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0원 공단 요구가 수용...30여개 제약사 경쟁체제로

한국화이자제약이 주도하고 있는 금연치료 시장이 14일부터 '완전' 경쟁제체로 전환되게 됐다. 건강보험에서 지원하는 가격도 개당 1100원으로 약 40% 인하된다.

이 같은 사실은 보건복지부 전문기자협의회 취재를 통해 확인됐다.

12일 취재결과를 보면, 건보공단은 최근 바레니클린 성분의 챔픽스를 보유하고 있는 한국화이자와 챔픽스 염변경 개량신약 30여개 업체에 공문을 보냈다.

건강보험 지원 사업 전문의약품 약품비 상한액을 현 1800원에서 1100원으로 낮추기로 하고, 이 가격을 수용할 지 의사를 물은 것이다.

이는 1100원 가격을 수용하면 급여 지원사업 목록에 등재되고, 거부하면 이 사업 지원대상 약제에서 제외한다는 의미다. 건보공단은 시한을 13일로 정했고, 수용한 업체 품목을 목록에 반영하기로 했다. 변경예정일은 14일이다.

이와 관련 한국화이자제약은 전문기자협의회와 통화에서 "오리지널 제제로 아쉬움이 있지만 기존 금연치료사업을 통해 금연치료를 지원해 온 제제로써 정부 방침에 따라 협조할 예정이다. 앞으로도 금연치료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건보공단이 통지한 금연지원 사업 상한액 1100원을 수용하겠다는 의미다.

이럴 경우 염변경 개량신약 시장점유율을 완전히 배제한다고 해도 챔픽스의 금연지원 사업을 통한 매출은 지난해 기준 507억8000만원에서 적어도 203억1200만원 수준으로 줄어들게 된다.

복지부와 건보공단은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

복지부 이중규 보험급여과장은 이날 "국정감사 지적이 있었다. 금연사업을 하면 금연성공 여부를 확인해야 하는데 자가설문 방식으로만 진행돼 약 처방 후 복용이 제대로 이뤄졌는지도 확인할 수 없었다"고 했다.

이어 "사업효과성을 확인하기 힘든 상황이다보니 급여화 이전에 현재 금연지원사업 프로토콜이 적정한지부터 평가하자, 사업규모를 일단 줄여 검토해보자고 해서 내년도 사업예산이 줄었다"고 했다.

이 과장은 "약가는 1100원으로 제시했다. 건보공단이 업체에 가격을 통보했을텐데, 제시가격으로 참여하면 (금연지원사업 의약품) 등재목록에 들어 갈 수 있다. 거꾸로 수용 안하면 제외된다"고 했다. 이어 "염 변경 약제가 14일부터 출시되니까 등재목록을 이날에 맞춰 변경해줘야 한다. 데드라인인 13일까지 제약사들이 답을 줘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번 금연치료제 약가인하는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의 역할이 컸다. 김 의원은 앞서 국정감사에서 금연치료 지원사업 대상인 챔픽스가 인터넷에서 불법판매되고 있다면서 금연참여자에게 지원된 약제가 불법판매되고 있는 지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또 건보공단 국정감사 서면질의를 통해서는 염변경 개량신약이 출시되는 점을 감안해 약가인하 등 고려해 관련 예산을 축소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과장은 "이로 인해 전체 사업비가 줄었고, 1100원으로 약제 상한액을 감액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국내 제약사 관계자는 "대부분의 개량신약이 건보공단의 요구를 수용할 것"이라고 했다. 다시 말해 챔픽스 외 염변경 개량신약 대부분 건강보험 금연지원사업 목록에 오를 것이라는 얘기다.

한편 이달 14일 출격 예상되는 염변경 개량신약은 30여개사 60여 품목에 달한다. 이들은 앞으로 화이자 챔픽스와 일대 격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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