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릭, 약가수준·재정 기여도 '팩트' 체크부터
제네릭, 약가수준·재정 기여도 '팩트' 체크부터
  • 최은택
  • 승인 2019.06.17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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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사르탄 사건 품질연계 부적절...케미칼의약품 육성 관심 필요
김기호 상무는 14일 열린 2019 한국보건사회약료경영학회 학술대회에서 정부의 제네릭 약가 정책에 대해 쓴소리를 냈다.
김기호 상무는 14일 열린 2019 한국보건사회약료경영학회 학술대회에서 정부의 제네릭 약가 정책에 대해 쓴소리를 냈다.

'제네릭 진입 연계 오리지널 약가인하 제도'가 없는 국가의 오리지널 대비 제네릭 약가수준을 한국과 단순 비교하는 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제네릭 약품비 비중도 이런데서 오는 착시일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도 나왔는데, 그만큼 '팩트' 체크가 중요하다는 게 제약업계의 판단이다.

또 국내 제네릭의 재정절감 기여도는 제네릭 진입과 연계돼 대개 1년만에 절반수준으로 인하되는 오리지널 약가 인하분도 감안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김기호 씨제이헬스케어 상무는 14일 열린 '2019 한국보건사회약료경영학회' 전기 학술대회 '제네릭 의약품 약가제도 개편방안' 세션 패널토론에서 이 같이 주장했다. 히트뉴스는 당일 제한된 토론시간으로 미처 언급하지 못한 내용을 포함해 김 상무의 패널토론 내용을 정리해봤다. 

김 상무는 먼저 "정부가 건강보험종합계획, 바이오헬스산업혁신전략 등을 통해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하고 건강보험 재정의 건정성과 지속성을 확보하려는 노력, 이를 4차 산업혁명 기술혁신을 위한 도약의 기회로 적극 활용해 바이오헬스산업을 차세대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정책방향에 공감한다"고 했다.

이어 "이런 정책목표 달성을 위한 방안으로 제시된 제네릭 의약품 가격산정 개편안이나 약제군별 약가수준을 해외와 비교해 정기적으로 조정하는 것에 대해 제약계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다만 배경으로 거론된 제네릭 품질 신뢰 저하, 고가 오리지널 대체에 따른 재정절감 기여도 등에 대한 논거에 대해서는 우려의 시선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저평가되고 있는 제네릭 재정절감 기여도=김 상무는 "최근 건강보험공단은 한국FDC법제학회에서 국내 제네릭 약가가 오리지널과 차이가 크지 않아서 제네릭 시장확대가 재정절감으로 이어지지 않는 건 문제라고 발표했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변지혜 심사평가원 연구위원도 오늘 주제발표에서 같은 맥락에서 캐나다(PMPRB) 보고서를 인용해 '국내 제네릭 약품비는 높고(OECD 3위), 사용량은 낮다(전체 16위)'고 했다"면서 "로우데이터(Raw-date)를 보지 못해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발표에서 인용한 표의 약품비 비중은 각 국가별 제네릭 의약품 약가가 높고 낮다는 걸 의미하는 게 아니라 국가별 오리지널과 제네릭 간 가격차이를 통해 나타난 것으로 해석된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캐나다 제네릭의 경우 사용량 비중 74%-약품비 비중 28%, 한국은 사용량 56%-약품비 43%로 제시됐는데, 이는 캐나다 오리지널과 제네릭 간 약가차이가 국내보다 크다는 것이지 국내 제네릭 재정기여도가 캐나다보다 낮다는 의미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제네릭과 오리지널 약가차이는 제네릭 등재 후 오리지널 약가변동과 관련이 있다고 했다. 캐나다의 경우 제네릭이 등재돼도 오리지널 약가은 인하되지 않는다. 반면 한국은 오리지널 약가가 제네릭 등재가와 동일한 53.55%로 조정된다.

김 상무는 "그나마 국내 제네릭 약품비 비중이 사용량 비중에 비해 낮은 건 가격경쟁을 통해 가격수준이 오리지널보다 낮아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가령 오리지널 대비 제네릭 약가 수준은 캐나다 14%, 한국 59%다. 그러면서 "한국에서도 오리지널 약가가 인하되지 않고 유지된다고 가정한다면 국내 제네릭 약품비 비중은 29% 수준으로 캐나다와 거의 차이가 없다"고 주장했다.

김 상무는 결론적으로 "국내 제네릭 약품비 비중이 높고, 가격차이가 적다고 해서 재정절감에 기여하지 못한다고 해석돼서는 안된다"고 했다.

