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여확대 나선 면역항암제들..."같은 트랙 다른 선택"
급여확대 나선 면역항암제들..."같은 트랙 다른 선택"
  • 최은택·홍숙
  • 승인 2019.07.18 06:1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티쎈트릭-건정심, 키트루다-2차 사전협상, 옵디보-숨고르기

급여확대에 도전했던 면역항암제들의 처지가 달라졌다. 경주를 위해 같은 트랙에 섰지만 각자 다른 선택을 한 결과다.현재 급여목록에 등재된 면역항암제는 오노제약과 비엠에스제약의 옵디보주(니볼루맙), 엠에스디의 키트루다주(펨브롤리주맙), 로슈의 티쎈트릭주(아테졸리주맙) 등 3개다.

모두 비소세포폐암 2차 이상에 급여 투약 가능하도록 급여기준이 설정돼 있다. 여기다 옵디보주와 키트루다주는 악성흑색종에, 티쎈트릭주는 방광암에 급여를 더 적용받고 있다. 앞서 이들 품목을 보유한 업체들은 지난해 일제히 급여 확대 도전에 나섰다. 항목 수는 옵디보주 7개, 키트루다주 5개, 티쎈트릭주 3개 등 총 15개다.

17일 정부 측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들 품목은 지난해 10월31일 나란히 심사평가원 암질환심의위원회를 조건부로 통과했다. '조건부'는 재정이슈를 말한다.

면역항암제는 고가인데다가 급여범위가 앞으로도 계속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정부와 보험자는 약품비가 무한정 늘어나지 않도록 재정관리에 고삐를 죌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재정이슈를 극복하는 건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정부는 위험분담 유형인 성과기반과 재정기반을 융합한 여러 통제기전을 붙이고 싶어 했는데, 제약사들 입장에서는 수용하기 곤란한 요구들이었다.

가령 3개월 투여분은 보험자가 부담하지 않는다거나 투약해서 반응이 있는 환자만 보험자가 부담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 제약사가 약값을 감당하라는 내용 등을 꼽을 수 있다. 심사평가원 단계에서 복지부가 진두 지휘한 협상아닌 협상은 이렇게 난항을 거듭하다가 세월만 흘러갔다.

그러다가 가장 늦게 급여권에 들어온 티쎈트릭주가 가장 빨리 합의점을 찾았다. 티쎈트릭주는 올해 3월 약제급여평가위를 통과한 뒤 최근 건보공단과 협상을 타결하고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상정을 눈앞에 두고 있다.

최근 심사평가원이 공개한 공고개정안을 보면 티쎈트릭주는 급여확대 신청 3건 중 2건이 반영되게 됐다. 요로상피암(2차 이상)과 비소세포폐암(2차 이상)에서 'PD-L1 발현율' 꼬리표를 떼게 된 것(삭제)이다. 반면 요로상피암 1차로 투여단계를 확대하는 건 이번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어찌됐든 암질환심의위원회까지 나란히 트랙을 질주했던 면역항암제 삼총사 중 티센트릭주가 가장 빨리, 또 유일하게 급여확대 트랙 완주 도전에 성공했다.  

옵디보주와 키트루다주는 어디쯤 있을까. 복지부는 심사평가원 단계에서 출구를 찾지 못하자 규정에도 없는 선택을 했다. 이른바 '사전협상'이다.

사실 심사평가원 단계의 재정이슈는 제약사 입장에서는 이중협상으로 느껴질 수 밖에 없다. 명칭만 다를 뿐이지 심사평가원 단계와 건보공단 단계, 모두 내용상 협상에 해당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건보공단과 제약사가 '사전협상'을 통해 타결점을 찾는다면, 약평위 평가와 건보공단 협상을 원스톱으로 넘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사전협상'은 복지부가 고안한 묘수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복지부 제안을 해당업체들이 받아들여서 지난 4월 옵디보주와 키트루다주 급여확대를 위한 '사전협상'이 처음 가동됐었다. 하지만 이 협상도 결렬됐다.

그렇다고 환자 요구도가 높은 두 약제의 급여확대를 없던 일이 되게 놔둘 수는 없었다. 복지부는 다시 2차 사전협상을 제안했는데, 이번에는 업체들의 반응이 엇갈렸다. 엠에스디는 2차 사전협상을 수용해 재협상을 진행하고 있는데 반해, 오노와 비엠에스는 수용하지 않았다. 재협상을 하더라도 결과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적인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이는데, 특히 옵디보주 원개발사인 오노 측이 강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리하면 트랙에 아직 남아 있는 두 선수 중 한 선수(키트루다주)는 끝이 어딘지 모르는 트랙을 지금도 열심히 달리고 있지만, 다른 선수(옵디보주)는 경기를 포기할 지 말지 결정하지 않고 제자리에 서 있는 꼴이다.

이와 관련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지금이라도 오노 측이 원한다면 언제든지 재협상을 재개할 수 있다. 면역항암제에 대한 환자들의 요구는 분명하다. 그만큼 정부와 제약사는 환자의 니즈인 급여확대를 위해 함께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의 언급은 옵디보주 협상의 키를 전적으로 오노 측이 갖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비엠에스 측은 협상에 응하고 싶어도 그럴 수 없다는 얘기다.

한편 오노와 비엠에스가 신청한 옵디보주 급여확대 항목은 위암(3차 이상), 신장암(2차 이상), 두경부암(2차), 요로상피암(2차 이상), 비소세포폐암(2차 이상 PD-L1 발현율 확대), 호지킨림프종(HSCT 전 또는 후에 브렌툭시납 투여에도 재발하거나 진행될 경우), 악성흑색종(비급여 이필리무맙 병용요법 시, 니볼루맙 급여인정) 등이다. 또 엠에스디가 신청한 키트루다주 급여확대 항목은 두경부암(2차), 요로상피암(1차), 요로상피암(2차 이상), 비소세포폐암(1차), 호지킨림프종(불응성이거나 3차 이상 치료 후 재발) 등으로 파악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