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한미·동아·휴온스·현대약품 인사담당자 인터뷰
"면접 시 암기형 답변보단 대화식 응대 중요"

"모든 입사의 시작은 자기소개서 작성이에요. 자신만의 이야기를 넣어 어필하는 게 취업에 보다 가까워지는 방법입니다."

3일 '2019 한국 제약바이오산업 채용박람회'에 참가한 제약사 인사담당자들은 취업 시 가장 우선순위에 놓고 신경써야 할 부분이 '자기소개서'라고 강조했다. 특히 자기 얘기에 기반한 스토리텔링을 잘하면서, 자사의 인재상·가치관과 부합하는 진정성 있는 자기소개서를 선호한다고 했다. 

히트뉴스는 이날 면접·상담 부스를 운영했던 유한양행·한미약품·동아쏘시오그룹·휴온스·현대약품 인사담당자를 현장에서 만나, '제약바이오산업 취업준비생들이 서류전형·면접 등에서 어필할 수 있는 방법'을 주제로 단박 인터뷰를 진행했다.

"한국에서 태어나 자란 사람이라면 누구나 지원 가능"

손정수 유한양행 인사팀장 이사
손정수 유한양행 인사팀장 이사

매분기 부동의 매출액 1위를 기록하는 유한양행은 이날 현장면접 부스를 운영해 450명의 지원자 중 면접 기회를 부여받은 120명의 구직자와 1:1 면접을 진행했다. 

바이오신약 직군 면접을 담당한 손정수 유한양행 인사팀장 이사는 "유한양행 입사를 희망하는 구직자라면, 유한양행과 타 회사와 차별점을 먼저 이해해야 해요. 유한양행 임직원들이 창업자 故 유일한 박사의 정신을 아직까지 지킨다는 게 가장 큰 맥락입니다"라고 했다.

 이어 "유한양행은 좋은 인성을 가진 사람을 굉장히 선호하는 회사에요. 자사가 진실(Progress)과 진전(Integrity)을 바탕으로 신의·정직·성실을 중시하는 건 좋은 인성을 가진 인재를 뽑아서 그 역량을 개발해 회사 발전에 활용하겠다는 것이죠"라고 했다. 

손 이사는 모든 입사의 시작이 자기소개서 작성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기 얘기에 기반한 스토리텔링을 잘하면서도 유한양행의 창업이념과 맞는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면접에서는 자신감을 가지고 자신의 포부를 어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손 이사는 "면접은 사람이 사람을 알아가는 과정입니다. 면접 전까지는 자기소개서를 통해서만 상대방을 인지하죠. 결국 면접을 통해 처음 대면하고 대화를 나누게 되는데, 여기서 기계처럼 암기해 얘기하게 되면 교감이 끊어집니다. 면접은 대화의 일부분이에요. 암기를 통해 기계처럼 얘기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임하는게 좋아요"라고 했다.

또 "바이오신약 부문의 경우 연구 역량뿐 아니라 글로벌 마인드가 중요합니다. 어학 능력도 중요합니다. 그런데 어학 능력은 다들 비슷해서 변별력을 찾기 힘들어요. 어느 정도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 지원한다고 생각하므로 그게 당락의 기준이 되는 거 같진 않아요. 회사에서는 도전적·창의적인 인적자원을 가장 중요시 여기므로 그런 직원을 뽑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존 문화와 충돌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회사 발전을 도모하는 포부가 큰 사람을 눈여겨 봐요"라고 했다.

모집 부문에서 특별한 자격증을 요하지 않기 때문에 학사 지원자도 충분히 채용 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유한양행은 다른 회사보다 진입 장벽이 높지 않아요. 인성이 좋은 사람을 뽑을 뿐이에요. 굉장히 인간적인 회사이고,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회사이기 때문에 대한민국에서 잘 자란 젊은이라면 충분히 지원·도전해보세요. 우리는 평범한 한국 사람을 가장 좋아하는 회사에요. 스스로 '나는 대한민국 표준'이라고 생각한다면 편안하게 지원하세요"라고 했다.