김 상무는 변 연구위원의 다른 발표내용을 인용해 반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는 "변 연구위원의 발표를 보면, 오리지널 약가는 일본의 경우 제네릭 등재 후 10년에 걸쳐 2%, 호주의 경우 제네릭 등재 후 25% 인하된다. 반면 한국은 일반적으로 제네릭 등재 후 1년이 지나면 오리지널 약가가 53.5%가 된다. 따라서 고가 오리지널 대체를 통한 건강보험 재정절감 기여도로 제네릭 가치를 평가한다면 국내 제네릭 기여도는 비교국가보다 결코 낮지 않다"고 했다.

국내 약가제도는 제네릭 등재와 연계해 오리지널 약가를 절반 가까이 인하시키는데, 이 절감효과는 고려하지 않고 오리지널 약가인하 이후의 상황만 비교해 약가차이가 없어서 재정절감 효과가 크지 않다고 하는 건 합당치 않다는 것이다.

그는 "특허만료 후 오리지널과 제네릭 약가 차이가 적어 건보재정 절감 효과가 적기 때문에 제네릭 약가 산정 방식을 조정해야 한다는 논리는 오해만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해외약가 비교, 착시효과 경계해야=김 상무는 "변 연구위원은 역시 같은 보고서를 인용해 국내 제네릭 약가가 OECD 평균보다 높다고 발표했다"면서 "(그러나) 캐나다 공공기관 발행 문서 수록자료를 인용했다고는 해도 이를 통해 국내 약가가 높다고 단정하는 건 인용된 자료가 어떻게 생성됐는지 '로우데이터'를 보지 못해 동의하기 어렵다. 사실 우리도 국내 공장도 가격을 잘 모르는데 어떻게 해외 국가별 공장도가격을 가지고 비교했는 지 의문"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외국 약가비교 방법에 대해 과거부터 수 차례 연구가 진행됐고, 현재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향후 이해관계자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외국 약가 비교방법이 도출된다면, 또 그 결론을 가지고 국내 제네릭 약가를 조정한다면 아마 제약계도 수용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발사르탄 사건과 제네릭 품질연계 부적절=김 상무는 "발사르탄 사건은 변 연구위원도 발표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원료의약품 관리의 문제이지 제네릭 품질이슈가 아니다"면서 "제네릭 품질과 연계하는 건 적절하지 못하다"고 했다.

특히 원료의약품등록(DMF) 사후관리제도 등이 문제라는 측면에서 보면 이는 제네릭 뿐 아니라 오리저널 의약품도 피해갈 수 없는 사안이었다고 했다.

김 상무는 또 "식약처는 최근 한국FDC법제학회에서 '국내 제네릭 생동시험 데이터 수준은 미국과 비교해 다르지 않고, 국내 제네릭 품질에 문제가 없다'고 했다"면서 "발사르탄 사건으로 제네릭 품질문제를 이야기하는 건 PIC/S, ICH 회원이면서 세계적으로 의약품 관리·규제 수준을 인정받고 있는 식약처가 보증한 제네릭 품질을 우리 스스로 부정하는 꼴이 된다"고 했다.

김 상무는 "이런 점에 비춰보면 정부가 제네릭 약가정책을 이야기하면서 발사르탄 사건을 거론하고 특히 품질 신뢰도를 언급하는 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의료계의 제네릭 신뢰도 제고와 선호도에 악영향만 끼칠 뿐이다. 더 이상 발사르탄 사건을 가지고 제네릭 품질을 언급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했다.

정부 정책서 실종된 화학합성의약품=김 상무는 "최근 정부가 발표한 바이오헬스산업혁신전략을 보면 화학합성의약품 전략은 상대적으로 빈약해 보인다. 최근 트렌드가 바이오의약품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해가 되지 않는 건 아니지만 여전히 시장규모가 7대 3으로 화학합성의약품 시장이 월등히 높은 점을 감안하면 단기간에 바이오의약품이 이를 뛰어넘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김 상무는 "그런데 현재 인식되는 미래 모습은 화학합성의약품을 주력하는 회사는 제품화 성공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고 부가가치 창출이 높지 않는 단계에서 파이프라인을 기술수출하는 회사가 되든지, 아니면 제네릭 전문회사가 돼야 한다고 주문하는게 아닌 지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그는 "과거에 공부를 안했다고 앞으로도 못할 것이라는 식의 예단으로 화학합성의약품 산업에 기회조차 주지 않는 건 너무 가혹하다고 생각한다. 국내 화학합성의약품 발전에 대해서도 앞으로 균형감 있는 접근이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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