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클럽' 경계 넘나든 제약사들 성적표 보니
'1조 클럽' 경계 넘나든 제약사들 성적표 보니
  • 강승지
  • 승인 2019.02.09 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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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자체제품, 유한-도입신약·기술수출, 종근당-몸집 키우기

한미약품과 유한양행이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1조 클럽'에 적어도 2개 회사는 자리를 미리 예약한 것이다.

종근당도 지난 달 31일 영업(잠정)실적 공정공시로 자사 매출액을 공시해 올해 1조원 매출 진입을 예고했다.

흥미로운 점은 이들 3개 업체가 매출을 끌어올린 전략이 제각각이라는 데 있다. 한미약품의 자체 제품이, 유한양행은 도입신약과 기술수출이, 종근당은 몸집 부풀리기가 견인차였다.

지난해 (2018년) 누적 매출액·영업이익 잠정 공시를 올린 '1조 클럽' 후보군(왼쪽부터) 한미약품, 유한양행, 종근당
지난해 (2018년) 누적 매출액·영업이익 잠정 공시를 올린 '1조 클럽' 후보군
(왼쪽부터) 한미약품, 유한양행, 종근당

구체적으로 한미약품은 자체 제품과 이를 통해 얻은 수익을 R&D에 투자했고, 유한양행은 도입신약과 기술이전으로 얻는 수익으로 물질을 도입하고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펼쳤다. 종근당은 1조 달성은 이루지 못했지만 매해 큰 폭의 성장세를 이어가며 도입품목과 신약개발로 올해는 '매출 1조'를 경신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 한미, '자체제품' 효자… R&D 투자 선순환 구조 구축

한미약품은 2015년 릴리, 베링거, 얀센, 사노피 등 글로벌 빅파마와 기술이전 계약을 맺어 기술료가 매출에 반영돼 1조317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후 계약금과 기술료 수익이 줄어 2016년 8827억원, 2017년 9166억원, 2018년 9938억원 등 1조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후 한미약품은 지난해 1조160억원을 기록해 3년만에 1조 클럽에 다시 들어왔다. 영업이익 836억원, 순이익 342억원을 각각 달성했다.

회사 측은 "지난해 매출은 한미약품 기술로 자체 개발한 제품들 위주로 달성한 성과"라고 강조했다. 국내 매출의 93.3%를 자체 개발 제품으로 이뤘다는 설명이었다.

아모잘탄(474억원), 로수젯(489억원), 낙소졸(118억원), 에소메졸(264억원) 등 자사 제제기술로 만들 개량신약과 복합신약이 효자품목들이었다.

자체 개발 제품으로 얻은 수익을 R&D에 적극적으로 재투자한 건 한미약품의 특징이다. 최근 10년간 매출 대비 평균 15% 이상을 R&D에 투자했는데, 누적 금액이 1조원을 넘는다.

특히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로 여러 바이오의약품을 개발해 기술이전했고 상업화·확산단계까지 도달시키고 있다. 랩스커버리는 바이오의약품의 짧은 반감기를 늘려주는 플랫폼 기술로 투여 횟수와 투여량을 감소시켜 부작용은 줄이고 효능은 개선한다. 

랩스커버리 개발 신약 중 호중구감소증치료제 롤론티스의 경우 지난해 말 FDA 시판허가 신청서를 냈다. 당뇨병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사노피에 라이선싱했다. 

우종수 사장은 "매출 1조원이라는 숫자 보다, 어떤 방식으로 매출을 달성했는지가 훨씬 중요하다"며 "제약강국을 이루기 위해 한국 토종 제약기업들의 역할과 책임이 더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 유한, '도입신약→기술이전→오픈 이노베이션' 선순환

유한양행은 지난해 4·4분기 약 3900억원의 연결 매출액을 거둘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3분기까지 누적 매출 1조1046억원을 포함하면 약 1조5000억원 규모다. 

유한양행은 3분기 보고서를 통해 "해외거래선을 통한 우수한 효능의 제품 도입에 주력하고 있다"고 했다. 길리어드의 B형간염치료제 '비리어드', C형간염치료제 '소발디'와 '하모니', 당뇨병치료제 '트라젠타', 고혈압복합제 '트윈스타' 등이 다국적 제약사과 공동판매 중인 품목들이다.  

또 지난 달 7일에는 길리어드에 비알콜성지방간염치료제(NASH) 신약후보물질을 약 8808억원(7억8500만 달러) 규모로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 이외 3건의 기술수출로 2조가 넘는 계약을 진행했다.

유한양행은 국내 제약기업 중 오픈 이노베이션의 좋은 예가 되고 있다. 오스코텍 자회사인 제노스코에게 받은 폐암신약 '레이저티닙'을 1조4000억원에 얀센바이오테크에 기술수출한 게 대표적이다. 

자체 신약 개발에 중점을 두는 것보다는 유망 신약 물질을 도입하거나 바이오벤처에 투자하는 전략을 더 선호했다. 실제로 2012년 한올바이오파마, 2015년 바이오니아와 제넥신, 파멥신 등에 각각 투자했다. 가능성 있는 후보물질을 개발해 되파는 전략을 펴고 있는 것이다.

▶ 종근당, 벌크업 중 "2019년은 매출 1조" 기대

종근당은 2018년 전체 9557억500만원의 누적 매출액으로 전년 8842억7700만원에 비해 8.1% 성장할 전망이다. 창립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2015년 5925억원대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급격한 성장세다. 영업이익은 780억원을 달성했다.

업계는 종근당 자체 품목의 매출액이 올라 내실을 관리했고, 도입 품목이 회사의 외형을 키운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MSD의 당뇨병치료제 '자누비아', 뇌기능개선제 '글리아티린', 고지혈증치료제 '바이토린' 등이 대표적이다. 고지혈증치료제 리피로우(473억원), 고혈압치료제 딜라트렌(342억원), 고혈압복합제 텔미누보(340억원), 관절염치료제 이모튼(300억원) 등도 매출 성장에 힘을 보탰고, 자체 개발한 신약인 당뇨병치료제 듀비에(185억원)도 일조했다.

또 종근당의 개량신약 '에소듀오'가 빠르게 시장에 자리잡아 첫 분기 매출 26억원을 달성해 자체 개량 신약과 바이오시밀러 매출이 종근당의 1조 달성에 향방을 가를 전망이다.

종근당은 매출액의 14%를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오픈이노베이션과 기술수출, 자체 개발을 통해 올해 1조원의 매출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청사진을 내놓기도 했다.

한편 아직 공시가 나오지 않았지만 2017년 매출 1조를 달성해 '1조클럽 회원'이었던 GC녹십자와 광동제약, CJ헬스케어를 인수한 한국콜마, 대웅제약, 셀트리온 등은 '1조클럽' 유력 후보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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