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리슈어 발 메트포르민 NDMA 문제 제기에 또다시 긴장
식약처, 900여개 원료 전수조사 중에 코로나19로 업무 마비
제약사, 당뇨약 제네릭 개발 차질 빚을까 '촉각'

메트포르민의 NDMA 공포가 끝나지 않았다. 지난달 초 미국식품의약국(FDA)가 내린 '낮은 수준의 NDMA 검출로 회수할 수준은 아니다'이라는 결과에 업계가 한숨 돌리는 듯 했으나, 한달여 만에 밸리슈어가 정반대 결과를 내놓으며 파장을 예고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조사 결과를 기다리면서 자체 검사를 실시하고 있는 국내 제약사들은 또다시 긴장하고 있다. 특히 기존 품목도 640여개에 달하지만, 개발을 진행중인 당뇨병약 제네릭도 상당수라 근심이 더해지고 있다.  

밸리슈어는 지난 2일(현지시각) 홈페이지를 통해 메트포르민 NDMA 검출 결과를 공개했다. 

밸리슈어는 FDA가 지정한 LC-MS로 검사법을 이용해 22개 회사 38개 배치 메트포르민을 조사한 결과, 11개사 16개 배치에서 1일 허용 섭취량을 초과하는 NDMA가 검출됐다고 밝혔다.(1일 허용 섭취량은 0.096마이크로그램으로, 70년간 노출될 때 10만명 중 1명에서 발암 위험이 나타난다.)

이 같은 결과를 근거로 밸리슈어는 FDA측에 문제가된 배치의 메트포르민 회수 및 조사를 촉구했다.

국내 상황을 보면, 식약처가 900여개 메트포르민 원료 전수조사를 진행 중이다. 당초 2~3월 내로 안전대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코로나19 사태로 업무가 마비된 상태다. 

제약사들은 식약처가 요구한 '불순물 발생가능성 자체조사'에 따라 조사를 시행하고 있지만 불안한 모습이다. 

국내 제약사 한 관계자는 "자체 조사를 실시해 불순물 검출되지 않았다는 결과가 나왔더라도 식약처 조사결과 다를 수 있고, 한 번의 시험으로는 불안하다"며 "예전 모 제약사가 NDMA 자체조사 결과 안전하다고 했으나 정반대의 결과가 나온 적 있어 크로스체크가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작년 말, 메트포르민 NDMA 사태 때 대한당뇨병학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메트포르민을 복용하는 당뇨병 환자 240만명(80%)인 것으로 추정된다. 기존 메트포르민 함유 품목이 640여개에 달한다. 

메트포르민이 결합된 DPP-4 억제제 당뇨병약

더욱이 향후 특허만료를 앞둔 대형품목 중 DPP-4 억제제, SGLT-2 억제제 등 당뇨병 치료제가 포함돼 있다.

이들은 단일제로도 개발되지만 메트포르민과 결합된 복합제로도 활발히 개발되고 있다. 

실제 DPP-4억제제로는 자누비아(시타글립틴·2023년), 트라젠타(리나글립틴·2024년), 가브스(빌다글립틴·2022년), 온글라이자(삭사글립틴·2022년) 등이 특허만료를 앞두고 있으며, 이들은 자누메트, 트라젠타듀오, 가브스메트, 콤비글라이즈 등 메트포르민과의 복합제로도 출시돼 있다.  

이른바 '패밀리'로 묶인 이들 품목은 적게는 100억원에서 많게는 1000억원대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특허만료가 머지 않은 SGLT-2 억제제인 포시가(다파글리플로진·2024년), 자디앙(엠파글리플로진·2025년) 등도 메트포르민과 겹합된 직듀오, 자디앙듀오 등이 있다. 

여기에 국내 출시되지 않았지만 큐턴(삭사글립틴/다파글리플로진/메트포르민), 글릭삼비(리나글립틴/엠파글리플로진/메트포르민) 등 DDP-4억제제와 SGLT-2 억제제, 메트포르민 조합도 있다. 

국내 제약사 관계자는 "특허만료되는 대형 품목 중 당뇨병치료제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면서 "더욱이 메트포르민은 당뇨환자 치료에 가장 기본이 되는 약물이기 때문에 NDMA 이슈가 있으면 개발이 움츠러들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이미 수많은 제약사들이 메트포르민을 포함한 복합제까지 개발을 시작했거나 개발계획을 세웠다"며 "이제와서 계획을 변경하기 쉽지 않다. 식약처 조사결과든, 안전대책이든 결론이 나와 조속히 사태가 마무리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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