면접과 관련해서는 "경청이 중요합니다. 면접볼 때 대개 면접관의 말은 열심히 들으면서 다른 지원자의 얘기를 안 듣는 사례가 정말 많아요. 얘기를 잘 들으면서 적당한 리액션을 하면 좋아요. 다른 지원자가 얘기할 때 고개를 끄덕거리는 것을 보면 '이 사람은 잘 듣는, 경청의 의미를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런 사람들을 좋아해요"라고 강조했다. 

"준비 많이한 지원자 인상 깊어"

김도윤 한미약품 인사팀 대리
김도윤 한미약품 인사팀 대리

오는 9월30일 공채를 앞두고 있는 한미약품은 이날 채용상담 부스만을 운영했다. 행사 시작부터 지원자들의 줄이 이어져 인기를 실감했는데, 단국대 제약공학과 학생들이 단체로 한미약품 부스를 방문하기도 했다.

김도윤 한미약품 인사팀 대리는 "오늘 가장 많이 나온 질문은 직무와 관련한 것이었습니다. 이번에 채용하게 될 품질 부서와 관련한 질문이 가장 많았는데요. 품질 부문에서 제일 많이 보는 역량, 이 회사에 취업하려면 어떻게 '어필' 할지 등을 많이 물어봤어요"라고 했다.

김 대리는 "준비를 많이 해온 친구가 오늘 가장 인상 깊었어요. 졸업예정자였는데, 지난해 한미약품 공고를 숙지하고, 자기소개서 등을 다 준비해왔습니다. 다만, 오늘 상담 특성상 전부 읽어볼 여유가 충분치 않았습니다"라고 했다.

올 상반기 채용 때 2차 면접에서 탈락한 지원자가 오늘 부스를 방문했다고 했다. 김 대리는 "그 지원자는 '떨어진 후에 이런 교육을 듣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했는데 어떨지'를 물어봤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그 친구가 상반기에 지원한 파트는 현재로서는 채용 계획이 없어요. 다른 파트에 지원한다면 충분히 어필할 수 있다고 답하고 접근 방법 등을 설명했습니다"라고 했다.

김 대리는 "상담하면서 걱정하는 친구를 만났습니다. 그 친구는 '본인이 가진 역량이 남들이 가진 것과 동일한 것 같다'면서 위축된 상태였는데, 접근 방법을 달리하라고 조언했습니다. 남들과 같은 걸 갖고 있는데, 그런 부분 안에서 회사가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어필하는 방법 등을 알려주니 도전하겠다고 했어요"라고 했다.

이번 박람회에서 아쉬운 점은 '채용특강관'의 하반기 채용설명회 장비라고 했다. 스크린이 아닌, 현수막에 빔을 쏘는 방식이어서 글씨가 잘 안 보인다는 점이 아쉽다고 했다. 그는 "제일 좋은 건 전에 비해 장소가 넓어졌다는 점입니다. 작년 부스는 2.5M였는데 이번에는 4M여서 차이가 큽니다"라고 했다.

"나이는 중요하지 않아요"

이훈희 휴온스 강북1소장
이훈희 휴온스 강북1소장

"본인이 견딜 수 있고 생활할 수 있다면, 나이는 크게 중요하지 않아요."

채용상담관을 운영한 이훈희 휴온스 강북1소장은 취업준비생들이 나이때문에 지원을 주저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 소장은 "자기소개서 질문이 오늘 제일 많았어요. 주로 어떻게 썼을 때 서류전형을 통과할 수 있는지, 면접에서 어떤 점을 어필해야 합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이 많았습니다. 우리 부스에는 고등학생도 방문했는데, 고졸 지원이 가능한지를 물어봤습니다. 40대 후반의 지원자도 있었습니다"라고 했다.

영업 직군과 관련, 자신감 있는 행동·말투·태도가 가장 중요하고 했다. 사람을 만나는 직군인만큼 자신감이 없거나 소극적인 모습은 마이너스라고 했다. 또 천편일률적인 자기소개서는 통과되지 않을 확률이 높다고 했다. 이 소장은 "본인을 어필할 수 있는 점을 극대화해 자기소개서에 넣는게 취업 성공으로 가는 길"이라고 했다.

