억 넘어
일동, 신약 R&D 올인 여파로 2년 연속 순손실…순손실 1400억 넘겨

국내 상장 제약회사는 자신의 회사에 투자한 주주에게 어느 정도 투자 수익률을 보장하고 있을까? 이를 살펴보기 위해 히트뉴스가 지난해 국내 상장 제약회사 60곳의 실적(이하 별도 기준)을 분석한 결과, 이들 60곳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평균 2.6%를 나타냈다. 작년 한 해 ROE가 10% 이상인 상장 제약사는 13곳에 불과했다. 당기순손실을 내며 적자를 기록한 15곳은 ROE가 마이너스를 보였다.

ROE는 회사의 최고경영자(CEO)가 기업에 투자된 자본(자본총계)을 사용해 어느 정도 이익을 올리고 있는가를 나타내는 기업의 이익창출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ROE는 자본총계 대비 당기순이익 비율이다. 영업이익률과 함께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로도 꼽힌다.

ROE를 본다는 것은 주주들의 투자 수익률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ROE가 높을수록 주가도 높게 형성되는 경향이 있어 투자 지표로 사용되기도 한다. ROE는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투자시에 중요하게 보는 지표로 유명하다. 그는 종목을 선정하는데 있어 '장기간 ROE가 20% 이상'으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기업에 우선적으로 투자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작년 한 해 상장 제약사 중 ROE가 가장 높은 곳은 기록적인 순이익을 거둔 일성신약이었다. ROE는 순이익을 보기 때문에 '영업으로 거둔 이익(영업이익)'뿐만 아니라 '영업외에서 거둔 이익(영업외이익)'도 중요하다. 일성신약의 경우 지난해 영업이익은 13억원에 불과했지만, 순이익이 1052억원이었다. 매출액이 2021년보다 46% 증가한 덕분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1000억원이 넘는 순이익은 이례적이었다. 작년 말 기준 자본총계는 약 4456억원이었다.

일성신약은 작년 금융수익(이자수익 포함)으로 1109억원을, 기타 영업외수익(잡이익 포함)으로 324억원을 벌어들였다. 이는 삼성물산 주식 투자 관련 이익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일성신약은 지난해 4월 대법원 결정에 따라 삼성물산 주식매수가액 결정 청구 소송에서 승소했다. 대법원 판결에 따라 추가 수익분과 기간 이자 상당액이 손익계산서상 잡이익(315억원)과 이자수익(921억원)으로 반영됐다.

일성신약 뒤를 이어 대한뉴팜도 ROE가 20%를 상회했다. 지난해 연 매출이 2000억원에 조금 못 미친 대한뉴팜은 276억원의 영업이익과 243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자본총계는 1030억원이었다. 영업이익률도 약 14%에 달하는데, 안정적인 영업활동을 영위할 뿐만 아니라 주주들에게 안정적인 투자 수익을 보장하고 있기도 하다.

일성신약과 대한뉴팜 단 2곳만이 ROE가 20%를 상회한 가운데, ROE가 10% 이상인 제약사로는 △진양제약 △고려제약 △JW중외제약 △종근당 △한국유나이티드제약 △대원제약 △파마리서치 △대한약품 △동국제약 △보령 △신일제약 등이었다. ROE가 10% 이상이면 통상적으로 안정적으로 수익 기반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작년 매출 1조원이 제약사 중에서는 종근당만 유일하게 ROE가 10%를 상회했다. 유한양행은 7%, GC녹십자는 4%, 대웅제약은 7%, 한미약품은 약 9%였다.

반면 작년 한 해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ROE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곳은 △현대약품 △CMG제약 △제일약품 △한국유니온제약 △삼일제약 △한국파마 △화일약품 △동성제약 △경남제약 △유유제약 △신풍제약 △에이치엘비제약 △영진약품 △JW신약 △일동제약 등이었다.

특히 신약 연구개발(R&D)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 일동제약은 2년 연속 영업 적자를 기록하며 역시나 2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피하지 못했다. 2021년과 지난해 각각 1000억원이 넘는 비용을 R&D에 투자했다. 작년과 재작년의 당기순손실은 각각 1413억원, 989억원이었다.

ROE가 마이너스인 곳 중에서 영업 흑자를 거뒀지만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곳은 현대약품, CMG제약, 제일약품, 한국유니온제약, 삼일제약, 한국파마, 화일약품, JW신약 등이었다. 영업활동으로는 수익을 냈지만, 영업외 활동에서 적자를 기록해 순손실을 냈다는 의미다.

일동제약과 마찬가지로 영업 적자 여파로 순손실을 기록한 곳으로는 동성제약, 경남제약, 유유제약, 신풍제약, 에이치엘비제약, 영진약품 등이었다. 이중 영업외활동에서 비용이 발생해 영업손실보다 더 크게 순손실을 기록한 곳은 경남제약, 유유제약, 신풍제약, 에이치엘비제약, 영진약품, 일동제약 등이었다.

2022년 별도 재무제표 기준(단위: 백만원)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각사 사업보고서
2022년 별도 재무제표 기준(단위: 백만원)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각사 사업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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