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제약 60곳 매출, 영업익, 순이익 11%, 27%, 30% 증가

1조 클럽 순위 변동 없는 가운데 보령이 JW중외제약 역전
매출 및 이익률 성장은 중소형 제약회사가 더 두각 나타내

국내 제약업계는 코로나19가 엔데믹 시대로 접어든 가운데 지난해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히트뉴스가 국내 상장 제약회사 60곳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이하 별도 기준) 60개 제약사의 전체 매출액은 20조2856억원, 영업이익은 1조2362억원, 순이익은 8594억원이었다. 이는 2021년보다 각각 11%, 27%, 30% 증가한 수치다. 작년의 경우 60개 제약사 중에서 7곳이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2021년은 17곳이 영업 적자였다. 엔데믹과 함께 병의원을 찾는 환자가 늘어난 데다 감기약 등 판매가 증가하면서 외형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매출 1조' 클럽 견고…매출 10위권서 보령·중외 순위 역전

국내 제약업계 부동의 매출 1위는 유한양행이다. 이어 종근당, GC녹십자, 대웅제약 순이었다. 1위에서 4위까지 매출 순위는 변동이 없었다. 유한양행과 GC녹십자는 전년 대비 6%씩 매출이 늘었고, 종근당과 대웅제약은 매출 증가폭이 각각 10%였다.

한미약품은 연결 기준으로는 매출액 1조원을 이미 뛰어넘었지만, 별도 기준으로는 아직 1조원을 넘지 못했다. 작년 매출액은 9820억원이었다. 이어 광동제약, HK이노엔, 제일약품, 보령, JW중외제약 순으로 매출 순위 10위권이 형성됐다. 다만 JW중외제약과 보령은 순위가 뒤바뀌었다는 게 특징이다.

매출 상위 제약사의 기준점으로 볼 수 있는 5000억원을 넘긴 제약사는 작년과 재작년 모두 14곳으로 동일했다. 14위인 한독의 작년 매출은 5366억원이었다. 15위인 휴온스는 지난해 455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2021년보다 11% 증가한 수치다. 올해도 비슷한 매출 성장률을 보인다면 매출 5000억원 문턱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상위 제약사 중에서는 유일하게 일동제약이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2년 연속 적자다. 신약 연구개발(R&D)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 가운데 2021년과 지난해 각각 1000억원이 넘는 비용을 R&D에 투자했다. 2021년 영업 적자였던 제일약품은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다만 영업이익률은 0.2%에 그쳤다.

단위: 원, 별도 기준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각사 사업보고서
상장 제약사 60곳의 2022년 결산 실적(단위: 원, 별도 기준)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각사 사업보고서

 

중소형 제약사는 매출 성장 속 수익성 '두각'

매출 1000억원에서 3000억원 사이의 중소형 제약사(26곳)의 경우 절반 이상(15곳)이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보였다. 특히 이중 6곳은 영업이익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하며 작년 평균인 6.5%를 상회했다. 매출 1000억원 미만 제약사 중에서도 특히 영업이익률이 15% 이상인 곳이 4곳이나 있었다.

또 중소형 제약사 중에서는 감기약 등의 판매 호조로 실적을 견인한 곳이 많았다. 삼아제약의 지난해 매출은 2021년보다 약 50% 늘어난 817억원이었다. 안국약품(2021년 1510억원→2022년 1910억원)도 매출액 증가폭이 27%에 달했다. '부루펜시럽'으로 잘 알려진 삼일제약도 매출액 증가폭이 34%였다.

이밖에 유유제약은 매출액 1000억원을 돌파했고, 국제약품도 흑자 전환하는데 성공했다. 일성신약의 경우 지난해 영업이익은 13억원에 불과했지만, 순이익이 1052억원이었다. 매출액이 2021년보다 46% 증가한 덕분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1000억원이 넘는 순이익은 이례적이다.

일성신약은 작년 금융수익(이자수익 포함)으로 1109억원을, 기타 영업외 수익(잡이익 포함)으로 324억원을 벌어들였다. 이는 삼성물산 주식 투자 관련 이익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일성신약은 지난해 4월 대법원 결정에 따라 삼성물산 주식매수가액 결정 청구 소송에서 승소했다. 대법원 판결에 따라 추가 수익분과 기간 이자 상당액이 손익계산서상 잡이익(315억원)과 이자수익(921억원)으로 반영됐다.

앞서 일성신약은 지난 2015년 5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보유 중이었던 삼성물산 주식 330만7070주에 대해 주식매수청구권이 주어졌지만, 같은 해 9월 삼성물산 주식매수청구가격이 너무 낮다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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