그는 이번 행사에 대해서는 박람회 공간이 커졌고, 부스가 상당히 세련되게 마련돼 대기자들이 좀 더 나은 환경에서 상담을 진행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했다. 이 소장은 "내년에도 기회가 되면 참여하고 싶습니다. 다만, 줄이 긴 부스는 좀 더 체계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번호표를 뽑거나 시간을 정해서 상담할 수 있다면 굳이 줄을 오래 서지 않아도 여러 부스에 방문할 수 있을 거 같아요"라고 했다.

"7명 즉시채용…내년 중 투입 예정"

이영균 현대약품 인사팀장
이영균 현대약품 인사팀장

현대약품은 오는 10월 입사를 목표로 7명 정도를 오늘 현장에서 선발한다고 했다. 

이영균 현대약품 인사팀장은 "상반기 공채는 끝났는데 결원·조직확대 차원에서 내년을 대비해 영업 부문 인력 채용 계획을 수립했고, 이번 채용박람회에 맞춰서 즉시 채용을 계획했습니다. 채용자는 교육을 받아 내년 중 투입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입니다"라고 했다.

이 팀장은 "자사 인재상은 도전·열정·창의력입니다. 현대약품이 원하는 도전·열정을 많이 어필한 친구들을 찾고 있어요. 어떤 친구들은 면접 자리에서 자기가 얘기한게 틀릴까봐 걱정하는데, 우리 회사는 그런 건 감점에 들어가지 않아요. 그러니 좀 더 적극적으로 자기를 어필해야 해요"라고 했다.

서류전형에서 탈락한 지원자의 경우 자유로운 양식이 당락을 좌우했다. 회사 양식이 따로 있는데도 자유롭게 제출할 경우 인사 담당자는 지원자의 정보를 제한적으로 알게 된다.

이 팀장은 "영업의 경우 자기소개서 내용에서 적극적으로 강하게 어필한 사람이 서류전형을 통과했습니다. 제약 영업은 상대방이 의사입니다 .전문성도 필요하지만, 그 사람을 만나서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자세가 있어야 합니다. 적극성을 소유한 사람들은 서류상이나 면접에서나 90% 정도는 비슷했습니다"라고 했다.

이어 "지난해보다 공간이 늘어났지만 우리와 같이 즉시 채용하는 회사 입장에서는 너무 어수선합니다. 상담과 면접 부스를 공간적으로 분리할 필요가 있어요. 채용박람회가 일자리 창출 면에서 잘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만큼, 내년에는 좀 더 개선된 행사를 기대합니다"라고 했다.

"직무에 대한 이해가 가장 중요합니다"

김종찬 동아쏘시오그룹 인사팀 주임
김종찬 동아쏘시오그룹 인사팀 주임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번째로 참가하는 동아쏘시오그룹은 이날 채용상담 부스를 운영했다. 상담을 진행한 김종찬 동아쏘시오그룹 인사팀 주임은 "취업 성공을 위해서는 직무에 대한 이해가 가장 필요합니다. 관련 직무에 대해 얼마나 공부를 했고, 지원자격에 맞는 요건을 갖췄는지가 가장 중요하죠"라고 했다.

동아쏘시오그룹은 상담을 원하는 이들이 많아 부스를 예약 방식으로 운영했다. 김 주임은 "상담자가 너무 많아서 상담이 지연되고 있어요. 계속 기다리는 게 불편할 것 같아서 예약을 받고있습니다"라고 했다. 

이어 "국내 채용 시장 자체가 최근 많이 축소돼 어려움이 있지만, 그래도 좀 더 적극적으로 도전한다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오늘 채용박람회에 참여한 제약사들이 많은데, 좀 더 우리가 준비를 잘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아요. 내년에는 더 많은 이들이 상담을 받고 만족스러운 결과를 만들 수 있도록 할게요"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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